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9년여째... 한해도 거름없이 어려운 이웃 주민들에 사랑나눔 잔치

지난 5월 12일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 2동 주민센터(동장 김은희).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지역 관내 어르신들과 장애가정, 소년소녀가정 등 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랑의 나눔잔치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올해로 29년여째, ‘충남식당’ 서경림(73) 대표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베푸는 사랑나눔잔치 한마당이었다. 이 지역구 출신의 전병헌 국회의원을 비롯해 최영수 서울시의원, 양창원 동작구의회의원, 박기성 새누리당 동작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그리고 서 대표를 잘 아는 이정배 전 동작구 2동 주민자치센터 운여위원장 등 내빈들도 함께 자리했다.

해마다, 그것도 철철이 지역관내 어르신들을 모시고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경로잔치를 열어주는 서 대표의 얼굴 눈가에 그간의 선행이 낡은 영화필름처럼 스쳤는지 살짝 이슬이 맺히는듯해보였다. 자신은 그저 건강한 몸으로 식당일을 해서 남은 돈으로 내 이웃들 어려운 사람들에게 따스한 식사 한번 대접한다고 한 것이 4반세기 세월이 흐른 것이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무심히 흐른 세월을 뒤로하며 앞으로 변함잆이 이들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한 해가리라는 다짐도 해본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가정, 소년소녀 30여 가정 아이들에게는 도시락 배달로 대신했다. 이날 어르신들에게 차려진 음식은 쇠고기 전골, 홍어, 잡채, 떡 등 그야말로 한 상 가득했다.

함께 봉사를 하던 이정배 전 노량진2동 주민센터 운영위원장은 “서 대표님은 봉사정신이 투철한 분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만 보면 도움을 준 고마운 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충남식당을 운영하면서 부모없는 종업원을 데려다 20여년 함께 일하고 같이 생활해오면서 결혼시킨 후에는 그 종업원에게서 난 자식들에게 장학금과 학비까지 대주는 등 부모역할도 해온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전남 신안군 인좌면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겨우 고등학교를 마치자 마자 21살의 나이에 고향을 떠나 무작정 상경했던 서 대표. 학력도, 가진 것도 없던 그가 척박한 서울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억척같이 일해야만 했던 것은 당연했다. 과일장사에서부터 온갖 허드렛일을, 정말이지 뼈빠지게 일한 결과 마침내 노량진 수산시장내에 조그마한 식당으로 둥지를 틀게 되면서 그의 사업은 시작됐다.

“나누는 것보다 더 큰 교훈은 이 세상에 없지요...” 실천으로 보여줘

서 대표가 운영하는 충남식당의 주 메뉴는 생선회와 매운탕. 고향앞바다에서 갓 건져올린 싱싱한 재료였기 때문에 손님들의 입맛을 돋우면서 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제법 장사가 잘됐다. 그러자 서 대표의 가슴 한 켠에는 지금도 굶고 지내는 많은 이웃에 대한 마음이 앞서기 시작했다. 손에 쥐는 돈이 있기만 하면 나누고 싶어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학창시절부터 학교를 오가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건네주고는 자신은 물로 배를 채우면서도 행복했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운 이웃을 보면 결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을 만큼 천성이 후덕한 인심을 지녔다.

그래서 서 대표는 매일 새벽같이 나와 종업원들과 부대끼면서 음식을 장만해 손님들에게 팔아 남긴 이익을 조금씩 모아 지난 1987년부터 현재까지 29년째 해마다 300여명에 달하는 동작구내 어르신들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베풀어 온 것이다. 또한 시민들을 위한 지팡이 역할을 해주는 동작경찰서 전 경찰관들에게는 매년 여름마다 삼계탕으로 대접하며 더위와 피로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서 대표는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우리 이웃과 어르신들과 함께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고, 행복이 아니겠어요”라며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서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국 각지의 사회복지시설을 후원하고 불우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기부하는 등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 지난 1994년 ‘자랑스런 서울시민 600인’으로 선정돼 서울시장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고건 전 서울시장, 이명박 전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으로부터 표창장과 감사장을 받았고, 2009년에는 동작구로부터 ‘자랑스런 동작인상’을 수상하는 등 그간 수십 차례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기도 했으며 올해도 전남 낙도 섬마을 어린이들에게도 도서기증활동 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서 대표는 “정말 큰 일을 하신다”는 주변의 평가에 대해서는 “이 일은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식당을 찾아주시는 손님들께서 함께 해주시는 일”이라며 그 공을 고스란히 손님들에게 돌리는 겸손함의 소유자다.

이 때문에 서 대표와 세 자녀들과 며느리까지 함께 식당일을 돕고 있음에도 후덕한 서 대표의 ‘인심맛’을 못있는 손님들로 인해 식당앞은 언제나 인산인해다.

“언제나 내가 가진 것을 주고 돌아설 때 늘 뿌듯했고, 행복했습니다.”

서 대표는 자신이 나누는 것보다 더 큰 교훈은 이 세상에 없다는 가르침을 말이 아닌 따스한 실천으로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이현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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