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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 고행의 통증
김영철 박사  |  mokjoi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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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13  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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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의 질병통계에 의하면, 관절염이라고 진단을 받은 환자가 11%를 넘는다고 한다.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관절염은 여자에서 빈발하는데, 특히 명절 이후에 관절통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많다. 일시에 많은 가족들의 음식을 장만하느라 관절을 혹사한 탓이라고 생각된다. 필자의 한 여자 환자의 경우, 오십 초반에 골프를 시작하면서 손가락에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병했다. 그립을 너무 꽉 잡고 무리하게 연습한 탓이다. 약물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없어져서 6년간 통증 없이 잘 지내왔다. 그런데 최근 오카리나를 열심히 배우기 시작하고, 명절 때 가사 일을 많이 한 탓에 손가락 관절의 염증이 재발했다. 다행히 그녀는 경증의 환자여서 다시 약물 치료후 통증이 소실되어 다시 골프도 하고 오카리나도 부를 수 있게 되었다.
필자도 근년에는 장시간의 높은 산행은 무릎 통증으로 자제하고 있다. 무릎에 신경 쓰면서 걷다보니, 돌계단 오르막을 오르면서 자갈 밟히는 소리가 마치 무릎 뼈가 부딪히는 소리로 들렸다. 그때 명성산의 억새밭을 산행하면서 쓴 시「마음 밭」의 부분을 소개한다.

“돌계단을 오르내리면서 / 바각거리는 소리가 나길래
연골판이 닳은 무릎 / 뼈가 부딪히는 소리인줄 알았다//
머릿발 희끗희끗한 수만의 억새들/ 몽돌해안의 파도처럼 달려와
가슴팍을 두드렸다 /// 그래, 멀리서 보니
쓸쓸한 기억들도 무리 지어 있으면 / 아름다운 장관이 되는구나.“

