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이슈
기업인 광복절 특사 핵심 키워드 ‘경제 살리기’정치권은 술렁, 대기업 총수들 대환영
오늘의한국  |  webmaster@k-today.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8.06  12:53:1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지난달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 70주년 사면’ 발언 이후 특별사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은 유력 인사들의 특사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사면은 국민 누구나 법을 위반할 수 있고 이를 재단하는 사법기관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제도다. 1948년 대한민국 제헌의회가 방금 제정한 헌법에 기초해 최우선적으로 정부조직법을 만든 다음 제2호 법률로 제정한 게 바로 사면법이다. 이는 사면에 정치권은 물론 국민 다수의 관심과 이해가 얽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면을 두 종류로 나뉜다. 범죄의 종류를 지정하는 일반사면과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특별사면이다. 일반사면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반면, 특별사면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만 거치면 된다. 국회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특사의 경우에도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법무부 장관이 9명으로 구성된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의결된 특사 명단을 대통령에게 올리도록 돼 있다. 그런데 사면심사위원회 자체가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위원장도 법무부 장관이 맡고 있다. 그러나 심사라고 하지만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실무를 담당하지만 실제 핵심역할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맡는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특사 대상으로 누구를 넣고 누구를 뺄지 여부는 법무부가 아닌 청와대에서 결정한다고 보면 된다”며 “민정수석실에서 명단을 작성해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후 법무부로 보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후 사명심사위원회의 의결 등 공식 절차를 밟게 된다는 것이다.

 

朴대통령, 기업인 특혜 받는 것 안 되지만 역차별 받아서 안 돼

 

그동안 박 대통령은 특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 왔다. 대선 공약부터 그랬다. 대기업 지배주주 ‧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 제한이 그것이다. 당선인 시절이던 2013년 1월 28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설 특사 계획을 두고 ‘특사가 강행되면 이는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 권한 남용이며 국민 뜻을 거스르는 것’ ‘국민 정서에 반하는 비리 사범과 부정부패에 대한 특사 감행에 우려’ 등 반대 입장을 담은 대변이 논평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그동안 견지해왔던 입장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월 12일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인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는 것도 안 되겠지만 기업인이라고 역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특사와 관련해 “국민의 법 감정, 형평성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법무부가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즈음 정치권에서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경제 살리기’를 앞세워 대기업 총수들의 가석방과 사면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당 지도부와 친박계 의원들에 이어 야당 중진들까지 가세했다.

여권 관계자의 한 인사는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려고 할 때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관련 얘기가 쏙 들어갔다. 연말쯤 다시 분위기가 무르익으려고 하니까 이번에는 ‘조현아 땅콩 회항’이 터져 말도 못 꺼내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정부 핵심 인사들도 경제인 특사를 위해 힘을 실었다. ‘친박(친박근혜)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은 “기업인이라고 원칙에 어긋나게 엄하게 법 집행을 하는 것은 경제살리기라는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경제 살리기’는 기업인 특사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재계에서는 광복절 특사와 관련해 쌍수를 들고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 ‘경제인 사면’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사면 발언’이 있었던 7월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30대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경제가 어려운 만큼 국가 경제에 기여를 했고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분들에게 기회를 줄 필요성이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22일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기업 총수를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박 회장의 바람처럼 광복절 특사 대상으로 최태원 SK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최 히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 부회장과 구본상 전 LIG네스원 부회장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횡령으로 징역 4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은 최 회장 형제는 형량의 약 60%를 복역했다.

사기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구 전 부회장은 형량의 약 70%를 감옥에서 보냈다. 배임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김승연 회장은 철창신세는 면했지만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배임 혐의로 기소돼 6년형을 선고받고 2년 6개월째 수감 중인 최원영 전 예음그룹 회장도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면 때마다 ‘부적절한 인사’포함돼 구설수에 올라

 

우리나라는 제1공화국에서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사면이 실시됐다. 역대 정부는 겉으로 ‘국민 대통합’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사면이 남용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권 유지 수단이나 정치적인 국면 전환, 정치적 거래를 위해 사용됐고 권력형 부정부패 비리 사범의 족쇄를 풀어주는 도구로 악용되기도 했다. 자기 사람을 ‘특혜 사면’하거나 전 정권 사람을 ‘보은 사면’하는 일도 흔했다.

