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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3․1 독립운동 기념 비문’ 바로 잡은 후손들제102주년 맞은 3·1절 여전히 비틀어진 진실 바로잡아 후세에 본보기 36년 전 1985년 남해에 세운 ‘3·1운동 기념탑’을 둘러싼 슬픈 이야기
조순동  |  ko-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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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16  15: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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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날해군 설천면 문항리 소재 남해 3·1운동 발상 기념탑

올해도 어김없이 제102주년 3·1절이 지나갔다. 당시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함성이 여전히 귓전에 맴도는 듯하다. 3·1운동의 역사적 진실은 미화시켜서도 왜곡되어서도 안 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여 후세에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36년 전인 1985년 남해에 3·1운동 발상 기념탑을 세운 이야기다. 기념탑의 비문 원안은 문신수가 만들었다. 그런데 이 비문 원안에 대해 정익주 선생 아들 정행규(전 삼동면장, 남해향교 전교)가 1985년 이의를 제기하여 진주법원에 고발하였다. 이 사건이 잊혀진 ‘문신수 필화 사건’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역사를 바로잡은 후손 좌로부터 김정일(정임춘 선생 증손 정영철의 장인), 박성석 소장, 이처기(이예모 손자) 남해문화원(2019년 2월 13일)

잘못된 사실 새겨 긴 세월 논란
이예모는 1919년 4월 2일 남해군 설천면 문항리에서 100여 명이 참여한 남해 최초의 만세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으나, 이틀 뒤 4월 4일 남해읍 시장에서 1000여 명이 참여한 만세운동에는 참석하지 않았는데 4월 4일 남해읍 내 만세운동을 주도한 것처럼 발상기념비에 이예모 이름이 첫 오름은 부당하다.
또 하나는 당시 진주재판소 예심판결문에 피의자(被疑者) 이름으로 강한문(姜漢文) 농업 48세, 김희조(金熙祚) 농업 52세, 박경수(朴敬洙) 선제조직 50세, 유봉승(柳捧承) 농업 19세, 유찬숙(柳贊淑) 농업 28세, 윤주순(尹柱舜) 무직 24세, 이예모(李禮模) 농업 38세, 정몽호(鄭夢虎) 무직 22세, 정순조(鄭順祚) 농업 32세, 정용교(鄭鎔交) 농업32세 정익주(鄭益周) 농업 23세, 정임춘(鄭壬春) 농업 30세, 鄭裁模(정재모) 무직 23세, 정학순(鄭学淳) 농업 23세, 정흥조(鄭興祚) 농업 30세, 하상근(河祥根) 농업 31세, 하준호(河準互) 농업 33세라고 17명의 주소 직업 나이가 일목요연 적혀있다.
당시 재판받았던 피의자 명단에 없는데도 남해 3·1운동 발상 기념탑 비문에는 만세운동 참가의 진위가 명확하지 않은 6명을 추가하여 23명을 기록한 것은 역사의 왜곡이다.
그러나 1985년 진주법원에서 문신수가 쓴 비문에 문제가 없고, 하자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 뒤 남해문화원에서 이예모는 2006년, 문신수는 2010년 각각 ‘내 고장 역사 인물’로 선정되어 문화원 앞에 현판까지 세워 기렸다.
그러다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정임춘 선생 증손 정영철이 1919년 7월 15일 당시의 판결문을 찾아내자 남해문화원에서는 이예모 손자 이처기 씨에게 연락하여 2019년 2월 13일 문화원 박성석 소장이 정임춘 선생 증손 정영철(대리 참석 장인 김정일)씨와 남해문화원에 모인 자리에서 이처기 씨가 이를 인정하였다.
종전까지 3·1절 기념식마다 이예모 손자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였지만, 이예모가 4월 4일 남해읍 내 만세운동을 주도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진 100주년 기념식에는 정임춘 손자 정성용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이 자리에서 장충남 남해군수는 독립 만세 최초 발생 일자는 4월 2일(종전 4월 3일)이며, 장소도 문항리(종전 남양리)이고, 만세운동 주도자는 정임춘 선생 외 16명(종전 23명)임을 바로 잡은 사실을 기념사에서는 밝혔다.
이 사실을 정임춘 선생 증손 정영철 부인 김경은 씨는 사단법인 대한민국 순국선열회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순국(殉國) 2019년 3월호에 “남해 3·1운동 100주년 맞아 재조명”이라는 부제목으로 애국지사 정임춘 이야기를 당시 진주재판소 예심판결문, 대구복심판결문, 국가보훈처에 제출한 정임춘 선생 공적 등 16면에 걸쳐 특집으로 게재됐다. 남해문화원에서는 그해 건물 전면에 있던 이예모와 문신수의 현판을 모두 철거하였다.
문제는 고소인 정행규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수백 번 3·1운동의 그날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애국자 후손임을 자랑스러워했다. 공직에서 정년퇴직하여 남해향교 전교로 모든 이들로부터 존경받고 자랑스럽게 살아왔는데, 이의를 제기한 고소가 패소하자 아버지(정익주 선생)가 가짜 애국자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므로 그 분함을 참지 못하였다. 그는 대인 기피증까지 겹쳐 폐인이 되어, 젊은 나이에 고인이 되었다. 아버지의 억울함은 대를 이어갔다. 후손을 만나려고 수차례 시도하였으나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 우로부터 김정일 주 집필위원, 김제정 경상대학 교수, 권성계 남해고교 교사, 추경화 주 집필위원, 박성석 향토사연구소장, 한관호 국장. 남해항일운동사 마지막 편집회를 마치고 (2021.10.8. 남해문화원)

마침내 역사 바로잡은 후손들
정임춘 선생 증손 정영철은 늦게나마 그분의 한을 풀어드렸다. 1919년 7월 15일 당시의 진주재판소 예심종결결정서와 대구복심판결문(1919.9.23)을 근거로 1985년의 당시 판결이 구전(口傳)을 바탕으로 한 오판임을 밝혀냈다.
올해 남해문화원(원장 하미자) 향토사연구소(소장 박성석)에서 남해항일독립운동사 편찬을 위해 자료 수집 중, 남해 3·1운동 주역이었던 정몽호 선생의 활동상황과 옥고담(獄苦談)을 손으로 직접 써서 남긴 육필원고를 지난 1월 2일 현재 수원에 살고 있는 정몽주 선생 아들 정창주 박사(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장)로부터 전달받았다.
그 외 남해읍 남산 남해 3·1 독립운동기념비 건립 공동회장(김성오 홍남식 정재홍) 중 한 분인 정재홍 선생 육필원고(복사본)도 찾아내었는데 필자가 새로 쓰는 남해 3·1운동에 보물같은 자료가 되었다. 이 육필원고에도 4월 4일 남해 3·1독립만세운동 때 이예모 활동 상황은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 역사는 왕왕 왜곡되어 엉뚱한 이에게 월계관을 씌워주며 기리고, 진정 기억해야 할 인물은 사라지기도 한다. 그 좋은 예가 3·1운동 발상 기념탑 비문이다. 이 증거로 10월 8일 정임춘 선생 증손 정영철이 남해의 항일독립운동사 공청회 자료로 만든 60쪽의 “남해 3·1독립만세 운동 굴절된 역사의 흔적을 찾다”를 남해문화원에 제출하였다.
이제 기미년 남해 3·1독립만세운동 애국자 17명의 추모 기념비에 잘못 새겨진 어두운 그림자를 벗겨주는 것이 후손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 김정일
   중앙대학교 4.19 혁명기념사업회 회장
   남해 항일운동사 주 집필 위원
   前 정보통신부 홍보담당관

조순동  ko-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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