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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번 2.3km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의 섬 ‘제부도’매바위, 해안산책로, 아트파크, 해수욕장 등 유명
글,사진 임윤식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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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18  17: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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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간조 때 바닷길이 열리는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은 진도, 무창포 석대도, 소야도, 실미도, 소매물도 등 꽤 많지만, 대부분은 물이 빠지면 모래톱이나 갯벌로 이어지는 곳들이며, 자동차를 직접 몰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고흥 우도, 서산 웅도, 선재도 부속섬 측도, 제부도 등 몇 군데 밖에 되지 않는다. 자동차를 타고 바닷 속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제부도는 간조 시 하루 2번 무려 2.3km에 이르는 바닷길이 열린다.

   
▲ 제부도 해수욕장 및 매바위

밀물시각에 차도가 바닷물에 잠기는 순간을 상상해 본다. 서하진의 단편소설 <제부도>가 생각난다. 소설가는 작품 마지막 구절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물이 차 오르는 시간이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갈라섰던 바다가 수천 수만의 팔을 뻗어 엉겨 붙으며 만나는 시간이다. 섬은 섬으로, 뭍은 뭍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이별하는 섬과 육지가 사납게 몰아치는 파도 같은 눈물을 뿌리는 시간이다. 물가에 이르자 크릉, 밀려드는 물살을 겁내듯 차가 움칠거렸다. 두려워하지 마. 이제 돌아가는 거야. 나는 가만가만 차를 다독이며 사라져 가는 길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그가 갔던 길을 가보리라. 그가 사라진 곳으로 나는 그를 따라가리라. 어둠 저편에 미소짓고 있는 그가 보였다. 그를 향해 마주 웃으며 나는 힘주어 가속페달을 밟았다. 그의 얼굴이 이끌어주고 있으므로 나는 길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앞유리까지 밀려드는 파도를 와이퍼로 밀어내며 나는 물소리와 차의 끼륵거리는 신음소리, 그 가운데서 나를 부르는 그의 아득한 목소리를 들었다. 지금 가요. 나직이 대답하는 내 앞을 막아서는 바다. 춤추는 바다를 나는 그 파도를 닮은 손짓으로 밀어내며 어둠 속으로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 제부도 바닷길

공휴일에 지인들과 구봉도-대부도-제부도를 다녀왔다. 구봉도 및 대부도는 시화호 방조제로 육지와 이어져 있고, 선재도 및 영흥도 역시 대부도와 선재대교, 영흥대교 등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나, 제부도는 물때가 맞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가기가 어려운 섬이다. 필자 일행이 찾아간 날은 물때로 보면 한 달 중 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조금’이라 제부도의 경우 오전 10시 반 경부터 이후 하루종일 바닷길이 열리는 날이다. 

내비게이션에서 제부도 등대를 친 후 제부도에 들어섰다. 먼저 우측 방향으로 돌아 제일 북단에 위치한 제부항에 차를 주차 후 등대 및 ‘제비꼬리길’이라 부르는 해안산책로를 돌아봤다. ‘제비꼬리길’은 해안데크산책로 0.8km, 탑재산 트레킹 1.2km, 총 2km, 약 1시간 정도의 가벼운 산책코스이다. 제부도의 전체 해안선 길이는 4.3km, 해안선을 걸어서 다 돌아도 2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여기저기 구경하고 카페에서 커피라도 한 잔 마시다 보면 3시간 정도는 걸린다.
2017년 8월 ‘걷기 좋은 여행길 10선’에 선정된 제부도 제비꼬리길은 빨간등대에서 해안데크와 탑재산 능선을 따라 걷는 길로 탑재산 정상에 오르면 서해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탑재산에 연접한 해안산책로는 2016년부터 진행해온 ‘제부도 문화예술섬 프로젝트’의 결과로 꽃게, 괭이갈매기, 바지락 등 바닷가 생물을 주제로 아기자기한 설치물들이 가득하여 가족, 친구 또는 연인들과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한 걷기와 사진 촬영을 하기에 좋은 길이다. 해안산책로는 제부항이나 해수욕장 양쪽에서 진입가능하며, 데크로드 폭은 약 150cm, 휠체어 등의 교행이 가능하다. 또, 일부구간은 지압자갈 구간도 있다. 데크로드 제부항 입구와 데크로드 내 조개벤치 근처에 해변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어 간조 시에는 해안 및 갯벌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다. 데크로드 구간별로 서서의자, 둥지의자 등이 설치되어 있어 해안경관을 감상하면서 잠시 쉴 수도 있다.
탑재산(해발 68.8m) 등산로는 전반적으로 완만하여 등산에 익숙하지않은 일반여행객들도 별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 등산 만 약 20∼25분 정도 걸리니 등산이랄 것도 없다. 동네 뒷동산을 오르는 수준이다. 제부항 앞 제부도 치안센터 입구 또는 제부도 해변 끝 타이타닉 회센타 앞 계단으로 오른다. 등산로에는 총 다섯 곳의 조망대, 쉼터가 있어서 제부도의 경관을 즐기고 휴식하기에 좋다.

