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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종창약이자 훌륭한 구황식물 ‘유근피’仁山김일훈 선생, ‘사람을 살리는 나무’
임일빈 제주자원식물연구소장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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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3  14: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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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나무는 아름답고 깔끔한 인상을 주는 나무다. 느티나무와 닮았으며 산 속 물가나 계곡 근처에서 자란다. 유근피는 ‘느릅나무의 뿌리껍질’을 말한다. 나무 속 껍질은 ‘유백피(楡白皮)라고도 한다. 잎은 맑은 초록빛을 디며 넓은 타원형으로 톱니가 있다. 이른 봄에 연한 풀색의 꽃이 피며 어린 순은 튀김을 해 먹으면 아삭거림이 좋다.

그 껍질은 상당히 질겨서 옛날에는 이 질긴 껍질을 꼬아서 밧줄이나 옷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 질김의 강도가 무척 강하고 부드러워 많이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느릅나무의 껍질을 벗겨서 입으로 씹어보면 끈적끈적한 점액이 많이 나오는데 이 점액이 갖가지 종기나 종창을 치료하는 좋은 약이 된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배설을 도와주는 작용이 있어서 대소변이 통하지 못하는 병에 주로 쓰인다. 특히 오줌을 잘 누게 하고 위장의 열을 없애며 부은 것을 가라앉히고 불면증을 낫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약으로는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쓰는데, 이른 본에 뿌리껍질을 벗겨 내어 그늘에서 말려서 쓴다. 말리면 대개 속껍질이 누렇게 된다.

느릅나무는 천지의 음기를 받아 자라는 나무인 까닭에 뿌리껍질을 채취하거나 말릴 때 햇볕을 보면 약효가 반 이하로 떨어진다. 그러므로 해가 뜨기 전인 새벽에 뿌리껍질을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려 두고 약으로 써야 한다. 또 달이는 것보다 날로 쓰는 것이 효과가 훨씬 더 세다.

옛날부터 종기를 치료하거나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약으로 썼다. 배가 고플 때에는 껍질을 벗겨 먹었고 잎도 쪄서 먹었으며 열매로는 장을 담가서 먹었다.

그러나 느릅나무를 훌륭한 약재로 여기지는 않고 잡목으로 취급하여 천대했다. 근래에 이 나무를 귀중한 약재로 주목하고 그 약성을 분명히 밝힌 사람은 뛰어난 민간의학자인 인산(仁山) 김일훈 선생이다. 선생은 천부적 예지와 많은 실험에서 얻은 통찰력으로, 느릅나무는 ‘최고의 종창약’이며 각종 비위질환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신약이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나온 나무라고 하였다.

 

묘향산 깊은 곳에 사는 사람들…난치병은 물론 잔병조차 앓는 일 없어

 

인산 김일훈 선생은 일본 경찰을 피해 20여년을 묘향산 깊은 곳에 숨어살 때 그곳 사람들이 유달리 건강하고 병 없이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을 갖고 살펴본 결과, 그들은 느릅나무 껍질과 그 뿌리껍질을 늘 먹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느릅나무 껍질을 율무 가루와 섞어 떡도 만들어 먹고 옥수수 가루와도 섞어 국수도 눌러 먹는데, 그들은 상처가 나도 일체 덧나거나 곯는 일이 없었으며 난치병은 물론 잔병조차 앓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실험한 결과 유근피가 각종 종창과 비위 질환에 매우 좋은 약임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유근피는 비위(脾胃)의 여러 질환 중에서도 특히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소장과 대장 직장의 궤양, 식도궤양 등 여러 궤양 증에 탁월한 효과를 내며 부종, 수종 등 악성종창과 각가지 암종의 영약이다. 유근피에는 강력한 진통제가 함유되어 있으며 살충 효과도 높으면서도 중독성이 없어 오래 먹어도 탈이 없다. 등창, 후발종(後發腫), 견창, 둔종(臀腫), 음낭암 등 암종과 복창(腹脹), 순종(脣腫), 비종, 부종, 지종 등 제반 악종에는 유근피를 날것으로 찧어서 붙이고 말린 유근피 가루를 자주 먹으면 좋다.

이밖에도 유근피와 토종밤을 섞어 떡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온갖병을 고칠 수도 있고 예방할 수도 있다. 영양 또한 풍부해서 구황식물로도 알려져 있다. 조선 명종 때 간행된 <구황촬요(救荒撮要)>에도 흉년에 대비해 백성들이 평소 비축해 두었던 물건으로 느릅나무 껍질이 들어 있다. 유근피는 자궁암, 유방암 등 피부에 생긴 암을 치료하는 데도 좋은 약재로 알려져 있다.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도망가야 하나?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하나?

약초를 하러 산속이나 들녘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예기치 못했던 많은 일들을 겪곤 한다.

약초 캐러 나가면 하루에 보통 10km 5km 걸을 때도 있다. 혼자서 산속에 들어가게 되면 짐승의 시체를 만날 때도 있고 어두컴컴한 계곡에 들어가 길을 잃을 때도 있다.

약초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이다. 한라산 깊은 계곡은 등산객들이 1년이면 한 두명씩 길을 잃고 헤매다 목숨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시림이 발달되어 키 큰 나무들이 빽빽이 자라 대낮에도 어두컴컴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날도 약초 주문 받고서 깊은 숲속을 5km 쯤 들어갔다. 하늘은 키 큰 상록 교목으로 덮여 어두컴컴해 지척을 제대로 분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것도 대낮인 오후 1시경 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헤매고 있을 때였다. 어디서 으스스한 바람이 불면서 ‘흐흐흐’ 하는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말로만 듣던 전설의 고향에서 나오는 처녀 귀신의 그 섬뜩한 소리였다.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나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 어떻게 할 것인가?’ 온갖 생각들이 나의 뇌리를 파고들었다.

‘여기서 도망 가야되나! 그렇지 않으면 가서 확인 해봐야 되나!’

내가 여기서 도망가게 되면 그 두려움이 평생 동안 내 뒤를 쫒아 다니면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만일 용기를 내어서 그 소리의 실체를 확인한다면 두려움은 내게서 영원히 사라질 것 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고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다. 직접 가서 확인해 보자.’

그래서 소리 나는 쪽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가다보니 왕벌집(한번 쏘이면 사망 아니면 중상)이 나왔다. 나는 우회해서 숨죽이며 조금씩 소리 나는 쪽으로 접근해갔다. 하지만 나는 순간 긴장이 확 풀리면서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중간정도 크기의 나무 두 그루가 빗대어져 바람이 불면 서로 비비면서 내는 소리였던 것이다. 사람은 평생 경험을 통해 배워나가는 존재이라고 했던가! 나는 이날 한 가지 지혜를 터득한 셈이다.

두려움은 피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의심이 들면, 직접 가서 명명백백히 확인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내 앞에 감당하기 힘든 일이 닥친다고 할지라도 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당당히 해결해야 하며, 어려운 상황이 내 앞에 놓이게 되면 그것을 확실하게 이해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임일빈 제주자원식물연구소장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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