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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때 경남기업 관급공사 싹쓸이, 4조원 규모 초고속성장성완종, 김한길-이해찬 등 野 정치인들과 친분 두터워
노진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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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7  16: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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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초위왕(走肖爲王)와 성완종의 리스트는 어딘가 많이 닮아 보인다. 주초위왕은 조씨가 왕이 된다는 뜻이다. 훈구세력들이 궁중여인을 시켜 나뭇잎에 글자대로 꿀을 발라서 벌레가 꿀바른 모양대로 갉아먹자 나뭇잎을 중종에게 보여 조광조가 역모를 꾸미고 왕이 되려 한다고 말한다. 당시 조광조는 연산군을 몰아내고 중종을 추대한 훈구파의 부정부패를 개혁하려다 저항과 모함에 걸려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결국 사약을 받게 된다.

박근혜정부가 이완구 총리를 임명한 후 비정상화의 정상화, 부정부패척결, 공무원 연금개혁 등 개혁에 방점을 찍고 강력한 드라이버를 거는 중에 성완종 리스트가 불거진 것이다.

성완종은 사실 여당인사보다 김한길-이해찬 등 野 정치인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개혁을 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사만 겨누었을까? 특히 성완종은 참여정부 당시 ‘경남기업 관급공사 특혜 의혹, 2005년과 2007년 이뤄진 비정상적 특별사면을 받았다.

특히 성완종은 경제보다는 정치 인맥이 많았던 ‘정치상인’으로 통했다. 정치와 비즈니스의 경계선을 절묘하게 넘나들며 사업을 확장해나갔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퇴의 맨주먹으로 2조원대 사업을 일궜던 성 전 회장은 평소 경제인보다 정치 인맥 관리에 더 치중했고 사업의 고비 때마다 정치적 도움을 받아 사세(社勢)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 전회장은 1981년 대아건설을 인수했는데 당시 건설사 도급 순위가 전국 169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아건설은 이후 무섭게 성장해 10년 만인 1991년 72위까지 97계단을 뛰어올랐다. 이처럼 대아건설의 급성장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이나 브랜드 경쟁력이 없는데도 당시 충청도에서 발주한 관급공사를 싹쓸이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1992년도 국정감사에서 대아건설이 1988년 이후 수주한 51건의 관급공사 낙찰률이 98%를 넘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인 2003년 8월 성 회장은 대우그룹에서 분리된 경남기업을 인수하고 이듬해인 2004년 대아건설 등과 합병해 통합법인 경남기업을 출범시킨다.

경남기업 인수전에 보성건설, 금광기업 등 5~6개 기업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중소기업인 대아건설이 경남기업을 인수한 데에 대해 ‘다윗이 골리앗을 삼켰다’는 말이 떠돌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의 한 지인은 “성 회장은 권력의 향방을 기막히게 읽고 ‘맨주먹 붉은 피’로 들이댄 사람이었다”면서 “공직이나 정치권에서 뜨는 사람이 있으면 30~40명씩 모아 성대한 축하연을 열어주곤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행보는 노무현 정부 들어 급속한 사세 확장의 디딤돌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기업은 2004년 6000억원대였던 매출이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조3000억원대로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성장하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4조원 규모에 달하는 관급공사(官給工事)를 대거 수주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

김한길 의원, 성완종 자살 전날 냉면집 회동

최측근 중 정낙민 이외에도 야권 출신 다수 포함

24일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과 국토부 산하기관 수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2년 경남기업이 관급공사를 수주해 착공한 것은 4,520억원(20건) 규모에 불과했지만,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관급공사 계약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 경남기업의 관급공사 계약금액은 7,367억원(19건)으로 뛰었고, 이듬해인 2004년에는 8,912억원(37건)으로 눈에 띄게 불어났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에서 2008년까지 경남기업의 관급공사 수주 실적은 161건, 금액은 무려 4조8,125억원에 달했다. 그 결과 경남기업이 관급공사를 통해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었던 완성공사 금액은 2003년 1,868억원, 2004년 3,781억원, 2005년 5,994억원, 2006년 6,295억원으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또한 경남기업은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부터 수익성이 악화되기 직전인 2009년까지 관급공사를 통해 공사수익만 무려 3조7,756억원을 챙겨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민간도급공사를 통한 공사 수익은 1조7,393억원(46.1%)으로 관급공사 수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경남기업은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후 LH, 철도시설공단, 도로공사 등 국토부 산하기관들로부터 국책공사를 집중적으로 수주 받았다. 2003년부터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되기 직전인 2009년까지 경남기업이 국토부 산하 10개 기관들로부터 따낸 공사수주액은 2조6,434억원에 이른다.

   
 
국토부 산하기관 중에서도 LH의 관급공사가 총 30건, 1조4,519억원으로 경남기업의 계약실적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54.9%를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성완종 전 회장의 경남기업이 국토부 산하기관들로부터 대형 국책사업을 수주하던 때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2004년 7월~2006년 1월)이 맡고 있었다.

