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인터뷰
"이제 소비자가 대번에 알아보는 시대다"36년간 가죽장이로 살아온 호미가 정윤호 대표
대통령 백으로 유명세 탄 악어백 명가 ‘호미가(HORMIGA)’
김영순 편집장  |  jjim0701@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8.07  13:16:2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오늘의 한국=김영순 편집장] 뿌리 내리고 가지 뻗어 잎 달고 열매를 맺으며 묵묵히 성장하는 나무. 1994년 설립된 ‘호미가’ 발자취는 어딘가 나무의 성장과 닮은 듯했다. 수십, 수백 년 세월을 나이테로 품고도 가지를 뻗어 하늘을 향하는 나무처럼, 호미가는 타조가죽이나 고급백의 상징 악어가죽 등 특수피를 전문으로 하는 국산 핸드백을 품고 세계를 향해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명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양심을 지키는 일임은 물론 품질에 대한 타협없는 고집이 바로 양심을 지키는 일이며, 양심을 지키면 자연스럽게 명품은 탄생됩니다.”
‘대통령 백’ 호미가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는 휘권양행의 정윤호 대표를 만나 그의 장인정신과 경영철학을 담아왔다.

   
 

‘대통령 백' 논란에 가방 브랜드 ’호미가‘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즐겨 들고 다니는 회색 타조가방이 국산 ‘호미가’ 제품이라고 일부 언론들이 보도한 뒤 해당 브랜드 매출이 급증했다.
논란이 일자 해당 가방이 호미가가 아닌 영세 업자가 만든 것이라고 해명해 상황이 일단 수습됐지만 정작 호미가는 대박을 터뜨렸다.
실제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호미가’ 매장에서 세일가 98만원(정상가 128만원)에 판매되는 회색 타조가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팔려나갔고 덩달아 호미가 전체 매출도 두 배가량 늘었다.
작년 150억원의 외형을 기록한 호미가는 회색 타조 가방을 ‘시그니처’ 라인으로 개발해 올해 250억원까지 매출을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호미가’ 가방을 판매하는 휘권양행의 정윤호 대표는 “박 대통령의 백 관련 헤프닝이 소비자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고급 소재 등 기존 「호미가」의 강점은 살리고, 제품 개발에 더욱 힘써 ‘토종 특피 핸드백’의 대명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타조백은 외국 제품이라고만 생각하다가 국산이라고 하니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점차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영업 중인 호미가는 ‘뜨고 있는’ 국산 브랜드로 꼽힌다. 이미 서울 강남의 30ㆍ40대 주부들 사이에선 ‘싸고 좋은’ 가방이라고 입소문이 난 제품. 다품종 소량 2000여 가지 고급 핸드백 ‘호미가’는 타조가죽이나 고급백의 상징 악어가죽 등 특수피를 전문으로 하는 핸드백 브랜드다.
에르메스 등 해외 고가 특수피 핸드백들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반면 호미가는 5분의 1 가격으로 타조백이나 악어백을 들 수 있다는 장점으로 날로 인기를 얻어가고 있던 차다.
원래 호미가 주력 제품은 200만원대다. 이번에 화제가 된 타조가죽 가방은 128만원이었으나 지난달 29일부터 30만원 인하돼 98만원에 팔리고 있다.

묵묵히 기술을 지켜온 중소기업 저력 과시하다

정윤호 대표는 가죽을 좋아했다. 서너 살 때부터 가죽 냄새를 맡고 자란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에겐 서울 종로5가의 큰아버지 양화점이 놀이터였다는 것이다.
그의 나이 16살, 고등학교를 갈 나이에 그는 양화점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가족들은 “고교 졸업장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만류했다. 하지만 “평생 가죽을 만지면서 살겠다”는 그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구두부터 만들길 7년이었다. 큰아버지가 “일본에서 배워오라”며 일본인 친구를 소개했다. 도쿄의 아사쿠사에 있는 가죽공방이었다. 나름 솜씨가 좋다고 자부했던 그였지만 말을 못 알아들어서, 일하는 문화가 달라서 엉뚱한 물건을 내놓기 일쑤였다. 그래도 2, 3년 고생하니 본디 실력이 나왔다. 어느덧 일본에 경제위기가 왔고 외국인인 그부터 잘렸다. 일본인 사장은 대신 “자네는 기술도 좋고 능력도 있으니 한국에 돌아가 하청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었다.
9년 만에 귀국한 그는 서울 방배시장 상가건물 2층에 조그만 공방을 차렸다. 지인과 단 두 명이 벌인 일이었다. 한두 개로 시작한 주문은 네댓 개로, 열 개로 늘어갔다. 그러다 외환위기가 그에겐 ‘외환대박’이었다. 내수는 어려웠지만 수출은 날개 달려 제품이 팔려 나갔다.
2009년, 그는 자체 브랜드를 달기 시작했다. 호미가(HOMIGA)라는 일개미란 뜻의 스페인어를 골랐다. “죽을 때까지 일 열심히 하자”는 각오에서였다. 내수에도 도전했고 곧 신세계 유명백화점에도 들어갔다.
그 사이 두 명이 뚝딱대던 곳이 50여 명으로 북적대는 일터로 바뀌었다. 50만~60만원 하던 가방이 100만~1000만원대가 됐다. 30여 년 ‘가죽 인생’이 일궈낸 변화였다. 중졸 출신 장인이, 고가의 가방을 만드는 어엿한 중소기업 대표가 된 것이다.