   
▲ 제부도 등대

다음 코스는 제부도 해수욕장. 해안데크산책로 끝단부터 ‘매바위해안’까지는 총 길이 1.8km에 이르는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으며, 민박, 카페, 식당 등이 밀집해 있다. 제부도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다. 해수욕장 서북단에는 ‘아트파크’라고 하는 예술적으로 만들어진 문화공간도 만난다. 제부도 아트파크는 2017년도에 세계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아트파크 건물 뒤쪽에는 ‘스케치북’이라 쓰여진 벽 공간이 눈에 띈다. 누구나 자유롭게 낙서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벽이다. 어린이들 여러 명이 뭔가 열심히 그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계단을 타고 아트파크 2층에 올라가 본다.  2층에는 대형 창 모양의 전망대가 있다. 의자에 앉아 제부도 해안 및 바다 경치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 풍경이 특히 장관이다.

   
▲ 해안산책로

해수욕장길을 계속 가면 ‘매바위’ 해안에 이른다. 매바위로 가는 입구에는 넓은 광장이 있고 바로 해수욕장과 이어진다. 해수욕장에는 캠핑을 즐기는 텐트들이 가득하다. 간조 시간이라 갯벌 및 바위해안이 넓게 펼쳐져 있다. 여기저기 갯벌체험을 즐기는 남녀노소 여행객들이 보인다. 바지락 캐기, 갯벌생태체험, 망둥어 낚시와 배 낚시, 그물체험이 연중 가능하며 여름철에는 해양레저 체험도 가능하다. 수온이 적당하고 경사도가 완만하여 여름 한낮에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석양과 함께 하루를 정리하면 그 어떤 곳보다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제부도의 명소 ‘매바위’는 삼형제 촛대바위라고도 부른다. 제부도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20m높이의 기암괴석이 매의 부리처럼 날카롭게 솟아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아트파크 조망대

이제 제부도를 떠날 시간이다. 오늘은 오후 내내 바닷길이 계속 열려 있어 오고가는 차량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바닷길 옆에는 조형미가 특이한 교각들이 눈에 띈다. 2021년 10월에는 전곡항-제부도간 2.1km 길이의 전국 최장 해상케이블카도 개통될 예정이라 한다. 바로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교각들이다.
제부도 입구에서는 ‘Water Walk’라고 이름 붙여진 조형물도 만난다. ‘Water Walk’는 제부도 바다열림길 입구(구 제부도 매표소 자리)에 자리잡은 다목적 조망시설이다. 제부도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모습, 드넓은 갯벌 위에서 펼쳐지는 석양의 아름다움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제부도는 2017년 경기유망관광 10선에 선정되었고, 한국관광공사에서 2년에 한 번 선정하는 2021-2022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되었다. 연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경기도 서부해안 대표 관광지이다.

   
▲ 매바위 전경

*제부도 가는 방법은...
제부도는 시화방조제를 거쳐 대부도에 들어온 후 하루 두 번 물때에 맞춰 바다 갈라지는 간조시간에만 진출입이 가능한 섬이다. 도보 및 자동차 모두 진출입이 가능하다. 도보의 경우에는 바닷길 약 2.3km, 편도 40분 정도 걸린다. ‘바다 갈라지는 시간’은 ‘바다타임’이라는 앱이나 화성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알 수 있다.

글,사진 임윤식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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