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 PEF(사모투자전문회사) 사업부가 4500억원 규모의 PDF(사모대출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올 하반기 중 하나금융지주 (37,750원 250 -0.7%) 자회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포함, 여신전문 금융사와 보험사들을 규합해 사모대출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사모대출펀드는 소수의 기관 투자자가 미리 투자처를 확정하지 않은 일정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M&A(인수·합병) 기업에 선순위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제도다. 최근 신한금융그룹이 신한BNP자산운용과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약 6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과정에 있어 국내에서도 이제 막 시장이 열리고 있는 상태다.

사모대출펀드의 등장은 은행만이 M&A 기업에 대출을 해주던 시대를 지나 기업여신 주체를 다양화하는 계기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M&A 인수금융의 경우 이전까지는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우리, 산업 등 소수의 대형은행들이 독점해왔다. 이 때문에 PEF 운용사나 기업들이 대형 M&A를 하기 위해서는 소수 은행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모대출펀드의 등장은 M&A 인수금융 시장에서 은행권이 갖고 있던 사실상의 반독점권을 무너뜨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M&A 금융을 취급하는 일정 규모의 사모대출펀드를 조성해 놓으면 이 펀드의 운용사가 은행들과 경쟁해 M&A 주체들을 신속히 지원하고 효율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은행권은 이런 사모대출펀드의 등장을 현재까지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활성화되고 시장의 노하우가 쌓이면 1000억원대의 중형 거래에서는 활발한 펀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거래 관계자는 "정성훈 상무가 이끄는 하나대투 PEF 사업부가 최근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실패하면서 대신 사모대출펀드 시장 진출을 계획한 것"이라며 "하나금융그룹의 지원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신한금융이 6000억원의 펀드를 만든 이후라 4500억원 규모가 설립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2009년 7월 국민연금기금이 주관한 메자닌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고 그 해말 3170억원 규모의 메자닌 펀드를 설립하면서 PEF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 증권사는 해당 펀드를 소진한 이후 추가적인 자금모집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 진출과 주력 업무 마련을 고민해왔다.

노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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