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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칠 수 없는 사무장들의 유혹불법 수임 유혹에 법조 비리 사건 잇따라
김영순 기자  |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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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19  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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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변호사의 공급은 포화상태이다. 그에 따라 변호사업계에서도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변호사 공급을 늘린 것은, 변호사 공급이 늘어나면 경쟁이 심해져서 능력 없는 변호사는 도태되고 능력 있는 변호사가 살아남아 결국 법률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사 공급을 늘린 결과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능력 없는 변호사가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 없는 변호사가 도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즉 대형로펌들은 갈수록 매출이 늘어나고 소형로펌, 유능한 개인변호사들은 갈수록 궁핍해져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법대로 하라!’는 말이 더 무섭게 들리는 것은 아마도 돈의 논리로 법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는 법조브로커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법조 브로커 사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변호사 사무장들의 횡포를 통해 법조계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봤다.

 

   
 

얼마 전 인터넷 상에서 변호사를 사칭하며 의뢰인들에게 돈을 받아 챙긴 모 법무법인 사무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혼전문 사무장을 자칭한 정씨는 지난해부터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법률상담 사이트를 보고 찾아온 의뢰인 20여명한테서 소송 관련 증거조사비나 사건 수임료 등의 명목으로 모두 1억 6500만원을 수수했다고 한다. 이어 지난해에는 의뢰인으로부터 증거조사를 의뢰받고 흥신소 직원과 공모해 의뢰인 남편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몰래 설치하는 등 위치정보를 무단 수집 제공한 사실도 적발되었다. 이와 함께 자칭 법인회생 전문 사무장 행세를 한 사람은 의뢰인 3명으로부터 변호사 수임료와 별도로 1억 5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적발되었는데, 더불어 은행 담당자에게 청탁해 기업회생 금융동의서를 받아 준다는 명목으로 3억 원을 챙겼다고 한다. 이처럼 최근 들어 변호사 사무장들이 법조 브로커가 되어 사기, 횡령, 금품 수수 등의 혐의로 수사, 구속 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예전과 달라진 사무장의 위상(?)이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험한 사무장의 위치
백 모 변호사는 2010년 장 모씨와 김 모씨를 사무장으로 고용하면서 월급은 주지 아노는 대신 사건을 물어보면 수임료의 20%를 수당으로 주기로 약속했다. 장 사무장은 6개월간 모드 6건의 사건을 알선해주고 그 댓가로 440만원을 받았다. 김 사무장도 같은 기간 모두 17건의 사건을 수개해줘 1440만원을 챙겼다. 대법원 2부는 백 변호사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처럼 사무장이나 일명 브로커들에게 수당 지급을 약속하고 사건을 수임했다 형사처벌당하는 변호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변호사의 자격 소지자가 새로 배출되고 변호사 1인당 수임사건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전문 브로커 등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는 변호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법조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사무장을 위장한 불법 브로커가 가장 콜칫덩이다. 변호사 사무실 10곳 중 3~4곳에서 불법으로 사무장을 채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교대 앞 10년 째 운영중인 P 변호사는 “변호사 혼자서 연구도 하고 법정도 나가고 의뢰인 상담 등 일을 모두 할 수 없는 데도 변호사법은 이를 강제한다”며 “사건을 가져오는 사무장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법조 브로커 사건에 사무장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를 변호사 사무소의 사무장의 위치와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사무장은 소장 작성 등의 행정적인 업무를 하며 변호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내근 사무장과 사건 수임과 영업을 전담하는 외근 사무장으로 나눌 수 있다. 통상 사건 사무장으로 불리는 외근 사무장의 경우 법률적인 지식이나 경험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사건을 수임할 수 있으며, 또 그 해결을 위해 얼마나 넓은 인맥을 동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능력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당연히 그 능력에 따라 보수는 크게 차이가 난다. 마치 영업사원처럼 실적이 사무장의 능력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소송이나 법인회생사건 같은 경우 대게 업무가 정형화 되어있고 변호사가 직접 처리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감독도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반 서민들은 법률적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가 행세를 하는 이들의 말에 현혹되기 쉽다. 결국 그 틈을 브로커들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브로커를 하기에 가장 수월하고 유리한 자리, 혹은 불법의 유혹에 가장 빠지기 쉬운 자리가 바로 사무장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브로커의 힘이 커지는 불황의 시대