전두환 정권부터 현 박근혜 정권까지 사면은 총 53차례 단행됐는데 전두환 정권이 가장 많았다. 12‧12 군사정변으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정권 유지 수단으로 사면권을 이용했다. 특히 신군부에 대한 반발이 가장 많았던 1980년대 초 11번 연속으로 사면을 실시했다. 1981년 한해에만 6회에 걸쳐 특별사면 ‧ 특별감형 ‧ 특별복권이 이뤄졌다.

전두환 정권은 임기 말인 1987년 대대적인 사명을 단행했다. 6.29 선언이 있은 후 7월에 김대중 당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공동의장도 사면 복권시켰다.

전두환 정권의 바통을 이어받은 노태우 정권은 취임 기념으로 6375명에 대해 사면을 실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말인 1992년 12월에 마지막 사면을 실시했는데 밀입북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이던 임수경 현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과 문규현 신부를 가석방하는 특별사면을 실시했다.

노태우 정권의 특사 중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씨와 처남 이창석씨를 비롯한 5공 비리 관련자 19명도 포함됐다. 그리고 노태우 정권 시절 최대 권력형 비리의 하나인 ‘수서 사건’에 연루됐던 장병조 청와대 비서관과 이원배 전 국회의원도 사면 혜택을 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문민정부’를 자처한 후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제거하고, 공직자 재산등록제, 금융실명제 등의 개혁을 추진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군부독재 청산의 일환으로 전두환 ‧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했고 그 아래 수하들도 차례로 감옥에 보냈다. 하지만 임기 말에 특별사면으로 모두 풀어줬다. ‘12‧12 군사정변’과

‘5‧18 광주 학살’ ‘비자금’ 등 비리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으나 2년 만에 풀려났다.

청호용 전 국방부장관, 장세동 전 안기부장, 안현태 ‧ 이현우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도 석방되거나 남은 형량을 면제 받았다.

김대중 ‧ 노무현 정권에서도 특별사면을 남용한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후인 1998년 3월 ‘민주 정권 탄생’을 알리고 대규모 사면을 단행했다. 특별사면 ‧ 감형 ‧ 복권 뿐 아니라 징계사면까지 실시해 총 20만1137명이 사면됐다. 그러나 임기 중 7차례 실시한 사면 중에는 ‘부적절 인사’가 포함됐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한보 게이트의 장본인이었던 정태수 전 한보 그룹 회장과 여기에 연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등을 특사로 풀어주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2000년에는 선거법 위반으로 정치 활동이 금지됐던 이명박 전 의원을 사면한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발판이 됐고 제17대 대통령 단선으로까지 연결된다.

노무현 정권에서는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 수감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과 측근 인사들을 풀어주거나 사면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는 2002년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005년 8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사면 복권됐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인 신건 ‧ 임동원 전 국정원장, 박지원 전 대통ㄹㅇ 비서실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신승남 전 검찰총장 등도 사면 혜택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구속됏던 측근들도 재임 시절에 사면했다. 불법 대선 자금 혐의로 구속됐던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과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최도술 전 청와대 비서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4월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두 번에 걸쳐 연달아 특별사면을 받았다.

 

성완종 전 회장 두 차례 사면…거대 지하시장 있다?

 

성완종 전 회장은 2007년 11월 자민련에 ‘불법 정치자금’ 16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2004년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나 노무현 정부 대인 2005년 5월 석가탄신일 사면(첫 사면)을 받았다.

이후 2007년 11월 ‘행담도 개발 비리사건’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지만 그해 12월 임기 마지막 특사(두 번재 사면)로 구제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두 번째 사면이다. 성 정 회장은 행담도 개발 비리사건과 관련, 서울고등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자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는데 이로부터 약 한 달 뒤 사면을 받았다.

