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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경중(安美經中)의 ‘낀’ 외교 속 우리의 전략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전략으로 새롭게 짜야
김상미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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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05  10: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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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의 외교 전략에 보수층 일각과 진보층 일각이 목소리를 달리하고 있다.

‘안미경중’이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논리의 신조어다. ‘안미경중’은 최대 교역국 중국과도 경제적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실리를 도모하되, 더 큰 가치인 안보는 유일 동맹국 미국과의 배타적 협력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3월 “우리는 안보가 우선이다. 그래서 ‘안미경중’, 안보는 미국의 핵우산 속에 들어가야 되고 경제는 중국과 잘 교류해야 된다”고 말하는 등 보수층을 중심으로 미-중 사이 한국의 생존전략으로 강조돼왔다.

이처럼 보수층 일각은 ‘안미경중’의 균형론을 주장하고 진보층 일각은 동맹론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놓고 세계 초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자리 잡은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운명은 우리 외교에 어려운 선택을 강요한다. 중국이 주요 2개국(G2)으로 대접받으며 미국에 대해 ‘신형 대국관계’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한반도는 ‘아시아로의 귀환’을 선언한 미국과 지역패권을 인정받으려는 중국 간 세력 대결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4강 외교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양강 외교의 성패가 우리의 사활적 이익의 가늠자가 된 형국이다.

현 시점에서 동아시아 정세 긴장의 핵심요인은 중국의 세력 팽창이다. 이에 더해 미국의 중국견제, 일본의 군사대국화 등을 들 수 있고 이들은 모두 중국의 세력 확대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와 중국의 세력 확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제질서 전환기에 일본의 보수화와 북한의 핵개발이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중 경쟁구도 속 일본과 북한의 대응이라는 긴장요인의 구조적 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할 여유조차 없는 나라라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안미경중’의 이분법적 외교전략은 위험

동맹론 주장의 근거는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시작된 군사동맹을 근간으로 대외 정책의 틀을 짜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부와 국방부 관료들이 그 중심에 있다.

반면 균형론은 중국의 부상, 미·중 관계-동아시아 질서의 변화에서 한국이 생존할 새로운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처럼 한미동맹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주장하며 중국 전문가 학자 그룹이 그 중심이다.

하지만 균형론을 주장하는 보수 역시 중국을 중시하지만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만 한중 관계를 풀어 갈 수는 없다”는 공감대는 있다. “미국을 버리고 중국과 가까워지라는 게 아니다”라는 부분도 명확하다. 친중론하고는 거리가 있다.

이것으로 볼 때 동맹론만으로도 균형론만으로도 외교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안미경중’의 이분법적 전략은 스스로 파산을 자처하는 위험한 외교가 될 수 있다. 즉, ‘낀 외교’는 없다는 것이다. 외연을 확대해 외교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안미경중’은 변화하는 시대에 지속되기 어렵고, 따라서 우리의 생존과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균형전략을 짜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안미경중’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강 모두로부터 불만을 자초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강중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위상에도 걸맞지 않는 수동적 전략이라는 것이다. 안보와 경제간 선순환 구조의 필요성도 이런 전략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미 군사동맹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면서 중국에서는 돈만 벌어들이면 된다는 단순하고 안일한 인식이 현실에서도 작동한다면 한국 외교가 걱정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이 같은 방향이야말로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형태의 외교다. 자칫 미·중 모두에게 신뢰를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외교통상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정경 분리의 원칙을 믿지 않는 미국은 한국이 균형외교를 펼치는 것에 유쾌하지 않은 감정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에 의해 균형 맞춰지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의 팍스 아메리카나와 中의 동아시아 패권국

중국의 G2로의 급부상은 미국의 아시아로의 귀환을 불러왔다. 그리고 중국의 부상은 미국의 쇠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중국이 급속히 성장하는 것은 맞지만 뜻밖에도 미국 경제가 고속 성장을 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급격히 떨어지고 증시 역시 사상 최대의 활황을 맞기 시작하면서 팍스 아메리카나 3.0시대를 구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세종연구소 이상현 안보전략연구실장은 현재의 질서를 급격히 변경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이 팍스아메리카나를 구가한 것은 단순히 국내총생산(GDP)이나 군사력의 우위가 아니라 국제 질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글로벌 어젠다를 추진해 나가는 힘, 소프트 파워 등에서 기인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군사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인버그 시러큐스대 교수는 아산정책연구원 세미나에서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증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군사적 역량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책임감(commitment)은 확고하며 결코 동맹국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론을 주장하는 진보층 일각의 미국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 최강국을 동맹국으로 삼는 것은 여전히 우리에게 포기할 수 없는 외교 안보적 자산이라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강한 한미동맹은 한국이 주변국에 당당한 외교를 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강화 역시 한미동맹이 공고한 틀에서 이뤄져야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미국은 한 지역을 보지 않고 전 세계의 관점에서 국제관계를 바라보고 있으며,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을 넘나드는 ‘연합(coalition)’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유일한 나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세계 질서가 아니라 지역 질서가 바뀔 때 굳건한 한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국익이 희생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동맹론의 시각이다.

