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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중산층입니까이상적인 중산층의 조건은 월수입 515만원 주택 34.9평
권충현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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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01  15: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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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문진구(45‧가명)씨는 월급 450만원을 받는 4인가구의 가장이다.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두고 있어 학원비며 교통비, 생활비, 각종 공과금 및 보험료, 그리고 집 담보로 받은 융자금 이자 갚기도 빠듯하다. 가족과 함께하는 외식이나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래도 문씨는 중산층이라는 자부심은 버리고 싶지 않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2일 ‘당신은 중산층입니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전국 남녀 817명을 상대로 이상적인 중산층 모습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적인 중산층 가구로 월 515만 원을 벌어 341만 원을 생활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한 달에 네 차례 가족들과 외식을 즐기고 이상적인 주택 평수는 34.9평으로 주택 가격은 3억7000만 원이었다. 순자산은 6억6000만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응답자들의 평균적인 현실은 달랐다. 응답자 가구는 매달 416만 원을 벌어 252만 원을 생활비로 지출하고 27평 주택을 포함해 3억8000만 원 상당의 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실제 외식 횟수도 월 3.2회 비용은 6만3000원 수준이었다.

이 연구원은 이상적 중산층 수준에 대한 국민 인식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좁히려면 소득과 자산을 느리는 것과 함께 여유로운 생활과 삶의 질 향상, 사회 기여문화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경제를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재편해 시장 소득을 높이고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리는 정부정책이 마련돼야 하며 공공임대주택확대를 통한 주거비 부담 완화 및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은 중산층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저소득층은 궁핍해 보이고 상류층은 뭔가 이질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12년 세계에서 일곱 번째 50-20클럽 국가가 되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으로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넘은 경제 선진국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 경제적 성취와 정치적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50여 년 열심히 노력하고 고생한 덕분에 경제적 부, 정치적 민주화 수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됐다. 그러나 사회문화적 수준에 대한 합의는 아직 부족하다.

선진국 중산층 기준, 물질보다 정신, 문화, 삶의 방식

선진국의 중산층 기준은 어떨까? 물질적인 것으로만 따지는 우리의 중산층 기준과 선진국들의 그것은 확연히 다르다.

미국 공립학교에서 교육하는 중산층의 기준은 이렇다.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며 사회적 약자를 돕고 부정불의에 저항할 줄 알고 특히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비평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간지건 월간지건 비평지 구독이 중산층이 되기 위한 전제라는 항목이 우선 눈에 띈다.

영국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제시한 척도라는데 우선 페어플레이 정신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며 자신의 신념과 주장에 당당할 것을 요구한다. 독선적인 행동에 대한 거부,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게는 의연히 맞설 것을 요구한다. 또 불의, 불평등, 불법에 맞서는 용기가 있어야 중산층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퐁피두(G. J. R. Pompido u) 대통령이 ‘삶의 질’(Qualite de vie)에서 설정한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하며,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또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공분’에 의연히 참여하며,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처럼 미국, 영국, 프랑스 세 나라가 중산층을 구분하는 기준의 공통점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 문화, 삶의 태도 혹은 방식이다. 자기만의 신념을 가지면서도 독선에 빠지지 않고 남들과 공생, 공존하면서 정의를 실현하려는 의지,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도우는 것이 공통적으로 중시된다. 프랑스는 문화, 예술의 대국답게 문화 예술적인 요소도 가미돼 있다.

정의를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를 도우는 것은 동전의 앞뒤처럼 상호 관련을 맺고 있으며 서양의 전통적인 기사도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는 프랑스혁명 전신이 말해주듯이 근대성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이러한 정신과 문화가 바로 오래된 대륙이지만 유럽이 여전히 세계를 이끌어가는 저력이다.

 

지식인들 정신적 가치 중시하는 사회기풍 앞장서야

 

하지만 구미의 비해 우리의 중산층 분류기준은 전적으로 물질의 유무다. 소득수준, 주택보유 여부, 직업의 안전성과 학력이 절대적 기준이다. 한 마디로 정신적 부분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물질적 성취를 과시하고 겉치레하기 좋아하는 속물근성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도 19세기까지 실리주의(實利主義, philistinism)가 중산층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이자 추세였다. 돈이 성공의 유일한 잣대였으며, 재력을 사람의 가치로 봤다. 그러나 유럽은 삶의 의미를 물질적 향유에서 점차 무형의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쪽으로 전환시켰다.

중산층 가운데 지식인이 늘어나고 정신성을 추구한 이들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정신성이 높이 평가됨에 따라 프랑스어로 우리의 ‘졸부’라는 의미의 ‘누보 리시’(nouv eau riche)가 천박한 부자라는 의미로 쓰이면서 이런 부류를 폄시하는 사회적 기풍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한국사회에도 사회기풍을 혁신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사회의 탐욕스러운 성장제일주의, 비정한 경쟁 및 물신주의가 하루 빨리 정신과 문화, 삶의 방식 혹은 태도를 중시하는 쪽으로 치환돼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금전과 물질적 가치에 함몰되지 않은 지식인이 맡아서 사회기풍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한국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 가치가 받쳐주지 못해 일어난 인재라는 해외언론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지식인들이 나서서 부와 명예를 얻는데 일생을 바치느라 배금주의화, 물신화 되어 있는 사회적 기풍을 적극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권충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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