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전격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현지시간으로 10일 오전 2시43분(한국시간 10일 오후 3시43분)께 전용기편으로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의 박수를 받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하고 억류됐던 미국인 3명과 함께 귀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는 새벽 시간에 직접 공항에 나가 귀국하는 억류자들을 환영했다.

폼페이오 장관 일행을 태운 공군 757기 10일 오전 2시25분(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10여분 후인 2시42분에는 석방된 억류자들을 위한 의료시설이 갖춰진 특별기도 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씨의 무사 귀환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특별기는 대형 성조기 앞에 멈춰섰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직접 비행기에 올라 석방된 억류자들을 환영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도 함께 했다.

미국인 억류자 석방은 북·미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갈 긍정적 결과로 평가된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외교적 성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인 새벽 마중은 억류자 석방을 자신의 공으로 내세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억류자 3명의 귀국을 알리면서 “그들을 환영하러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아무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일어나도 수년,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며 “김정은이 그들을 석방해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억류자 석방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동력은 확보했지만 갈 길은 멀다는 평가다. 당장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억류자 석방을 긍정적 제스쳐이자 북한 지도자의 바른 방향으로 가는 조치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완전한 비핵화가 최고 우선순위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워싱턴사무소장도 트위터에서 “북한의 미국인 3명 석방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필요한 조건이었지 회담 성공을 위한 충분 조건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전망 자료를 통해 억류자 석방은 “양국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제 세간의 관심에서 한 발 벗어나 비핵화를 위한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용한 준비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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