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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 'NUDE'로댕, 피카소 등 세계 최고의 작가 66명, 122점 전시
임윤식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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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6  15: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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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1일 올림픽공원 내 위치한 소마미술관에서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NUDE'가 개막됐다. 이 전시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조선일보사 공동주최로 금년 12월 25일까지 이어진다.

이 테이트 명작전은 세계 근현대미술의 최고 컬렉션을 갖춘 테이트 소장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가들과 작품들 120여 점으로 구성됐다. 즉, 테이트미술관 소장품 중 18세게 후반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몸(누드)'을 주제로 한 거장들의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등 총 122점을 엄선해 선보이는 전시다.

   
 

오귀스트 로댕,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등 거장들을 비롯해 테이트 모던이 자랑하는 초현실주의 및 현대미술 대표작가 만 레이, 막스 에른스트, 프랜시스 베이컨, 루시안 프로이드, 루이즈 부르주아, 데이비드 호크니 등 뿐 아니라 트레이시 에민, 사라 루카스 등 영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테이트미술관(테이트 갤러리)은 영국 국립미술관으로서 설립 이후 지난 100여 년간 근현대미술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소장품을 보유한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을 비롯해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리버풀,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등 영국 내 4개의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순회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2016년 호주 시드니 전시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거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전시하게 됐다.

전시구성은 역사적 누드, 사적인 누드, 모더니즘 누드,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 누드, 표현주의 누드, 에로틱 누드, 몸의 정치학, 연약한 몸(The Fragile Body) 등 총 8개의 테마로 나누어 시대에 따라 변화, 발전해온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첫 번째 테마는 ‘역사적 누드’. 이 테마에서는 허버트 드레이퍼의 ‘이카루스의 비탄’, 프레데릭 레이튼의 ‘프시케의 목욕’, 로렌스 엘마-태디마의 ‘좋아하는 풍습’, 윌리엄 스트랭의 ‘유혹’ 등을 통해 주로 고대 신화, 성경 및 문학 등의 주제를 다룬 18-19세기의 영국식 누드 및 고전주의 누드화를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레데릭 레이튼의 ‘프시케의 목욕’은 로마시인 루시우스 아풀레이우스의 <변신>에 나오는 큐비드와 프시케 전설을 주제로 삼은 작품이다. 비너스의 아들 큐비드가 프시케와 사랑에 빠져 그녀를 황금 궁전에 살게 하고 매일 밤 찾아가지만, 그의 정체를 알아내려하자 그녀를 버린다는 내용이다. 그림은 큐비드가 도착하기 전에 목욕을 하려고 옷을 벗는 프시케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189.2*62.2cm의 거대한 세로그림이 전시장을 압도한다.

윌리엄 스트랭의 ‘유혹’은 아담과 이브의 성경이야기를 주제로 그린 10편의 그림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며, 허버트 드레이퍼의 ‘이카루스의 비탄’은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이카루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발명가였는데 그는 날개를 만들어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갇혀있던 섬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신바람이 난 이카루스가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는 바람에 날개를 고정하고 있던 밀랍이 녹아 추락사하고 만다. 드레이퍼는 이 그림에서 이카루스를 피에타의 포즈로 묘사하고 있다. 축 늘어진 이카루스의 아름다운 몸을 빙 둘러싼 물의 요정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두 번째 테마는 ‘사적인 누드’. 이곳에서는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긴 의자 위의 누드’, 앙리 마티스의 ‘옷을 걸친 누드’, 에드가 드가의 ‘욕조 속 여인’ 등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누드화는 고전과 신화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실제의 여성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당시 목욕하는 여성과 욕조 안의 여성 누드 등은 여성의 곡선을 탐미해 보는 단골주제가 되었고, 각자의 개성과 창조적인 화풍으로 개인들의 누드화를 그렸다.

에드가 드가의 ‘욕조 속 여인’을 보면, 현대적인 실내풍경을 배경으로 모델이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는 인물이 움직이는 순간 동작을 포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모델이 관람객의 시선을 느끼지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앙리 마티스의 ‘옷을 걸친 누드’에서 여인의 옷에 새겨진 꽃무늬와 뒤편의 이국적인 식물은 이 작품의 주제가 오달리스크임을 가리킨다. 오달리스크는 마티스가 1917-1939년 집중적으로 그린 주제로, 하렘의 노예 혹은 하녀를 뜻한다.

세 번째 테마는 ‘모더니즘 누드’. 이 테마에서는 단순히 외형의 재현보다는 형식을 모색하는데 관심을 기울여 인체를 기하학적인 요소로 간소화하며 추상적인 형태의 누드화를 선보인다. 근대에 들어 누드화가 그 자체로서 한 장르로 확립됨에 따라 작가들은 인간 신체에 대한 관찰과 묘사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입체주의, 독일 표현주의, 미래주의 등 20세기 초반의 모더니즘 미술가들이 그들이다.