김한길 의원은 성완종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직전 조용히 냉면집에서 회동을 갖기도 했다. 아울러 성완종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낙민 경남기업 인사팀장은 김한길 의원실 보좌관 출신이다. 경남기업이 급성장하던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도 성완종 전 회장과 친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이 LH 관급공사를 대거 수주한 2004년 당시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사장이었던 행수씨와 김진호씨 역시 열린우리당 출신 인사였다. 경남기업은 2003년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의재 전 의원을 회장으로 선임하고, 국토부 관련 공직자들을 감사와 사외이사로 앉히기도 했다.

특히 경남기업은 가스공사와 함께 미국 멕시코만 가스광구 탐사 사업과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티길 ‧ 이차 육상 광구 석유탐사 사업에 참여했다. 캄차카 반도 서부 티길과 이차 등 육상 광구 두 곳에서 유전을 찾는 사업이다. 사업당시 석유공사는 탐사에 성공할 경우 가채 매장량이 2억 50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0년 이 사업은 사실상 철수됐다.

이 과정에서 경남기업은 정부로부터 ‘성공불융자’를 받았다. ‘성공불융자’는 위험성이 큰 해외 자원개발 등에 참여하는 민간기업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준 뒤 실패하면 탕감해주고, 성공할 경우에만 원리금과 특별부담금을 징수하는 제도다. 엄청난 수익이 기대되지 낳는다면 실패를 자인하는 게 오히려 이들이 되는 셈이어서 ‘나랏돈 빼돌리기’의 전형적인 수단으로 악용돼왔다.

당시 받았던 성공불융자금은 석유공사로부터 260억원에 이른다. 또한 정부로부터 받은 성공불융자 전체 330억원 중 상당 금액이 노무현정부 때 집중돼 있어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과 멕시코만 가스탐사 사업에 나서면서 70억원의 추가 성공불융자를 받았다. 경남기업이 공물자원공사로부터 받은 일반융자금은 130억원이다. 캄차카반도 석유탐사 사업은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것으로 알려져 정부예산 260억원은 사라진 셈이다.

경남기업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노무현정부 시절 사세가 확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매출액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남기업의 rkaa사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은 2003년 4888억8305만원, 2004년 6153억8639만원, 2005년에는 9061억8670만원, 2007년 1조2890억7194만원으로 2004년보다 2배 이상 급성장했다.

반면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인 2008년에는 매출액이 1조7624억1400만원으로 출발은 상승 기조를 탔지만 2009년 1조7103억5648만원, 2010년 1조5962억5237만원, 2011년 1조4156억9587만원, 2012년 1조1345억2846만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2013년에는 7492억568만원으로 급락했다.

   
 
文 대표, 성완종 특사 법무부 소관이라 발뺌

朴대통령, 납득하기 어려운 법치 훼손 용납 안 돼

특히 2004년 성 전 회장은 노무현 후보 캠프에 3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이회창 후보 캠프에도 거액이 제공됐을 거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사실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총선 직전 비례대표 당선권 보장을 전제로 자유민주연합에 정치자금 16억원 전달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성 회장은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지만 특별사면으로 1년형의 징역에 그쳤다.

2007년 11월 성 회장은 행담도 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받는 조건으로 김재복 사장에게 12억원을 빌려준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징역 1개월 만인 2008년 1월 노무현 정부로부터 특별사면 대상으로 선정돼 석방됐다. 이로써 성 회장은 노무현정부로부터 이례적으로 두 번째 특별사면 대상자로 지정된 것이다.

이 때문에 여론은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들끓었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다. 문 대표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역임하던 당시 단행된 특별사면의 ‘문제점’을 부각하고 추가 의혹을 제기하는 데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특별사면은 특별한 관계"라며 “문 대표는 2003년 이석기 통합진보당 전 의원의 특사때 청와대 민정수석이었고 2005년과 2007년 성 전 회장 특사 때는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의 직책을 맡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 대표는 특사는 법무부 소관이라는 '발뺌 변명'과 '진실이 저절로 불거져 나올 것'이라는 허황된 답변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남미순방 직후인 지난달 28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성완종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을 납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이며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들이 의혹을 가지는 사항이 밝혀지길 바란다”면서 최근 성완종씨에 대한 두 차례 사면이 문제가 됙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고 성완종 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법치의 훼손과 궁극적으로 나라 경제도 어지럽히면서 결국 오늘날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사면은 예외적으로 특별하고 국가가 구제해 줄 필요가 있을 상황이 있을 때에만 행사해야 하고 그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경제인 특별사면은 납득할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로 저는 그동안 극히 제한적으로 생계형 사면만 실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성 전 회장은 2012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경남기업은 이때부터 경영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성 전 회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결국 2013년 2차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지난해 성 전 회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 정치적 힘을 잃고 돈줄도 막히자 정치권은 그의 마지막 구명 요청을 외면했다.

노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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