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와 드론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신산업 지원을 위해 기존 도로명 주소체계가 고
도화된다. 아울러 스마트시티나 입체복합도시 등 미래형도시의 등장에 따라 사물의 이동이나 실내에 대한 위치표시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기억하기 힘든 7자리 이상 긴 도로명 주소를 정비하고, 그동안 건물주가 자체적으로 부여했던 동·호·층 등 상세주소를 일괄 부여한다. 또 고도화되고 있는 도시 형태에 맞게 입체형 주소를 도입해 4차산업시대에 맞는 주소시스템 마련에도 나선다. 가령 평면인 기존 주소체계에 높이 개념이 도입되고 입체까지 확장된다. 드론을 활용한 택배배달을 위해서는 건물 층수 등 높이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푸드트럭 등 비고정 사물의 위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시간까지 포함한 다차원 주소체계 기준도 마련된다.
이를 위해 7자 이상 긴 도로명(6%)이나 부번이 3자리 이상인 건물번호(10%) 등 그간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면서 제기되어 온 긴 도로명주소가 정비된다. 건물의 일부를 임차해 거주하거나 영업을 하는 세입자에게 개별주소(동·층·호)를 부여해 우편이나 택배의 수령을 용이하게 할 계획이다.

4차산업시대 걸맞는 주소체계 도입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우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해 거주하거나 영업을 하는 세입자와 중소상공인에게 개별 주소(동·층·호)를 부여해 우편이나 택배의 수령을 용이하게 하고 영업장의 위치안내를 쉽게 할 계획이다. 또 그동안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면서 제기되어 온 긴 도로명주소와 복잡한 부번도 정비한다. 현재 7자 이상 도로명주소는 전체 도로명주소의 6%를 차지하고 있고, 건물 부번이 3자리 이상의 주소명은 10% 수준이다. 도로명판 등 도로명주소 안내 인프라(기반시설)도 추가 확충한다. 이에 따라 현재 50% 수준인 도로명판 설치율을 75%까지 높이기 위해 36만 개의 도로명판을 추가 설치한다. 또 자율형 건물 번호판 20만 개를 추가로 설치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국민생활 안전을 위해 전 국토에 종합적인 주소체계도 마련된다. 정부는 도로변 안전사고 대응을 위해 육교승강기 등 다중의 이용 시설물에‘도로명+기초번호’를 부여해 위치신고와 긴급출동을 용이하게 할 방침이다. 

또 산악 등의 안전사고 대응을 위해 5년간 국가지점번호판 2만여 개도 추가 설치한다. 이와 함께 주민센터·경찰 등 각종 관할 구역을 국가기초구역으로 정비해 주소만 알면 해당하는 학교·주민센터 등을 일괄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한다. 국가기초구역은 읍·면·동 5~10개로 도로·철도·하천 등 지형지물과 행정계·인구·건물분포 등을 고려해 5자리 숫자가 부여되는 체계분류 방법으로 현재는 우편번호 체계에 사용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시티·콤팩트시티·지하도시 등 미래형 도시의 등장으로 도시구조가 복잡·입체화되고, 드론·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등장함에 따라 이에 걸맞는 주소체계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도시구조의 변화에 맞게 주소체계를 입체화·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관련 산업육성에도 나선다. 이에 현재 건물만 확인할 수 있는 주소체계가 건물 내 상점·출입구 등에 개별 주소가 부여돼 원하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이 한층 수월해 질 전망이다. 이 체계가 현실화되면 드론·드로이드가 배달지점에 정확히 물건배달을 할 수 있게 되고, 자율 주행차는 탑승자가 원하는 주차장 출입구를 곧바로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창의적 입체도시로 새롭게 변모
실제 도시구조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도로 공간의 입체적 활용에 관한 법률’
을 제정하고 내년 말까지 시행령과 하위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토 공간을 체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도로 공간을 주거·상업시설 등으로 복합 개발해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도시 활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은 오는 2019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도시를 입체적으로 개발한 사례들이 많다. 일본 도쿄의 ‘도라노몬 힐스’, 프랑
스 파리의 ‘라데팡스’, 캐나다 몬트리올의 ‘언드그라운드 시티’ 등 입체도시로 개발해 효율성을 높이고 창의적인 모습의 도시를 구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과 맞물려 도시를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영동대로를 지하로 내리고 최대규모의 지하도시를 2023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위례신도시 복정역세권 스마트 입체 복합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해 IC 아래쪽은 공원으로 개발하고 도로 상부는 창업지원시설을 포함해 다양한 시설물을 조성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도시가 입체도시로 변하면서 도로 밑에 건물이 생기고 건물 4층에서 도로에 바로 나갈 수 있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현행주소체계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도로가 지금까지 평면 개념이었지만 입체화되고 지하도시가 설계되면 건물번호 하나만 부여해서는 집을 찾을 길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진
후 다시 데이터를 통합하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미리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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