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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③]미국 배제하려는 북한의 속셈은 무엇?한국을 방패 삼아 유엔 제제 최대한 피하려는 구상
김경수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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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3  20: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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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공조 체제 무너뜨리려는 전략에 속지 말아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17일 “할 일 다 해놓고 가질 것 다 가졌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하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급해질 것은 미국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목적은 ‘한반도의 적화통일’에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일 것이다.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의 목적이 ‘북한 정권의 보호’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노동신문은 또 이번 평창올림픽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조-미 간 접촉이나 회담개최 여부’였다고 단정했다.

그렇지만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비아냥거리며 “트럼프 패거리들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조롱했다. 여기서 ‘트럼프 패거리’에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도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노동신문이 내비친 이런 속내가 무슨 뜻인지는 지난 13일 나온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장 명의의 담화 내용에서 “반통일 세력들의 책동이 감행될수록 민족자주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외세의 간섭을 철저히 배격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어나가자”고 밝혔다.

이로써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속셈은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한국이 국제사회의 제재 대열에서 이탈하기를 노렸고, 북한 예술단과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의 육상과 해상, 공로를 이용한 왕래는 유엔 제재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17일 평창올림픽을 취재하고 있는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지금 이뤄지는 남북대화가 미국과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북측의 의도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 전망에 대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속도를 조절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기 전 프랑스의 유력지 ‘르몽드’는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한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북한이 순진한 한국을 이용하고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 북한은 유엔의 제재에서 한국을 방패 삼아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북미 간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김여정을 특사로 파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내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 초청했다. 이로써 남북관계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이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정부로서는 내심 일정 부분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의 부정적 시각도 감지되고 있어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섣부른 전망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토록 정상회담까지 제의하면서 적극적인 남북대화 국면을 강조하고 나선 속셈이 무엇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재와 봉쇄 완화를 겨냥한 ‘핵 무력 완성 시간 벌기’라는 분석이다. 더불어 한미군사동맹의 균열을 노리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 평창올림픽 성공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덕담은 오갔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이슈인 비핵화에 대한 말은 단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문재인 정부를 붙들고 미국 공세의 방패로 삼으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문 대통령 평양 초청이 지금의 긴장상황을 바꿀 수 없으며 북핵문제 해결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여긴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핵 포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핵을 지키려는 전술이며 우리 정부를 그 목적에 이용하고 있다고 본다. 결국 지금 당면한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위장 평화공세라는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 역시 문 대통령에게 올림픽 이후 한미군사훈련을 연기하지 말라고 간섭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시각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북이 비핵화에 동의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아무리 ‘평화’를 외쳐도 잠시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북한의 평양 초청에 대해 즉각적인 수락의 뜻을 밝히지 않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남북정상회담에 관해서는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되 그 전제조건으로 북미 간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발언은 문 대통령이 방북을 위해 갖춰져야 할 최소한의 ‘여건’을 북측에 일부 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결국 북한이 남북·북미 대화에 나서기 위해서는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뜻으로 읽혀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선택은 일단 현명해 보인다.

북한이 어떤 속셈을 갖고 문 대통령 평양 초청을 제의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남과 북, 미국이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이후 제재와 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것을 우리 정부를 방패삼아 저지하려고 한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이 그런 속셈을 갖고 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대화국면을 이어간다면 북한의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런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 없다는 판단 아래 북의 위장 평화공세에 놀아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 선언과 남북·북미 대화는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기에 어느 한쪽만 추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향후 대화국면 지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 정부가 현실과 이상 사이 어떠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한미일 공조 균열 노려

처음부터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은 안중에도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의 ‘북한 옥죄기’가 그 효력이 나타나면서, 궁색한 처지에서 탈출하려는 기회 포착만 노린 것이다. 어려울 때 돕는 게 동족 간의 인정이라지만, 북한은 70여 년 동안 격리된 채 우리와 다른 체제로 지탱해왔다. 둘사이에 괴리가 깊어 감성적 접근만으로 동족 운운하기에도 너무 멀리 가 있다. 게다가 핵을 가진 북한이다.

핵을 갖기 위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의 따돌림마저 감내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소원해졌고, 국제사회에서 편을 들어주는 상대도 전무한 현실이다. 주변을 둘러봐도 기댈 곳은 동족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남남갈등이 깊숙이 자리한 남한이 가장 좋은 상대다.

지금 현재 북한은 엄청난 대북제재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 측 대표로 우리나라에 온 펜스 부통령은 처음부터 방한 이유가 “미국의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한 언급을 보면 이런 펜스 부통령의 말이 허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입장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한반도 위기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데서 비롯됐다. 자칫 섣부른 남북관계 발전 노력은 오히려 국제사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것이 되고, 만일 북한이 제재 국면 돌파용으로 우리를 이용하려 한다면 한반도 위기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한미동맹 같은 대외 관계만 어렵게 될 수 있다.

대북제재를 약화시키겠다는 북한의 의도는 또다른 곳에서도 나타난다. 고위급 대표단 일원에 최휘를 포함시킨 것이다. 최휘는 유엔이 지정한 제재 대상 인물이다. 그런데도 굳이 북한이 최휘를 대표단에 포함시킨 것은 우리를 통해 대북제재를 약화시키려는 북한의 의도를 또 한 번 드러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이 끝나면 모든 것은 올림픽을 위한 조치였다고 국제사회가 받아들일까?

아닐지도 모른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가 걱정인 이유다. 대북제재의 각종 예외를 인정했음에도 한반도 위기가 증폭될 경우, 우리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거나 아니면 외교적 입지가 상당히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그중 가장 걱정인 점은 바로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체제의 균열이다.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말하지만, 벌써부터 미국은 우리 태도에 대해 불만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우리에게 그런 시선을 보내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느냐 할 수 있다. 얼핏 생각하면 그럴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작금의 한반도 위기의 본질은 미국에 우리를 도와달라고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미국은, 북한이 동북아나 아시아의 평화를 깨뜨리는 존재가 아니라 자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은 근대 이후 통제 불능 국가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과거 소련이 있을 당시 미국과 소련은 서로를 위협했지만, 소련과 미국은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지금의 미중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북한은 다르다. 통제 불가능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김경수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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