입체주의 화가 피카소는 ‘앉아있는 누드’에서 다양한 각도로 바라본 인물을 평면 위에 여러 개 단면으로 표현했다. 피카소의 그림은 전통적인 선(線) 원근법을 포기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인물을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해 관람객에게 대상을 동시에 여러 각도에서 보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 준다.

데이비드 봄버그의 ‘진흙목욕탕’은 더욱 추상적이고 입체적이다. 이 그림은 누드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인 ‘목욕하는 사람들’을 다룬 것으로, 인간의 모습을 가장 중요한 핵심 만 으로 환원하고 있다.

   
 

네 번째 테마는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 누드’. 20세기 중반 누드를 표현하는 방식에는 두 개의 흐름이 존재했다.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가 그것이다. 초현실주의자들은 무의식과 꿈의 세계에 관한 개념을 탐구하는데 누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조르조 데 키리코는 초현실주의 운동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었는데, 사물의 비례를 무시하고 다중적 시선으로 바라본 기묘한 도시 풍경 속에 엉뚱한 물건을 배치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했다. ‘시인의 불확실성’이라는 작품에서 그는 누드 석고상과 바나나 뭉치를 함께 배치해 신비하고 선정적인 연출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한때 유행했던 기계 미학에 환멸을 느낀 미술가들은 1920년대와 1930년대의 추상화된 인체 형태 실험을 중단한다. 대신 프랑스에서는 ‘질서로의 귀환’, 독일에서는 ‘신즉물주의운동’으로 알려진 사실주의적 표현에 주력했다. 영국에서는 스탠리 스펜서가 이런 사실주의운동을 이끈 미술가 중 한 사람이었는데, 그는 인물을 매우 세부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중누드 초상’은 화가 자신과 그의 두 번째 아내를 양고기의 다리 조각과 함께 묘사하고 있는데, 화폭을 가득 메운 인간의 나신과 짐승의 살을 대비시켜 색조와 질감의 차이를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스펜서는 이 작품에 대해 “이 그림에 상상력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 실물을 직접 보고 그린 것이다.”라고 말한다. 스펜서는 이 그림에서 자신과 아내의 알몸을 미화하지않고 보이는 대로 솔직하게 표현했다고 말한다.

네 번째 테마에서는 파블로 피카소의 ‘목걸이를 한 여성누드’도 만날 수 있다. 피카소는 여성 누드를 주제로 한 그림을 평생 반복해서 그렸다. 그가 말년에 그린 누드들을 보면 물감을 칠하고 인물의 형태를 다루는 방식에서 유래없는 에너지와 자유가 느껴진다. ‘목걸이를 한 여성 누드’에서 피카소는 매우 다양한 타입의 붓질로 물감을 칠했으며, 몸의 여러 형태들을 역동적인 상호관계로 묘사하고 있다. 이 누드의 모델은 자클린느 로크로, 피카소의 두 번째 부인이며 후기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다섯 번째 테마는 ‘표현주의 누드’. 1950년대 들어 사실주의 개념은 분화하기 시작해 모델과의 관계, 인체의 물질적 속성, 물감의 풍부한 사용 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표현 양식들을 다루게 된다. 윌렘 드 쿠닝, 루시안 프로이드 등은 인간 신체의 물질성을 두터운 마티에르, 추상 페인팅 등의 방법을 통해 실제 살결처럼 나타내는 표현법을 탐구했다.

드 쿠닝의 ‘방문’을 보면, 캔버스 위에 바로 물감을 칠하기 시작해 단계적으로 여러 과정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한 여성의 누드를 암시하는 표현으로 끝난다. 이 그림에서 중앙의 인물은 여성이고 두 다리를 벌리고 있다. 오른쪽 구석에 보이는 형태는 여자의 뻗은 손이거나 여자를 바라보는 인물의 옆얼굴일 것이다. 루시안 프로이드 역시 물감이 지닌 물성(物性)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장점은 무엇보다 모델을 면밀히 관찰한다는 데 있다. 그렇지만 관찰한 것의 단순한 총합은 아니다. 그는 “사람의 몸을 관찰하게 되면 어떤 것을 그림에 옮길 것인지 저절로 알게 된다. 사실(fact)과 진실(truth)은 다르다. 진실은 스스로를 드러내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스스로를 드러낸다’는 것은 그의 누드가 육체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 모두를 아우르는, 명확한 비전을 표현하고 있다는 의미다. 작품 ‘헝겊 뭉치 옆에 선 여인’을 보면, 인물을 그림의 표면 가까이 배치하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관람객은 그림 속 인물을 바로 눈 앞에서 바라보게 돼 당황할 정도인데, 이는 그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여섯 번째 테마는 ‘에로틱 누드’. 이 섹션에서는 누드의 에로티시즘을 탐구했던 윌리엄 터너, 파블로 피카소, 루이즈 부르주아 등의 드로잉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의 작품에는 두 사람 이상의 이미지 속에서 누드의 에로티시즘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작품 중에는 공공 전시를 위한 것도 있지만, 개인의 은밀한 취미를 위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 테마에서 뿐 아니라 이번 전시에서의 최고 하일라이트는 오귀스트 로댕의 조각작품 ‘키스’다. 이 작품에서 로댕은 남녀 커플의 육체를 완벽한 이상형으로 묘사했을 뿐 아니라, 격렬한 에로티시즘을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로댕이 살아생전 대리석으로 빚은 단 석 점의 조각상 중 하나로 무게가 3.3 t에 달해 전시장 바닥에 철판을 새로 깔았다. 유럽대륙을 벗어난 '키스'의 세계 첫 순회전시다. 발표 당시엔 '인체묘사가 너무 사실적'이라는 이유로 작품 주위에 가드레일을 치고 민감한 부위는 종이로 가리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었다고 한다. 작품 '키스'의 보험료 만 무려 375억원. 이번 전시작품의 총 보험가액은 35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로댕의 '키스'는 남녀간 사랑을 묘사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미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조각상의 주인공은 단테의 '신곡' 지옥(Inferno) 편에 등장하는 파올로 말라테스타와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두 사람은 불륜사실을 알고 격분한 프란체스카의 남편에 의해 살해된다.

