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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①]모처럼 마련된 해빙무드 어떻게 지킬까
정재형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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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3  19: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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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올림픽 참가는 분명 남북관계 개선에 큰 도움
이를 유지하기 위한 치열한 외교 능력이 도마에 오를 것

   
 

안보·외교 전문가 10명 중 6명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금강산 관광 재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8.6명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은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을 알아보고자 1월 26일부터 2월 5일까지 11일간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 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남북관계 주요 현안에 대해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6자 회담 재개’ 찬성률이 76.1%로 가장 높았고, 금강산 관광 재개가 62%로 개성공단 재가동(59.8%)보다 높았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진보·중도 층의 찬성률은 70%에 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 56.5%는 남북관계가 올림픽 이후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의 85.9%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73.9%는 평창 이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미국과 북한 모두 설득해야 하는 한국

   
▲ 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만나고 있다.

북한의 참가와 고위급대표단 파견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은 기대 이상의 평화제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북한의 잇단 핵·탄도미사일 도발과 이에 대응한 미국의 고강도 제재·압박

으로 ‘위기론’이 일상화됐던 한반도정세는 극적인 반전을 맞이한 듯하다.

문제는 앞으로다.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에 있어서는 불타협을 고수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과 대화의 여지는 넓히면서도 당근보다 채찍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반도정세는 다시 한번 기회와 함께 도전에 직면한 모습이다.

물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로부터 출발한 남북 화해무드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처럼 찾아온 호기라는 데는 공감한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향후 한반도정세에 대해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측 입장이 굉장히 단호하다”면서 “예술단이나 응원단, 특히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고위급대표단으로 보냈다는 것은 북측 나름대로 최대한 성의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남북정상 간 만남과 관련해 특사를 통해 의사를 표시한 것도 처음”이라면서 “북측은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남북관계에 대단히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올봄에 남북대화가 본격화되고 여름 전에 북미대화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화해무드의 하이라이트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다만 3차 남북정상회담은 북핵문제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만큼 북핵문제의 당사자인 미국과의 조율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때 외교부차관을 역임한 고려대 김성한 국제대학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비핵화문제에 대한 협상 의지를 표명하고 미북 대화에서 북핵 동결과 검증할 수 있는 체계, 그리고 이에 대한 보상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역시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대화가 한미관계와 병행해서 가려면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성과를 만들 수 없다면 차라리 남북정상회담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남북대화 추진 과정에서 한미공조가 흔들릴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전직 정부 고위당국자들은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정세에서 핵심은 한국의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의 중재 역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북한과 예비대화의 문은 열어놓으면서도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최대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목마르지 않다고 버티는 상황에서 한국이 양측을 설득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결국 한국이 비핵화에 있어서 북한을 설득하고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으로부터도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선물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미국이나 북한이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인데, 미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과 관련해 조금 틈새를 보여주고 한국 정부가 이를 가지고 북한을 잘 설득해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 당국자 간 수시로 접촉을 하고 있다는데 결국 여기서 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독자제재 가능성도 있어

   
▲ 3월 패럴림픽이 끝난 후 본격적인 미국의 제재가 시작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월 21일 평창동계올림픽 후 미국이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강 장관은 “미국은 지속해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 압박 차원에서 독자제재를 계속 검토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이를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우리는 항상 소통하고 협의를 하고 있다”며 “추가 제재를 하더라도 우리와 협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올림픽 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정도를 봤을 때 (도발할)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반의 대비를 하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강 장관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북한이 보여준 비핵화의 징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로서는 (징후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남북 해빙무드 4월 초 최대 고비

한미 양국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의 향배를 가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예정대로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월 14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청문회 보고서에서 “우리는 두 번의 주요 전구(theater-level) 지휘소 연습과 한 번의 야외 기동연습을 해마다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월 20일 보도했다.

VOA는 “두 번의 지휘소 연습은 봄에 실시하는 ‘키리졸브’와 8월 말에 실시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야외 기동연습은 키리졸브와 병행하는 ‘독수리 연습’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 군사 훈련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 위협에 대한 억제를 위해서도 필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훈련의 재개를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올림픽 정신에 따라 연기했다는 것이 한미 정부의 공통된 보도”라면서 “패럴림픽이 끝나고 훈련 시작 전까지는 이 기조를 유지하고 그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발표 전까지 NCND(시인도 부인도 안 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패럴림픽이 3월 18일 종료되는데, 18일부터 4월 이전에 한미 양국 장관이 (훈련 재개 시점을) 정확히 발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 군사 당국이 훈련에 임박해 일정 발표를 해온 점에 미루어 보면 사실상 4월 1일 전후로 연합 훈련이 재개될 공산이 크다.

북한은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국제사회도 올해에 북남관계 개선의 활로가 열리고 조선반도에 평화적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되는가 못 되는가 하는 것은 미국이 전쟁 연습을 중지하는가 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한미 군사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여부에 촉각을 세운 바 있다.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북미대화 중재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할 우리 정부 입장에선 한미연합훈련 전면 중단을 추진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훈련이 일시 유보된 상태인 만큼,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재개하지 않을 명분이 별로 없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해빙무드는 4월 초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경기에 앞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정재형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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