사면은 형이 확정된 사람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 전 회장의 상고 포기는 당시 청와대와 교감을 나눈 것이 아내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 인사들이 “당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때라 이명박 정부의 듯이 반영됐다”고 주장해 양 정부 인사들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의 두 차례 사면 배경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 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당사자를 비롯해 당시 특사에 관여한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비서관, 법무부 관계자 등을 조사해보니 두 번의 특사 때 성 전 회장이 건평 씨에게 청탁 및 금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면과 관련해 지하시장이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에 따르면 특히 두 번째 사면 때 성 전 회장은 ‘특사가 어렵다’는 건평 씨에게 측근을 세 차례 보내면서 건평 씨의 고향 후배이자 경남기업이 하도급을 준 건설회사 운영자를 더 잘 챙겨주겠다고 했다. 성 전 회장은 청탁 직후 이 회사에 공사 금액을 5억원 늘려줬다. 단 검찰은 두 건 모두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의 공소시효(7년)가 만료돼 더 이상 수사를 진척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성 전 회장의 이러한 ‘두 번의 사면’ 논란을 시작으로 사면로비 관련 논쟁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전해철 의원이 사면로비 논란에 휩싸였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8차례 특사를 시행했는데 이때 문 대표와 전 의원이 각각 대표를 지낸 법무법인 부산, 법무법인 해마루에서 변호한 피고인 40여명이 감형 복권 등 특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문 대표는 사면을 총괄하는 민정수석비서관을 두 차례 맡았었고 시민사회수석, 정무특보, 비서실장을 역임했었다. 전 의원 또한 민정비서관, 민정수석 등을 지냈었다. 이는 성 전회장 사건과도 연계돼있는데 문 대표의 경우 성 전 회장의 첫 번째 특사 때 청와대 민정수석, 두 번째 특사 때는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따라서 문재인 대표는 성 전회장의 사면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됐다.

한편 이명박 정권도 사면권을 활용했다. 사면 대상자인 재벌 총수의 면면을 보면 화려하다. 사면 규모도 역대 최고였다. 정몽구 현대 ‧ 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형이 확정된 지 두어 달도 안 돼 특별사면 됐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사면됐다. 김승연 회장은 기업활동과 무관한 보복 폭행으로 처벌을 받았지만 경제인으로 분류돼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2009년에는 경제 5단체의 특별사면 건의로 기업인 78명이 무더기로 사면됐다. 이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배임과 조세 포털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건희 회장의 경우 4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면이 단행돼 논란이 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비리 혐의로 구속된 자신의 최측근들도 특별사면에 포함시켰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 파이시티 비리로 구속됐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다.

오늘의한국  webmaster@k-today.com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한국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차향기와 함께 여행 - '정읍편'
2
나주시, 市승격 40주년 기념 '시민의 날' 개최
3
경기도, 2022년 예산 33조 여억 원 편성... 30조 시대 열었다
4
서울식물원, ’2021 IFLA 아시아-태평양 조경상'서 우수상
5
윤재갑 의원, 어촌·어항 인프라사업 ‘어촌뉴딜 2,000’ 확대 촉구
6
박형준 부산시장, “시민 모두 행복한 부산 만들겠다”
7
박형준 시장, 국가균형발전 17개 대선공약 발굴·선정
8
‘남해 3․1 독립운동 기념 비문’ 바로 잡은 후손들
9
경찰청, 2022 대선-지자체 양대 선거 관련사범 단속 돌입
10
드론·로봇으로 택배 배송 상용화한다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513) 서울특별시 금천구 벚꽃로234 | 대표전화 : 02)702-0111 | 팩스 : 070-4275-1429
잡지사업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5 | 등록일 : 1982년 12월 23일 |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244
회장: 임윤식 | 사장: 정희돈 | 편집국장 : 정재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형
Copyright © 2013 오늘의한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