*정의
관절은 맞물린 뼈와 뼈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연골, 관절낭, 활막, 인대, 힘줄, 근육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운동 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관절염은 여러 원인에 의해 관절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이때 관절의 통증이 동반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발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며, 점차 주위의 연골과 뼈로 염증이 퍼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초래한다. 관절 외 증상으로 빈혈, 건조증후군, 피하 결절, 폐섬유화증, 혈관염, 피부 궤양 등이 나타나는 전신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면역현상이 주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면역이란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신의 인체조직을 적으로 오인해서 공격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유전적 소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신체적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후 발병을 촉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자에서 폐경 초기에도 발병률이 높은데, 이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증상
관절 안에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혈액 내의 백혈구들이 관절로 모여들게 되고, 관절액이 증가하여 관절이 부으면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염증이 지속되면 염증성 활막 조직들이 점차 자라나면서 뼈와 연골을 파고들어 관절의 모양이 변형되고, 관절을 움직이는 데 장애가 초래된다. 초기에는 손가락, 손목, 발가락 관절 등이 주로 침범되며, 병이 진행함에 따라 팔꿈치관절, 어깨관절, 발목관절, 무릎관절 등도 침범된다. 이러한 관절에 통증, 뻣뻣함, 종창 등의 증상이 수 주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해져 움직이기 힘들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움직이는 것이 좋아지는 현상을 조조강직이라고 말하는데,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의 중간마디와 손바닥 부위를 잘 침범하나, 손가락 끝마디의 관절은 잘 침범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 손바닥의 홍반이 나타나기도 한다. 무릎 같은 큰 관절은 초기에는 잘 침범되지 않지만, 전 기간을 놓고 보면 80% 이상의 환자에서 침범된다. 그 밖에도 팔꿈치, 발과 발목, 엉덩이 관절, 척추, 턱 관절 등도 침범할 수 있다.
관절 이외에도 여러 장기를 침범할 수 있다. 피하 결절이 팔꿈치, 손가락, 치골, 아킬레스건 등에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빈혈이 잘 동반되는데, 이는 관절의 염증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다. 심장, 폐, 눈, 신경, 간 등에 전신 침범이 발생하면 병의 경과 및 치료 예후가 나쁠 수 있는데, 특히 혈관염, 아밀로이드증, 폐섬유증이 여기에 해당된다. 전신 침범의 증상으로는 발열, 전신 쇠약감,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진단
류마티스 관절염을 확실하게 진단하는 검사법은 아직 없다. 따라서 특징적인 증상, 검사 결과, 방사선학적 징후 등을 종합하여 진단을 내리게 된다. 현재 다음 7개의 항목 중 4개 이상을 만족하고 1)~4)의 항목의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될 때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내리게 된다.
1) 조조강직: 관절이나 관절 주변의 뻣뻣함이 1시간 이상 지속됨
2) 세 부위 이상에 나타나는 관절염: 3개 이상의 관절에서 동시에 붓기와 삼출이 관찰됨
3) 손 관절의 관절염: 손목, 손가락 중간마디 관절, 손바닥 관절 중 한 관절 이상의 종창
4) 대칭성 관절염: 좌우측의 같은 관절에 증상이 나타남
5) 류마티스 결절: 뼈가 튀어나오거나 관절의 한쪽에 만져지는 피하 결절
6) 혈액검사에서 류마티스 인자 양성
7) X-선 검사에서 발견되는 뼈의 침식 징후
류마티스 인자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80%에서만 양성으로 나온다. 또한 정상인에서도 5%는 양성으로 나올 수 있으므로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이라고 하여 모두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다. 다만 류마티스 인자가 높은 사람은 관절 손상이 심한 경향이 있다. 관절염증 시 ESR(적혈구 침강속도)과 CRP(보체 반응 단백)의 검사수치가 증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치료
류마티스 관절염에 사용되는 약제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스테로이드, 항류마티스약제와 TNF 차단제 등이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완화하여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진행을 억제하지는 못한다. 항류마티스약제 치료를 조기에 빨리 시작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다. 그러나 어떠한 약제도 류마티스 관절염을 완치시키지는 못한다.
1)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통증을 감소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질병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진통 효과는 24시간 이내에 나타나지만 항염 효과는 7일 정도 후에 나타난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를 오랫동안 복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약물로 인한 위장 장애이다.
2) 스테로이드: 매우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갖고 있다. 스테로이드는 복용 후 24시간 내에 항염증 효과가 나타나 증세를 호전시킨다. 그러나 질병의 경과가 변하거나 완치될 수는 없으며,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하므로 가급적 소량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항류마티스약제: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질병 초기에 항류마티스약제를 사용하면 장기적인 결과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항류마티스약제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관해(병의 증상을 발견할 수 없는 상태)를 유도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사용된다. 약제로는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설파살라진(sulfasalazine), 레플루노마이드(leflunomide), 항말라리아제 등이 있다. 6개월 이상의 치료에서도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 2가지 이상의 약물의 병용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4) TNF 차단제: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중간 물질인 TNF를 차단하여 염증반응을 막는 약제이다. 기존의 항류마티스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70% 이상 증상을 호전시키며, 기존 약제에 비해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잠복 결핵의 활성화와 같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잘 관찰하면서 투약해야 한다.
*예후
침범된 관절은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 관절의 피막 등이 두꺼워지고 점차 움직임이 제한되어 고정적인 관절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2년 이내에 관절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킨다. 관절 외의 폐,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를 침범한 경우 병의 경과 및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관절 외 증상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5배 가량 증가한다고 한다. 관절염이 심한 활동기에는 약한 정도의 운동만 하는 것이 좋으며, 염증이 가라앉은 후에는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시행한다. 현재 관절염에 효과가 입증된 식품은 어류의 불포화지방산뿐이다. 체중의 증가는 환자의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체중이 증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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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영철
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시인 (필명: 김세영)
시집: 「강물은 속으로 흐른다」, 「물구나무서다」

 

김영철 박사  mokjoi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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