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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고법 국회에서 표류하는 이유?미국 ‧ 일본, 국가재정 효율적으로 운영
노진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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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3  16: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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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고(pay-go) 원칙은 지출 계획을 짤 때 재원조달 계획을 함께 마련하도록 하는 제도다. ‘번 만큼 쓴다(pay as you go)’는 말뜻에 드러나 있는 것처럼 어떤 법안이 의무지출 증가나 수입 감소를 유발하면 다른 수입증가나 지출감소로 상쇄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입법을 통한 무분별한 지출증가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페이고 원칙이다. 미국에서도 상당히 효과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칙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적자를 늘리거나 흑자를 줄이는 법안을 발의할 때 재원조달방안을 해당법안에 조항으로 규정하도록 하는 강력한 페이고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이 원칙에 힘입어 2010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약 550억 달러(약 60조원)의 흑자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2020년까지는 약 640억 달러(70조원)의 흑자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일본도 신규사업을 요구할 때 기존 사업을 폐지하거나 감축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페이고와 유사한 준칙으로 국가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재원대책이 없는 과도한 의원입법이 증가하면서 정부는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국회에서는 법안 통과시 거액의 예산투입이 필요한 국가유공자법(연간 516억원), 과학기술인공제법(총소요액 914억원), 도로법(연간 5천억원) 같은 개정 법안이 재원조달 대책 없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회에 페이고 원칙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2010년 10월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이 낸 국가재정법 개정안과 2013년 11월 같은 당 이노근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곱을 수 있다.

하지만 이만우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3년째 표류하고 있다. 이노근 의원이 낸 국회법 개정안도 장기표류 모드다. 두 법안은 지잔해 4월16일 소관 상임위인 국회 운영위원회 산하 국회운영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 한차례 논의됐을 뿐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이만우 의원안은 예산을 써야하는 법안을 낼 때 다른 예산을 줄이거나 쓴만큼 증가시키는 법안도 발의하자는 내용이다. 이를테면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복지 예산을 늘리자고 하면,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그만큼 세금을 걷는 법안도 내자는 것이다.

이노근 의원안은 약간 다르다. 예산 소요 법안을 내면서 재원조달추계서를 첨부를 의무화하자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만우 의원안은 국회에 각 상임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기구가 없다는 이유로, 또 이노근 의원안은 의원들의 법안 발의를 돕는 국회 입법조사처 ․ 예산정책처 등의 인프라와 역량에 한계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당장 페이고법 논의에 탄력을 받으려면 법안 자체를 더 손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의원들이 예산심의권만 있다는 점도 페이고법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의원들이 법안을 낼 때 기획재정부 예산실에 목을 맬 수 밖에 없고, 자연히 국회가 정부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 페이고 원칙을 입법에 적용하는 미국의 경우 의회가 예산편성권을 갖는다.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페이고 제도는 미국의 예산시스템에 적합한 재정준칙의 하나”라면서 “현 단계에서 재정을 수반하는 모든 의원입법에 의무화하는 것은 입법권을 과도하게 통제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노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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