이처럼 사건 사무장은 단순히 사건을 수임하고 전담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사건 자체를 유통(流通)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법조계의 불어 닥친 불황으로 인해 그 힘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사실 불황을 통해 힘을 얻은 브로커 사무장은 변호사 시장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의료계에서 ‘사무장 병원’이라고 부르는 병원이 있을 정도로 사무장의 힘이 막강하다고 한다. 불황속에 환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의료 관광객이 늘면서 환자 알선을 명목으로 엄청난 커미션을 받는 병원 사무장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변호사 시장의 불황과 그로인한 경쟁은 더욱 심각하다. 사람은 누구나 아프고, 아프면 어쩔 수 없이 병원과 의사를 찾을 수밖에 없지만 변호사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간 8000만 건 정도의 법률 분쟁이 발생 하지만 변호사를 선임해서 진행한 사건은 20만 건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780만 건은 나 홀로 소송을 하거나 소송까지도 가지 않는다. 결국 변호사들은 이 20만 건의 소송을 나누어 가지는 형편인데, 참고로 전국의 등록 변호사 수는 대략 만 5천명 수준이고, 로스쿨 도입 이후 지난해부터 매년 2천명의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렇게 변호사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영업력을 가진 사무장의 힘이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기 쉬운 현실
변호사 업계의 불황은 점점 심각한 수준이 되어가고 있다. 심지어 월수입이 200만원이 안되어 생활고를 겪는 변호사도 적지 않다고 하고, 예전에는 기피대상이거나 봉사로 인식되던 국선 변호사 선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선 전담 변호사 경쟁률은 7.76대 1로 2008년 2대 1에 비해 급등했다. 인건비, 임대료에 신경 써야 하는 사선 변호사들 보다 고정적 수입과 안정적인 고용이 보장되어 있는 국선 변호사가 인기라는 것이다. 지원자 중에는 전직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포함되어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데, 이처럼 국선에 유능한 변호사들이 몰리면 반대로 사선 변호사들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외국계 대형 로펌들의 국내시장 진입도 사선 변호사들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또한 사법연수원생들의 취업난은 더 심각한데 최근 몇 년간 50%를 유지하다가 지난해부터 40% 초반대로 떨어졌다. 어쩌면 법률 시장의 포화와 장기불황의 여파가 법률 종사자들을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일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피해
이렇게 변호사 업계에 불황이 깊어질수록 변호사는 사무장의 영업능력에 더욱 기대려 하고, 사무장은 불법적인 커넥션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려 들것이다. 그리고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의뢰인인 소비자들이다. 사실 기본 300만 원 정도부터 시작하는 통상 수임료도 서민에게 큰돈이다. 하지만 전문성이 부족하고 이익에 급급한 사무장은 커미션이 적은 사건을 맡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소송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아도 소송으로 몰아가려 할 것이다. 우리는 치과에서 이윤이 별로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랑니를 뽑지 않으려 든다거나, 피부과에서 미용외의 피부질환치료에 대해 등을 돌리는 현상을 이미 겪고 있다. 또한 최근 일부 병원에서 의료 브로커라 불리는 코디네이터들이 허위, 과장 진료를 조장하고 있다는 뉴스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법조계가 의료계의 상업화를 닮아갈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예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 구제의 어려움
앞서 이야기한대로 일반 서민들의 경우 법률적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변호사라는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지만 오히려 그들로부터 2차적인 피해를 입고 있고, 심지어 이런 의뢰인들을 피해로부터 구제해야 할 서울 지방변호사회는 변호사 회원들의 권익을 강화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변호사들의 횡포에 의뢰인들이 또다시 마음의 상처를 입히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실제로 얼마 전 여행사기건으로 의뢰인이 착수금을 사무장 K 씨 개인통장에 입금하고 소송을 진행시켜달라고 했지만 담당 변호사가 누군지도 모른 채 1년 동안 차일피일 미루다 검찰에 의해 벌금형으로 사건이 자체 종결되어 버린 사건이 있었다. 이에 의뢰인은 사무장 개인통장 입금에 대한 불신으로 사무장에게 착수금 현금영수증 처리를 요구했지만 결국 임기응변만 늘어놓다 불신을 증폭시키는 일이 생겨 결국에야 의뢰인은 지방변호사회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답변서에는 분명 현금 영수처리했다고 하지만 의뢰인이 확인한 결과 국세청에서는 자료가 없다는 것으로 처리되어버렸다. 이처럼 불성실 변론, 사무장의 월권행위, 착수금 세무신고 불성실로 인해 소비자들의 시름도 이중고로 더불어 깊어가고 있다.
