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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검사로 밝혀지는 가짜 식품들동남아 관광지서 구매한 코브라 쓸개는 사실 닭 쓸개
함지하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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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08  13: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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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식품이 판치고 있다.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생선이 도미로 둔갑하고, 돼지고기로 만든 육포가 시중에 유통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것.
이 같은 비양심 업주를 단속하기 위해 최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까지 나섰다. 국과수 유전자감식센터 법생물연구실은 전국에서 의뢰가 들어온 각종 식재료의 ‘진짜, 가짜’ 여부를 판별하고 있다. 2011년과 2012년 각각 45종, 26종에 불과했던 감식 의뢰 증거물이 올 들어 8월까지만 577종이 접수됐다.
실제로 지난 5월말 법생물연구실은 유명 체인업체의 초밥에 사용된 도미가 진짜인지 확인해 달라는 경찰의 감식 의뢰를 받고 DNA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도미가 아닌 외국산 어종인 틸라피아로 밝혀진 것.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색감과 식감이 도미와 유사하지만 도미보다 질기면서 값은 10분의 1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울에 50여개, 전국적으로 250여개 지점이 있는 이 업체 본사 관계자는 "일부 지점에서 무단으로 틸라피아를 구입해 쓴 것으로 본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대구 대신 오래된 냉동 명태도 DNA 검사 앞에선 진실 드러나

지난 4월 수원의 한 대구탕 집에서 압수된 68개의 생선 조각은 DNA 감식 결과 대구가 48개뿐이었다. 값싸고 오래된 냉동 명태를 대구와 섞어서 끓여 손님 앞에 내놓았던 것이다. 이 식당의 이 같은 속임수는 탕에서 끓고 있던 생선 비늘 모양이 대구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 챈 한 손님의 신고로 드러났다.
부산의 한 시민은 동남아시아 관광지에서 구입한 코브라 쓸개를 경찰에 신고해 결국 잘 말린 닭 쓸개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육안으로는 어떤 동물의 것인지, 심지어 쓸개가 맞는지도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국과수의 DNA 검사 결과는 이처럼 충격적이었다.
또한 염소탕 속에 있던 고기가 개고기라는 사실과 쇠고기 육포가 사실은 돼지고기였다는 사실도 국과수의 DNA 검사를 통해 진실이 드러난 경우.
경남 창녕의 한 업주는 염소고기와 개고기 모두 육질이 부드럽다는 공통점을 악용해 저질 개고기를 염소탕에 넣었고, 육가공 전문업체는 수입산 돼지고기를 쇠고기 육포로 둔갑시켰던 것이다.
가장 많은 의뢰가 들어온 것은 홍어였다.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은 홍어라고 비싸게 구입했는데 진짜 흑산도 홍어가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의뢰에서부터, 칠레산 홍어를 구입해 먹었는데 홍어가 아니라 가오리 같다며 경찰에 신고한 사례 등 다양한 분석 의뢰가 들어왔다.
그러나 DNA 감식을 진행한 국과수의 답은 '확인 불가'였다. 홍어 조각에서 채취한 DNA와 대조할 '표준 홍어 DNA'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과수는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가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는 종(種)별 표준 DNA를 종 확인에 사용하는데,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 데이터베이스에 가오리 DNA는 있었지만 홍어 DNA는 따로 없었다. 칠레산 홍어나 흑산도 앞에서 잡은 홍어나 DNA 감식 결과는 모두 비슷한 DNA를 가진 가오리로 나온 것이다.
이에 국과수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국산 홍어 샘플 30개를 전달받아 '국산 홍어 표준 DNA'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산 홍어와 외국산 가오리의 DNA 차이가 확인되면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에 등재할 수 있고, 홍어 원산지 확인도 가능해진다.
불량식품으로 의심돼 감식이 진행됐지만 DNA 검사 결과 '진품'이 확인된 사례도 적지 않다.
외국산 쇠고기로 의심돼 압수된 서울의 한우 전문점 6곳 중 4곳은 진짜 한우를 쓰고 있었다. 소나 돼지는 종 식별뿐 아니라 국산인지 외국산인지 식별도 가능하다. 유명 고급 초밥 체인점 4곳의 도미 초밥도 진짜 도미였다. 틸라피아를 도미로 속여 팔던 체인점과 비교하면 이들의 도미 초밥 가격은 3∼5배나 됐다.
진짜여서 더 꺼림칙했던 사례도 있다. 올해 2월 경찰에 압수된 중국산 인육 캡슐에선 실제 인체 성분이 검출됐다.
국과수에 쏟아진 불량식품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불량식품이 버젓이 유통돼 왔는지를 보여준다. 경찰청 관계자는 "4대악 척결과 관련해 불량식품 단속에 나섰는데 처음엔 긴가민가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발량이 많고 특이한 사례도 많아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아직 적발되지 않은 불량식품은 훨씬 더 많지 않겠느냐"며 "증거물에 대한 감식을 진행하면 할수록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줄고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다.
<함지하 뉴욕한국일보 기자>
 

함지하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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