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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세계적 명소된다‘천작지성(天作之城)’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성(城)
조정제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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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01  14: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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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남한산성(사적 제57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공식 등재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 ‧ 불국사가 처음 등재된 이후 총 11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유국이 됐다. 이는 2010년 등재된 한국의 역사마을인 경주의 양동과 안동의 하회마을 이후 4년 만에 이룬 쾌거라 할 수 있다.

최근까지 서울과 가까운 등산 명소이자 백숙이 유명한 유원지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 때문에 남한산성하면 ‘백숙’ ‘닭볶음탕’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동안 산책하는 곳 정도로만 여겨질 정도로 역사 ‧ 문화적 가치에 대해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유산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영광의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남한산성은 동아시아에서도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로서의 군사 유산이면서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 전술의 시대별 층위가 결집된 초대형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라는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포곡식’ 산성이란 계곡을 감싸고 쌓은 산성을 말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남한산성이 “특정 기간과 문화권 내 건축이나 기술발전, 도시계획 등에서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 증거”가 되고 “인류 역사의 중요 단계를 보여주는 건물‧건축‧기술의 총체, 경관유형의 탁월한 사례”등으로 세계유산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1000년이 넘는 축성술과 무기발달사도 간직하고 있는 남한산성. 통일신라 문무왕(672) 때 지어진 주장성에서 출발해 병자호란을 치르며 인조부터 정조(1779) 때까지 150여 년 동안 증축됐다. 이 과정을 거치며 성곽 돌 모양이 달라졌고 활을 쏘는 전안에서 대포를 쏘는 포안 등으로 무기 변화 흔적도 남기게 됐다.

이것이 전쟁을 거치며 동아시아 인류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바로 이 점이 세계유산으로서의 보편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형문화재 6건(수어장대, 연무관, 숭렬전, 청량당, 현절사, 침괘정)과 무형문화재 1건(남한산성 소주) 등이 다양하게 퍼져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인 행궁 등 유‧무형문화재가 살아 숨 쉬는 복합 문화유산이다.

비상시 왕궁, 수 만명의 병력 수용 가능

   
▲ 서문
남한산성은 ‘비상시 왕궁’이었다. 조선시대 임시 왕궁인 행궁 중 유일하게 종묘와 사직을 갖춰 전란이 일어나면 수도 역할을 했다. 실제로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가 병자호란(1636) 때 한양 도성을 포기하고 피신해 저항했던 곳이자 ‘삼전도 굴욕’의 기록이 남아 있는 곳이다.

1636년 12월 14일, 인조는 성 밖으로 나와 삼전도에서 기다리고 있는 청태종에게 신하의 예을 갖추고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의 치욕스런 일을 겪었다.

“동설(凍雪)이 이와 같으니 군민(군민)이 다 죽겠구나. 내가 친히 노천에서 빌리라. 이 외로운 성에 들어와 믿는 것이란 하늘 뿐 이온데, 눈비가 이 같으니 형세가 얼어 죽을 것만 같소이다. 제 한 몸 아까울 것 없사오나 백관만성(百官萬姓)이 무슨 죄이오리까. 바라건대 잠깐 개이게 하사 우리 군민을 살리소서.” 이는 <중정남한지>에 나오는 당시 인조가 하늘을 향해 한 말이다.

<여지도서>에서는 남한산성을 ‘천작지성(天作之城)’이라고 했다.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자연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성(城)이라는 의미다. 가운데는 평평하고 바깥은 험고하며 형세가 웅장하여 마치 산곡대기에 관을 쓴 것 같은 형상이라고 했다.

해발 500m가 넘는 험준한 자연지형을 다라 총 둘레 12km가 넘는 성벽을 구축해 많은 병력으로도 쉽게 공략할 수 없는 지리적 여건을 구비하고 있다. 또 내부가 넓고 평탄하며, 80여 개가 넘는 우물과 45개의 연못 등 수원(水源)이 품부해 비축된 군량미만 충분하다면 수만 명의 병력 수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성곽이 갖춰야 할 성내 시설도 완벽하다. 본성 외에 봉암성, 한봉성 2개의 외성을 갖추고 있으며 남족에는 두 개의 돈대가 있다. 본성에는 5개의 옹성이 있으며, 20여 개의 포루를 설치해 화포공격이 가능하도록 했다. 성벽에는 4대문 외에 16개의 암문이 있으며 성벽 위에는 1,940여 개의 타로 구성된 여장이 구비되고, 각 타에는 원총안과 근총안이 설치됐다. 성벽 안쪽에는 125개에 달하는 군포가 구축되어 있다. 군포와 군포 사이에는 90여 군데의 소금을 묻어둔 매염 터와 숯을 묻어둔 매탄 터가 있었고, 성 내에는 유사시에 대비해 충분한 식량과 군수물자가 보관되어 있었다.

군사적 기능과 읍성을 산성에 결합한 세계 유일의 산성

삼국시대 때부터 통일신라~고려~조선까지 면면히 이어온 산성. 6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축성술의 기술적 발달단계와 무기체제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산성이다.

   
▲ 연주봉옹성
종묘와 사직 및 행궁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불교‧유교‧민속신앙 등 다양한 종교 유적지가 있는 산성이기도 하다. 입구 주변에는 천주교 순교성지와 함께 순교자 형양비가 세워져 있다. 천주교 박해 당시 신장들이 끌려와 순교를 당하던 곳이라는 것. 이 모두는 사람과 역사가 얽힌 흔적이다. 사람 없이 역사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남한산성은 군사시설이지만 내부에 사람이 살면서 생활이 이뤄졌던 산성도시였다. 인조가 성 내부로 백성의 정착을 장려해 4000명 이상이 살았고, 현재까지도 주민이 살고 있다.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인 최재헌 건국대 교수는 “조선시대 방어 전략으로 군사적 기능과 읍성의 행정기능을 산성에 결합하는 산성거주론이 실현됐고 이 기능은 오직 남한산성만 유지했다”고 남한산성의 도시로서 가치에 의미를 뒀다.

한편 경기도는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등재 이후 주요 사업과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이미 수립했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으로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국제적 기준의 남한산성 유형‧무형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계획 △대폭적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방문객 관리시스템 구축△이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기도의 수원화성, 조선왕릉을 연결하는 문화관광벨트 조성 등 남한산성을 세계적인 역사문화유적지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 등이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조정제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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