하지만 균형론을 주장하는 보수층 일각에 따르면 중국과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고 주장한다. 한 언론사에서 게재한 균형론의 입장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중국 경제를 무시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미국 유럽 일본으로 대변되는 국제 경제 리더십의 빈틈을 보완할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 김흥규 교수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과의 갈등을 전제한 정책으로는 한국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먹고사는 문제부터 안보 문제까지 미국과 거의 동일한 수준에서 중국을 고려하지 않을 때 받을 타격이 한미 갈등에서 올 타격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힘을 능가하는 세계 패권국이 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하지만 중국이 머지않아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패권국이 될 가능성은 농후해 보인다.

중국이 부쩍 강조하고 있는 ‘신형 대국관계’는 미국에 대해 동아시아 지역 맹주는 바로 중국이니 이 지역의 영향력을 인정해 달라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전략으로 새롭게 짜야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취해온 이른바 ‘안미경중’의 기조에 대해 국내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사실상 지속 불가능한 대응 전략이라는 냉엄한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첨예화하는 미-중 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임기응변식의 수동적인 현상 대응 기조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 다수는 미-중 사이 한국의 생존전략으로 회자돼온 ‘안미경중’에 부정적 진단을 내렸다.

한 언론 매체에 따르면 ‘안미경중’이 지속가능한 대응 기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속가능하며, 한국의 장기적 대응 기조가 돼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17.8%에 그쳤다. 반면 ‘우리의 생존과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균형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는 비율은 62.2%에 이르렀다. ‘안미경중’이 ‘지속 불가능하며, 조만간 안보나 경제를 두고도 양쪽으로부터 선택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13.3%로 나타났다.

‘안미경중’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지속 불가능하다’ 18.8%, ‘새로운 균형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 50.0% 등 다수를 차지했다.

‘안미경중’을 대체할 한국의 기본 전략으로는 ‘남북협력 및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질서 구축’을 꼽은 이들이 66.7%로 압도적이었다.

“미-중 간 긴장 완화와 미-중이 공영할 수 있는 대안 제시 등” 지역 다자 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중견국 외교의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한-미 동맹 강화 및 한-미-일 삼각공조 참여’(20.0%)와 ‘미-중 사이 등거리’ 전략(4.4%)이 뒤를 이었고, ‘중국과의 공조 강화’를 선택한 이는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동북아국장을 지낸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는 “안보든 경제든 한국의 모든 대외정책분야를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편에 지나치게 경도되지 않는 균형잡힌 외교 자세를 스스로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자관계보다 다자협력체 관계 형성 중요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어렵다. 미·중이 갈등 관계여도 문제지만 반대로 미·중이 협력관계로 돌아서고 동북아 문제를 미·중 협력의 틀 안에서 해결하게 되는 것도 한국에는 재앙이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게 어려운 것은 양국의 갈등이나 화해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경제와 정치를 분리해 한중 관계를 유지하기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 미중을 두고 벌인 줄타기의 줄이 끊어질 수도 있다.

한국이 이 같은 딜레마에서 벗어나려면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 다자협력체 차원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미·중·일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과 다양한 형태의 다자 네트워크를 여러 개 만들어 안전판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유연하고 실용적인 태도와 정확한 상황판단은 기본이다.

‘안미경중’을 대체할 한국의 기본전략으로는 ‘남북협력 및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질서 구축’을 제시하는 의견이 많다. 미-중 간 긴장완화와 미-중이 공영할 수 있는 대안 제시 등 지역 다자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중견국 외교의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협력 및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질서 구축을 향하여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말이다. 한국이 미-중 사이의 배타적 선택을 해야 할 개연성을 낮추고 이를 합리적 관리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방안의 기초는 남북관계 개선이며 장기적으로는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질서를 통해 동맹 또는 진영대결 구조를 완화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평화, 협력 가치를 전면에 내걸고 일관된 행보를 해 나갈 때 미·중 눈치보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말처럼 “고난도 외교 사안의 고차방정식을 1·2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에 연연하지 말고 뚜벅뚜벅 갈 길을 가야 할 때”라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이다.

김상미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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