‘토종 특피 핸드백’의 대명사로 거듭나다

   
 

정 대표는 20여 년의 피혁제화 업체의 경험과 명품만을 만들어내겠다는 장인정신에 기반하여 95년 휘권양행을 창립. 크로커다일 및 오스트릿치 핸드백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여 일본에 수출. OEM 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1년 자사 브랜드 ‘HORMIGA’를 개발하고 상표등록. 그 해 바로 자사 브랜드로 일본에 수출. 2006년 내셔럴 브랜드에겐 매우 척박한 국내 명품 시장에 런칭하고 수입산 악어백이 독식해오던 최고급 악어백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승부수를 던진것이다. 2009년 8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첫 오픈 후 현재 주요 백화점에 15개의 직영매장 운영 중이다.
“호미가(Hormiga)는 고집불통 장인들이 100% 핸드메이드로 만들어 낸 고품격 악어백 브랜드입니다. 외국의 여느 브랜드들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업체와는 다르게 호미가는 악어원피만을 수입해서 모든 공정을 한국에서 20년 이상의 핸드백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진행합니다. 세계적 악어원피 제작 회사인 싱가포르의 HENG LONG 사와 프랑스 에르메스 그룹의 자회사인 ‘TCIM’ 으로부터 엄선하여 수입된 악어원피는 자사의 공정별 합/불합격 시스템에 의해 한 치의 오차도 실수도 없이 완벽할 때만 시장에 출시, 이렇게 장인의 정성과 혼이 담긴 호미가 악어백은 이를 완벽 품질 보증제도(Perfect Guarantee system)라 명명합니다. 또한 한 번 구입하신 제품에 대해서는 평생 동안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평생 애프터 서비스(A/S all life)를 실시합니다.”
품질에 대한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이태리 업체에 내준 전세계 악어백 시장의 선두 자리를 다시 찾고 이끌어 나가겠다는 각오, 이것이 바로 정 대표의 호미가 장인주의이다.
2000년 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런칭한 10여 개의 외국산 악어백 브랜드들이 2008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현재, 두 세 개의 수입산 악어백(COLOMBO, KWANPEN, SANTA MARIA)과 한 개의 국산 악어백 브랜드(HORMIGA)가 시장을 크게 지배하고 있다. 그 외 이태원과 소공동 지하상가 및 남대문 시장 등에서 소규모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호미가는 지난 2012년 1월 세계 최초로 악어가죽 가공방법에 대한 특허 취득을 했다.

성숙기로 접어든 국내 악어백 시장 주도하다
“명품은 곧 수입산이라는 공식이 일반화된 3,4년 전과는 달리, 내셔널 브랜드도 얼마든지 명품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요. 주요 구매고객층은 아직 5,60대 부인들이지만 그 부인과 함께 내방한 딸과 며느리들이 2차 고객으로, 다시 그 딸과 며느리들의 친구에 이르기 까지 점차 악어백을 구입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악어백 하나를 만드는 데는 꼬박 5일이 걸린다. 디자인, 제작, 경영에 올인하는 정 대표는 “120개 공정 하나하나를 수작업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한달에 80개 이상을 생산하기 어렵다”며 “악어 가죽 염색을 제외한 전 공정을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특수가공을 할 경우에는 아무에게도 가르쳐주지 않고 직접 한다고 한다. 같이 일하고 있는 큰딸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는 1급 비밀공정이다.
“저는 옛날 수공업방식대로 제품을 만들면 ‘명품’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돈’ 만을 생각해서 상품을 만들면 절대 ‘명품’ 이 될 수 없습니다. 제품마다 저의 ‘심장’ 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는 “호미가는 100%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만들어낸 고품격 악어백 브랜드입니다. 외국 브랜드처럼 수입해서 판매하는 업체와는 다릅니다. 호미가는 악어 원피만을 수입해요. 그리고 핸드백 장인들이 핸드백을 만드는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죠.” 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가죽 중에서 최고라는 악어가죽 처리기술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5년동안 하루에 200-300백만원이 되는 악어 원피를 계속 버려야 하는 쓰라린 과정을 겪으면서 그 동안 번 돈도 많이 까먹으면서, 혼자 고가의 악어가죽을 가지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나하나 기술을 쌓아 나갔다.
호미가 핸드백 한개에는 악어 2마리 반 분량의 가죽이 소요된다. 제품 판매가격은 평균 500만~600만원선.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품질과 디자인에 반한 국내외 고객들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했다.