여의도에서 만난 B 변호사는 “사실 의뢰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에 여러 변호사를 만나 전문성, 성실성 등을 비교해 볼 것”을 조언한다. 이때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을 해야 하며 사무장 등 직원과 상담을 하거나 계약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장이라는 역할이 때로 변호사와 의뢰인간의 소통의 독(毒)이 되기도 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또한 의뢰인들이 사건 진행에 무조건적으로 신뢰한 채 적극적으로 사건 진행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것도 피해 확산에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제주 모 법률사무소 사무장 H씨는 민·형사 사건 대한 변호를 의뢰하는 농민이나 노인 등 서민들을 상대로 마치 변호사가 사무를 처리하는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2008년 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12명으로부터 1억1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H씨는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 변호사와 상의도 없이 독자적으로 법률사무를 처리하고, 금전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H씨가 소속된 법률사무소의 변호사가 세무서를 상대로 부가세처분 취소소송을 진행하던 중 H씨의 계좌 입금내역이 공개되면서 밝혀졌다.
서울변호사회는 단기간 변호사 대량증원으로 인한 법조비리 증가를 우려해 법조비리신고센터를 지난해 4월 개소한 바 있다.

브로커를 만드는 법조계 문화부터 개선
법조계와 의료계에 관례처럼 존재해 온 브로커는 물론, 최근에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성형 알선 브로커, 외국인 취업 알선 브로커, 부동산 브로커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브로커 공화국’이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법조 브로커는 흔히 ‘사무장’으로 통한다. 소(訴)장 작성 등 변호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내근 사무장과 영업을 뛰며 사건 수임을 전담하는 외근 사무장 즉 ‘사건 사무장’이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특히 사건 사무장의 경우 법조 지식보다 얼마나 폭넓은 인맥을 동원할 수 있는지가 능력과 보수를 결정한다. 사건 수임 과정에서 돈이 오가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전했다.
브로커를 한글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기적인 거간꾼’이라고 나온다. 흥정을 붙이는 일을 업으로 하지만 사기꾼 기질이 있는 사람들을 브로커라고 하고, 그 수법이 악랄하면 ‘악덕 브로커’라고 부른다. 하지만 브로커의 본래 의미는 중개인, 중개사를 뜻할 뿐이다. 단지 국내에서는 인맥, 학연, 지연 문화가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공정한 거래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법, 악덕 브로커가 양산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법률문제의 경우 ‘법대로’가 아닌 ‘법이상’의 이익과 이득을 목적으로 할 때 법조 브로커는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법안에서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브로커는 ‘중개인’이상의 존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불법 브로커의 문제에 앞서 우리 사회, 특히 청정지역이 되어야만 할 법조계의 도덕과 윤리의식부터 되짚어 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영순 기자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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