   
 

일곱 번째 테마는 ‘몸의 정치학’.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누드는 점점 성(性)의 정치학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주로 여성의 신체를 묘사하는 데서 나오는 성의 권력관계에 이의를 제기하는 페미니즘 예술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엘리스 닐, 실비아 슬레이, 바클리 헨드릭스 같은 작가들은 전통적인 여성 누드의 포즈를 한 남성의 누드를 묘사하며 전통적인 누드에 반기를 들었다.

실비아 슬레이는 여류화가이다. 그녀는 ‘비스듬히 누운 폴 로사노’에서 여성 대신 남성 누드를 통해 젠더와 성의 재현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전통적인 누드 표현과 관련한 권력관계를 전복하려고 했다. 슬레이는 로사노를 남성 오달리스크로 표현하면서, 그가 누워있는 퀼트 요를 밝은 핑크빛 색채와 불룩한 모양으로 처리해 성기까지 완전히 드러낸 모델의 에로틱한 포즈를 한껏 부각시키고 있다. 또, 바클리 헨드릭스는 ‘줄스가족’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흑인남성 누드를 그려내 백인들의 공포심과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카우치에 걸친 셔츠에 흑인 누드를 바라보고 있는 백인 여자 얼굴이 인쇄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이 작품의 인종과 성을 둘러싼 정치학을 더욱 복잡한 이슈로 만들고 있다. 제목 ‘줄스가족’에 붙여진 ‘나체흑인 금지’라는 부제목도 재미있고 은유적·정치적이다.

존 커린의 ‘허니문 누드’는 여성 누드를 남자의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하나의 상품으로 표현했다. 마치 그런 욕망의 자기도취적 성격을 강조라도 하듯 그림 속 여성의 얼굴을 자신의 초상화를 기초로 그려 넣었다.

여덟 번째 테마는 ‘연약한 몸(The Fragile Body)’. 1980년대 들어 대형 크기의 사진들이 등장하면서 누드를 연약하고 유한한 존재로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인간 자아의 정체성, 노화 등 변해가는 인체를 현대의 사진예술을 통해 보여준다. 신디 셔먼, 존 코플란스, 트레이시 에민 등 현대작가들이 표현한 동시대 누드를 만날 수 있다.

신디 셔먼은 ‘핑크빛 가운’ 시리즈에 속하는 세장의 사진에서 모델이 잡지누드를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난 뒤의 순간들을 단계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이 세 사진은 여성이 여전히 무기력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는 있지만, 조명이 어두워지고 여성의 표정이 점점 적대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차례로 보여줌으로써 그녀가 자신을 방어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 속 여성은 뒤로 갈수록 어둠 속으로 몸을 감추고 관람자들을 향해 도전적인 시선을 던지면서 자신이 ‘사물화’의 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 ‘너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은 <날 버리거 떠나지 마>였다’는 자전적·고백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녀는 종종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가 됐던 사건과 그것으로 인한 정서적 충격을 이야기한다. 이 이미지를 보면서 관람객들은 작가에게 공감을 느끼게 되고, 작가가 스스로 기록하고 고통을 나누려 했던 솔직한 감정을 존중하게 된다.(정리/임윤식)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마감 오후 6시), 8월-10월까지는 휴관일이 없이 매일 개관된다. 관람요금은 성인 13,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6,000원, 20인 이상 단체는 성인의 경우 11,000원이다. 결로 및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6,000원.오전 11시 및 오후 2시에 전시설명(도슨트)이 있다. 전시문의 02-801-7955

임윤식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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