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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통한 회화성, 감각의 질을 건드리다최승희 화가 초대전 Inner Rhythm
임윤식  |  lgy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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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13  10: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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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19-9.2까지 신사동 언덕에 자리한 구하갤러리(대표 박현숙)에서는 최승희 화가의 ‘Inner Rhythm'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제목 그대로 작품 하나하나에 ’마음의 리듬(내재율)’이 출렁인다.
그녀의 작품을 보는 순간 기자는 문득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의 작품이 떠올랐다. 2012년 봄 세계적인 사진작가인 영국의 마이클 케나가 ‘고요한 아침’이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사진전을 연 적이 있다. 강원도 삼척의 솔섬을 살린 영국작가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그는 하얀 백지 위에 검은 선을 사진으로 담는 흑백작품으로 유명하다. 움직이지않는 듯 움직이는 심연의 물흐름, 조용하면서도 엄청난 무게로 다가오는 정적. 케나의 말 대로 ‘이 순간 소리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는 것’ 같았다.
최승희 작가는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가답게 그림에서도 인간의 심리상태, 마음 속 이미지를 장노출로 형상화한다. 내면에 감춰진 본질을 심리적 풍경으로 치환하여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홍경한 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는 그녀의 작품에 대해 “최승희 작가는 내면의 이미지를 상징이나 은유 등의 수사적인 표현을 통해 보여주었으며 항상 그랬던 것처럼 관심의 주제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 그의 (포토회화는) ‘순수예술의 회화성’과 ‘진실재현의 포토리즘(Photorism)' 사이에서 작은 일탈을 시도하려는 몸짓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약간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초대전 작품들은 색에 대한 집요함이 묻어난다. 이국에서 마주한 사물, 그 사물에 반사된 빛이 망막에 맺혀 각기 다르게 구분되는 색의 물리적 현상을 캔버스마다 화자의 시각 아래 투영시켜놓고 있다. 때문에 물질의 표면과 색의 부드러움이 그리드 되고, 빛에 의해 결정된 원색의 강열함이 인간심리를 상징하는 밀실같이 침잠된 배경에 드리워진 채 여백을 형성하면서 새로운 실제성을 부여받는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심적 필터를 거친 결과물이라는 데 있다. 작가는 근작들에서 색과 심리성을 적절하게 합치시키며 새로운 언어창출에 다가서고 있다”고 평한다.

윤진섭 평론가는 이전 전시(포토회화 전)에 관한 글에서 “내면의 풍경을 회화작업으로 보여준다고 했을 때, 그 세계는 항용 서사, 곧 다시 말해 ‘내러티브(narrative)' 위주로 이루어지나, 그녀의 경우는 이것을 최소화하면서 미니멀한 추상의 언어 혹은 간략한 기호나 상징으로 치환되고 있다는 것이 최승희 작업의 특질이다. 미니멀한 추상작품에서는 어떤 ’벽‘ 같은 것이 느껴지는 데, 여기서 벽이 곧 단절을 의미한다고 할 때, 소통이 부재하는 그 상황이란 ’출구없는 방‘이 될 것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의 작업에선 그 벽이 허물어져 내리고 있다. 물론 그만큼 자유로움은 포박된다.

박영택 평론가(경기대 교수)는 작가는 작은 물건들을 건축적, 가구적으로 연출된 캔버스에 갖다 놓았다. 사물이 본래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서 다시 평면 위에 안착시켰다. 그래서인지 캔버스가 콘솔이나 좌대, 서랍이 되고 그 위에 배치된 일련의 사물들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어떤 이야기가 들려올 듯 하다. 여러 층 위로 포개진 마음들이 열렸다 닫히고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고 표상된 것과 잠재된 것들이 쌓여 있다. 그런가하면 이 상징적 사물들이 한 자리에 함께 놓이는 순간 흡사 ‘초현실적 조우’가 일어나 모종의 문맥들이 만들어진다. 관자들은 그 내용을 읽어나가도록 독려된다. 한 시선으로 보여지는 그런 사진이 아니라 차분히 읽어나가야 되는 사진이다. 보이는 것들을 통해 보이지않는 것들,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 사물들을 통해 인간내면의 깊숙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품 하나하나가 소박하지만 비범한 은유로 가득하다“고 평한다.

   
 

최승희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여러 예술 장르 중 나에게 있어 미술은 ‘틀리고 맞고’, ‘옳고 그르고’ 하는 잣대로부터 보다 허용적이고 자유로운 양식이기에 매력있는 사색적 ‘놀이의 장’이며 자신의 내적 자아와의 대화이기도 하다. 내 작업의 대부분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심리적풍경’과 관련된 것으로, 관심의 주제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의 작품 중엔 충동, 양가감정, 강박관념, 가슴앓이, 공황, 로르샤하테스트, 빈둥지 등이 있다. 이는 나 자신이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여긴다. 심리학에서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하는 것처럼 내 작품에서 보이는 캔버스 뒷면에 박힌 철심의 점선은 ‘보이지않는 마음’을 상징한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살고 있는 공간에 무의식적 자신의 성향을 반영한 행동의 잔여물이나, 취향이 담긴 물건을 두기 마련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공간에서 흔적을 살펴 성격과 심리상황을 유추하기도 한다. 한 사람의 공간이 그 사람을 반영한다는 사실이서 중요한 단초가 발견될 수 있다는 것이 내 작업의 모티프다”라고 설명한다.
 

임윤식  lgy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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