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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외국인 고용허가제도 그 명(明)과 암(暗)
정재형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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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5  10: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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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오스 포함, 외국인 고용허가 16개 국가로 늘어
인적자원 소중히 여기는 기업문화 하루빨리 정착해야

   
 

국내 제조업 분야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코리안 드림’을 꿈꾸게 한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취업을 하게 되면 한국 정부로부터 고용허가서와 취업비자(E-9)를 발급받아 근무할 수 있다.

고용허가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한국 정부와 인력도입 양해각서를 체결한 16개국(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네팔, 캄보디아, 태국 등)이며 이들 나라에서는 고용허가제를 통한 한국 취업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앞줄 왼쪽 네 번째)이 2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하는 라오스 노동자 26명 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노동3권은 보장한다지만, 곳곳에 독소 품은 제도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출국 후 퇴직보험금 수령제도도 개악으로 지적된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주는 퇴직보험금을 출국 후 14일 내에 지급하는 것인데, 퇴직금을 미리 지급할 경우 불법체류가 늘어나니 본국에 돌아갔을 때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그러나 여전히 노동계에선 고용허가제를 ‘반인권적 노예계약’이라고 비판한다. 노동계가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는 건 사업장 변경 제한이다. 중국·구(舊)소련 동포들의 특례 고용허가제(방문취업제·H-2)는 직장 이동이 자유롭지만, 베트남을 포함한 16개 국적 소유자가 비전문취업비자(E-9)를 갖고 국내에 들어오는 일반 고용허가제는 체류기간 3년간 최대 3번(연장으로 4년 10개월 체류 시 최대 5번)까지만 사업장을 옮길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사업장 이동이 잦은 건설업 등에 주로 종사한다는 걸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사업장 이동은 사업주의 허락이 있거나 휴업·폐업, 근로조건 위반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게 문제다.고용허가제는 단순노무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정한 절차를 거쳐 허가하는 제도다. 1993년부터 시행된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는 근로자로서 권리가 인정되지 않아 노동착취 수단으로 변질됐고, 2004년 8월부터 외국인에게도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고용허가제가 도입됐다.

민주노총 산하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관계자는 “금융제도의 차이와 수수료, 환율 등으로 인하여 보험금을 제대로 수령하기 어렵고, 문제가 생겨도 한국을 떠난 후에 해결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특히 근로기준법 제36조는 퇴직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지급 조건에 차별을 두는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농어업 분야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휴식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처지다.

근로기준법은 주당 40시간 근무를 규정해놨지만 농어업은 특례에 따라 근로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고용부 “성공적인 제도” 자평

고용부는 고용허가제를 ‘성공적인 이주관리 제도’라고 자평한다. 근로자가 한국으로 들어올 때 사업주가 지불해야 하는 송출비용(여권·비자 발급비 및 한국어 교육, 합숙훈련비 등 포함)이 산업연수생 제도가 시행되던 2001년 근로자 1인당 3509달러(약 400만 원)에서 2015년에는 942달러(약 100만 원)로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불법체류율도 고용허가제 도입 직전인 2003년 80.0%에 달했지만 2015년 14.1%, 지난해에는 13.9%까지 낮아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국제노동기구(ILO)조차도 고용허가제를 아시아의 선도적 이주관리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면

서 “또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사업장 이동이 가능한 만큼 현행 제도 내에서도 충분히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외국인 고용허가제(EPS) 폐지를 주장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일본에서 보는 한국의 ‘외국인 고용허가제’

일본 기업들은 한국의 ‘외국인 고용허가제(EPS)’를 부러워한다. 외국인의 단순 노동을 그 자체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해외 인재의 필요성을 증명하기 위해 한국의 EPS는 1개월 이상 내국인을 고용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야 한다. 그래도 채용하지 못하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허용된다.일본은 일할 사람이 없다. 앞으로는 더 없어질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2018년부터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라면 현재 120만 명인 만 18세 인구는 2030년 103만 명으로 줄어든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의 EPS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1월 20일 안양시 소재 소·돼지를 취급하는 육류가공회사를 직접 찾았다. 관심이 높다는 증거다. 신문은 “외국 노동력 유입의 선진적인 제도로 일본이 주목하는 제도가 한국에 있다”고 한국의 EPS를 소개했다.

일본이 한국의 EPS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노동자들 처우가 일본보다 더 좋기 때문이다. EPS에선 정부가 외국인 신규고용의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는 올해 약 3만 명. 사택이나 식사 제공 유무, 거주환경, 일손 부족의 절박성 등을 기준으로 상위 기업에만 고용이 허용된다. 이것이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EPS는 유엔 등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며 “국제적인 인력 조달 경쟁이 일어나도 한국이 뽑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의 고용허가제도 악용된 사례가 적지 않다. 네팔에서 온 27세의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의 악덕업주를 만나 자살한 사건이 있는가 하면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보험을 들어주지 않는 야박한 한국인 사장님 얘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취업준비생들은 최근 심화된 ‘취업난’ 때문에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들을 해외로 보낼 때 모두 “몸 건강해라”를 인사로 건넨다. 외국인 노동자 200만 명 시대. 고용허가제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절대 필요한 인력자원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기업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한다.

정재형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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