마침내 피나는 장인정신이 빛을 발하다

   
 

정 대표는 자신의 수제가죽제품을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직접 찾아갔다. 그리고 수제 명품 속에 어린, 속 깊은 이야기들을 소비자들에게 낱낱이 들려주었다. 평생 애프터서비스를 약속하는 것은 물론이었다. 이런 발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전남 신안군 하의도는 물론 나로호 발사기지인 고흥, 땅끝마을까지 대한민국이면 어느 곳이든 주저 없이 찾아가 고객을 섬기려는 장인의 투철한 사명감 때문이리라.
“가장 멀리 간 것이 해남 땅끝 마을이었는데 고객이 장난 삼아 전화로 악어백 주문을 한 것이어서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너털웃음을 짓는 정 대표는 “명품은 장인정신에서 나오고 장인정신은 땅끝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장인 정신덕분에 호미가는 대한민국 럭셔리 시장의 대명사로 알려진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의 높은 진입장벽도 훌쩍 넘어 최초로 입점했다. 30년 장인정신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장인정신이 깃들어야 명품이 될 수 있다는 호미가 정대표의 신념 그 자체가 명품으로 검증된 것이다.
“제 아무리 장인이라고 해도 평생 명품은 1~2개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매뉴얼상으로는 완벽한 제품일지라도 장인의 시선에서 봤을 때 미묘하지만 털끝 하나의 오차로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정 대표는 “장인정신이란 어느 일요일 갑자기 백년동안 닫혔던 매장 문을 연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난과 역경을 통해 정금처럼 담금질 돼야 진정한 명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혼이 없는 매뉴얼로 만든 제품은 이제 소비자가 대번에 알아보는 시대다. 그러면서도 호미가는 50주년, 100주년을 향해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음 해에 더 풍성하고 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 어느 한 해 열매 맺기를 과감히 포기하고 해거리를 하는 나무처럼, 호미가도 지금 속살을 채우는 중이 아닐런지.
정 대표는 손에 쥔 가방을 핸드백이라 하지 않고 “내 혼이 하나하나 들어가 있는 내 자식, 내 피”라고 부르고 있었다.
현재 호미가가 갖고 있는 매뉴얼을 그대로 다른 업체에 주어도 그 모방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어가죽 가공기술과 수공기술은 장인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그야말로 명품기술이라고 자부할 정도이다.
역시 정 대표의 마지막에 던진 얘기를 잘 새겨보니 진정한 장인정신을 깨닫게 됐다.
“문전성시를 이룬 식당엘 가보면 그 뭔가 특별함이 있습니다. 맛은 기본이고 쥔장의 인심이 후하다는 것이죠. 한 그릇 한 그릇 파는 것이 아니라 나눔의 공유마인드가 비결인 것 같습니다.”

 

김영순 편집장  jjim0701@naver.com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신세계그룹, 2023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
2
제네시스 GV60, 유럽 안전성 평가서 '최고 등급' 획득
3
한국 Herbal Life "건강한 비건 생활하려면 단백질 섭취 중요하다"
4
DL이앤씨 ‘아크로’, ‘하이엔드 아파트 고객 선호도’ 1위
5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파나마 대통령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
6
주한 네덜란드대사, 풍기 인삼 스마트팜 시설-가공품 등 견학
7
이문락 신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8
달시, 변비 제품 ‘푸룬밤 플러스+’ 출시
9
“지역사회 문제해결 모색” SK, ‘2022 울산포럼’ 개최
10
좋은땅출판사, ‘성령님과 함께, 오직 예수’ 출간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558)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72 인현상가 428호 | 대표전화 : 02-2272-4109 | 팩스 : 02-2277-8959
잡지사업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5 | 등록일 : 1982년 12월 23일 |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244
회장: 임윤식 | 사장: 정희돈 | 편집국장 : 정재형 | 편집인 : 조순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형
Copyright © 2013 오늘의한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