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비 갠 오후, 산책길에 나선다.

평소에 별생각 없이 걷던 길이었는데 사방이 꽃 잔치다. 계절은 이미 환한 봄인데 이제야 봄을 느낀다. 눈이 부신다. 마음이 밝아진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봄, 추위를 이겨내고 예쁜 꽃망울을 터뜨리는 자연의 생명력!

아! 쳐졌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꽃에 눈이 절로 간다. 그리고는 다시, 힘을 내본다.

‘꽃’을 보며 ‘힐링’이 된 듯 마음이 산뜻해진다.

# ‘힐링’이 뭘까?

언제부턴가 ‘힐링’이라는 말을 흔히들 쓴다. 우리말로는 ‘치유’라는 단어에 가깝다고 할까? ‘회복’, ‘치료’라는 말도 자연스레 떠오른다.

‘웰빙’이라는 말이 유행했을 때는 우리 경제나 사회가 안정적이었고, 뭔가 여유가 있었다면 ‘힐링’이라는 말은 먼저 피로감부터 온다. 그 전제가 마음, 정신적인 상처를 이미 지녔다는 의미도 되고, ‘힐링’ 하면 당장 심리 치료나 멘토링 등이 필요할 것도 같다. 그리고 경제나 사회면서도 침체기에 있다 보니 너나 나나 더욱 ‘힐링’을 갈구하는지도 모른다.

바삐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는 나 자신도 잃고, 목적지도 잊은 채 헤매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러면서 쉴 틈이 생기면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악순환!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힐링’ 해야 될까?

# ‘나’는 누구인가?

현실에 매몰돼 있다 보면 오히려 ‘나’를 들여다보지 못한다. 하루하루 일상에 쫓겨 살다 보면 계절이 지나가는지, 꽃이 피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돌아보면 ‘나’를 깨닫게 하고, 회복시켜주는 요소들이 꽤 있다. 우선 ‘나’의 상태를 지긋이 바라보라. 언제부턴가 나는 ‘나 자신’을 조금씩 잃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그저 바쁘다는 이유로, 힘겹다는 이유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지쳐가고 상처 입은 나를 인식하지 못한 채, 들여다볼 틈도 없다.

하지만,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나’를 들여다본다면 나의 상태가 어떤지, 쉬어가야 할지, 여유를 찾아야 할지, 상처를 치유해야 할지, 재충전을 해야 할지, 보일 것이다. ‘나’의 상태를 잘 알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힐링’은 시작된다.

# ‘소통’과 ‘공감’

‘나’의 상태를 알게 되면 ‘남’도 잘 보인다.

스스로를 알고 나면 역지사지의 마음이 되어 타인의 삶도 이해가 잘 된다. 특히 자주 접촉하는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면서 자신을 회복해가면 남도 잘 이해가 되고 살아가는 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했다. 안 좋은 감정이 있으면 흘러 보내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도록 해보자. 우선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보면 저절로 소통이 된다.

점점 각박해지는 요즘, 관계 속에서 진정으로 이해받고, 이해하는 것처럼 위안이 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 ‘힐링’으로의 일탈

반복되는 일상, 아픈 현실 속에서 답답함을 느낄 때, 우리는 자신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럴 때 잠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해보자.

평소에 즐기지 못 했던 다른 세계와의 만남, 내가 꼭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해보고, 나를 위한 재충전을 위해 노력해본다. 입맛 당기면서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고, 귀찮더라도 몸을 움직여서 가벼운 운동을 시도해본다.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떠나보거나 맘에 맞는 사람이나 공동체 등에서 마음을 나누며 대화를 하거나 공동 작업을 해본다.

의무적인 일 이외도 우리 삶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많다.

# ‘힐링’의 방법론, ‘힐링 산업’

‘나’를 알고, ‘소통’과 ‘공감’을 하고, ‘여유’를 찾아보는 것이 말처럼 쉽지 만은 않다.

‘힐링’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확산되면서 ‘힐링 카페’ 같은 힐링을 위한 공간과 멘탈 케어, 명상, 요가, 스파, 휴양, 관광 등 힐링 산업은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고, 앞으로도 유행할 전망이다.

건강한 삶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웰빙’이 중산층 사이에 유행이었다면 ‘힐링’은 전 소비층에서 원하고, 구가하는 삶의 패턴처럼 되고 있다.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리고 싶은 그야말로 “아픈 살에 새 살이 돋는” 그런 진정한 회복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 에필로그

‘힐링’이란 마음과 정신의 상처와 피로를 치유해서 보다 자신감 있고 여유 있는, 재충전되어 산뜻하고, 의욕적인 ‘나’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그 후로도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는 동화 속의 해피엔딩처럼 우리는 즐거운 삶, 투명한 삶, 행복한 삶을 위한 ‘힐링’을 향해 오늘을 살고 있다.

김영주 방송작가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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