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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②] 백악관, 철강 관세부과 등 압박에 나서우방국 중 한국에만 고율관세 부과 방안 검토 중
김동윤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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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3  1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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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개선 위한 실질적인 대안 마련에 총력 기울여야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 폭탄을 준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 등 12개국에만 과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가 1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권고안 중 ①안은 모든 국가 제품에 일률적으로 24% 관세 부과 ②안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인도·터키·브라질 등 12개 국가 철강제품에 53% 관세 적용 ③안은 국가별 대미 철강 수출액을 2017년 수준의 63%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 중 한국 등 12개국에만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②안이 채택될 경우 국내 철강업체들의 타격이 가장 크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백악관은 핵심 동맹국인 캐나다와 일본은 물론 전략적 가치가 큰 유럽연합(EU)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는 포괄적 과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12개국만 제재하는 것이 파장을 최소화하면서도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2016년 한국산 도금강판에 47.8%의 반덤핑 과세를 했고, 냉연강판과 열연강판에도 최대 59.7%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물렸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반덤핑 판정과 함께 46%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에 53%의 관세가 추가로 붙게 되면 제품별로 100% 안팎의 관세 폭탄을 맞게 돼 한국 철강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백악관은 ②안이 중국에 대한 선별적 무역제재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 졌다. 다른 소식통은 “이미 버락 오바마 정부 때부터 중국산 철강제품을 강하게 규제해 수입물량이 최근 6년 사이 31%나 떨어졌다”며 “선별적 제재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오겠지만 상징적 메시지를 줄 수 있어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1일까지 결정해야 하지만 빠르면 3월 중순경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우방 중에는 한국과 터키의 반발이 예상되고 중국의 압력도 거세질 수 있어 조기에 매듭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달 중 워싱턴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를 면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②안에 대한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백악관의 경제컨트롤타워인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미국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문재인 대통령(왼쪽), 그리고 북한 김여정 대표단(뒤쪽)이 함께 선수단을 환영하고 있다.

청와대, 딜레마에 빠진 형국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폭탄’을 부과하려는 배경을 놓고 청와대가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미국 상무부의 고율 관세부과 대상 12개국에 주요 우방국 중 한국만 포함된 것을 두고 북핵, 사드(THAAD) 등에 대한 양국의 불협화음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미국 측의 의도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면서도 정치적 고려는 없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2월 20일 춘추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안보를 저해할 위험을 근거로 한국 등 12개국의 철강 수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미 상무부의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 측의 조사 목적은 미국 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을 억제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하며, 정치·외교적 관점보다 경제·산업적 고려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차관보 역시 “미국이 12개 국가를 선정한 데에는 나름대로 객관적 기준이 있고, 대미 3대 철강 수출국이자 중국산 철강재 최대 수입국인 한국은 그 기준에 대체로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태도는 그동안의 입장과는 상반된다. 미국이 이번 조치의 이유 중 하나로 제시하는 한국이 값싼 중국산 철강을 가공해 미국에 우회 수출한다는 주장은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제기했었다. 당시 청와대는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재에서 중국산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대에 불과하다며 미국 측에 이런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한국의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는 점만 봐도 미국 측이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다고 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정부가 한사코 정치적 복선은 없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번 사안이 한미동맹 균열로 해석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북미대화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이번 사안에 정치적 배경이 깔렸다고 볼 경우 ‘평창 외교전’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과 미국이 최근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창올림픽으로 조성된 남북대화가 발전해 북미대화로 이어지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비즈니스맨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지렛대로 삼아 통상 부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급진전한 남북대화와 병행해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성사시키려면 한미 공조가 절실한 우리 정부의 절박한 처지를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날 미국의 통상 압박 움직임에 대해 ‘정면 돌파’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홍장표 경제수석은 “정부는 철강제품 및 변압기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치에 대해 지난 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개시했다”면서 “세탁기·태양광 제품에 대해서는 WTO 세이프가드 협정에 따라 양자협의 중이며, 협의가 결렬되면 WTO 제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펜스 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국내 언론 “실질적인 대책 마련해야”

언론들은 “사드 배치와 대북 제재 등을 둘러싼 한미 간의 미묘한 입장 차가 통상압박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정부는 기업의 타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는 “미국이 이번엔 ‘무역 확장법’을 들고 나오며 강력한 철강 수입 규제 방침을 밝혔다.

미 상무부는 2월 16일(현지시간) 철강제품에 대해 수입을 대폭 제한하거나 최소 53%의 관세를 물리는 조치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이 규정은 특정 제품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고율관세와 함께 수입 물량까지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무부는 세 가지 철강 수입 규제안을 제시했는데, 이 중 어떤 안을 택하더라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막대한 타격을 입는다. 무엇보다 상무부가 관세 대상국으로 지목한 12개국에 한국이 포함됐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대미 철강 수출 1위인 캐나다는 물론 일본·독일·대만은 모두 여기서 빠졌다. 상무부는 12개국 선정기준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우호적 관계인 국가는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 역시 “문제는 미국의 주요 우방국 가운데 12개국 명단에 포함된 것은 한국뿐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정부는 군사 동맹국이고 FTA 체결국인 한국이 명단에 포함된 이유조차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심각해지는 보호무역 파고는 하나의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 규모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보복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한국 기계 부품에 최대 45% 관세를 부과하는 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고, 세탁기 등에 세이프가드를 시행키로 했다. TV에 대한 보복 관세를 예고했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미 주력 수출품에 대한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한미 FTA 재협상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경향신문은 “정부가 미국의 무역규제 파상공세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미 미국이 한국 철강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것이라고 지난해에 거론했고, 상무부 권고안도 1개월 전에 백악관에 보고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상무부 권고안이 나온 지난 17일에야 민관합동회의를 열었다. 회의 결과도 ‘피해 최소화에 적극 노력하자’는 원칙론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의 타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미국의 무역규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별대책기구를 구성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윤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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