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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트래킹] 수우도 은박산 비경(秘景) 산행해골바위 등 자연의 신비에 감탄, 또 감탄
글·사진 임윤식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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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04  13: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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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골바위 암벽.

해골바위 암벽으로 유명한 통영 수우도의 은박산 등산을 다녀왔다. 수우도는 전형적인 어촌마을로서 주민수도 4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해안경관은 어느 섬에서도 보기 힘든 절경이다.

경상남도 통영시 사량면 돈지리에 있는 조그만 섬이다. 남해군 창선도와 사량면의 주도인 사량도 사이에 있다.

면적은 1.5㎢이고, 해안선 길이는 7.0㎞이다. 삼천포항에서 남쪽으로 10km, 사량도에서 서쪽으로 3km 떨어져 있다. 숲이 우거진 섬의 모양이 소처럼 생기고 동백나무 등이 많아 ‘나무 수(樹)’ 자와 ‘소 우(牛)’ 자를 합하여 수우라는 지명이 유래하였다고 전하며, 지역 사람들은 시우섬이라고도 부른다.

섬의 형태는 타원형이다. 북서해안으로부터 남동해안에 이르기까지는 깎아세운 듯한 해식애로 이루어진 암석해안이며, 북쪽 해안은 완경사지를 이루어 취락과 농경지가 들어서 있다.

통영은 서울에서 버스로 약 4시간 반의 먼 여정이다, 수우도는 삼천포항에서 다시 여객선으로 3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 수우도 등산안내도.

수우도 산행코스는 선착장-수우마을-고래바위-신선대-백두봉-은박산 주능선 원점회귀-금강봉-해골바위-금강봉 원점회귀-은박산 정상-몽돌해안-선착장 코스로, 일부 위험구간은 자일을 타는 등 안전산행에 특히 신경을 쓰다보니 약 6시간 반 정도 걸렸다. 수우도에서는 은박산이 대표산이지만 은박산 자체는 평범한 등산코스이다. 이보다는 고래바위, 신선대, 백두봉, 해골바위 해벽 등 남동해안 경관이 절경이다.

수우도에 도착하여 좌측 마을해안을 돌면 등산로 표시와 함께 목제계단이 눈에 띈다. 목제계단을 올라 250m 정도 숲길을 따라 가면 삼거리를 만난다. 이곳에서 은박산 정상까지는 직진으로 1.9km, 좌측으로 670m 가면 고래바위이다. 고래바위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 백도봉에서 본 고래바위 및 사량도.

고래바위는 돌출암벽이 거대한 고래 모습과 흡사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에는 돌무더기와 함께 ‘고래바위’라고 쓰여진 표지석이 박혀 있다. 고래바위 정상에서는 왜 이곳이 고래바위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나중에 백두봉에서 바라봐야 고래바위의 위용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고래바위 정상에 서면 사량도가 지척으로 보이고, 발 아래에는 ‘매바위(또는 단독섬)’라는 이름의 작은 바위섬이 내려다 보인다. 매의 부리처럼 날카로운 모습이라 하여 매섬이라 부른다. 서남쪽 방향으로는 신선대와 백두봉 해안절벽이 우람하게 매바위섬을 감싸고 있다. 산행 초반부터 경관이 꽤 아름답다.

고래바위에서 매바위섬 조망을 즐긴 후 신선대(신선봉)를 오르기 위해 해안 비탈로 이동한다. 신선대 구간은 무려 250m에 이르는 거대한 암벽 대슬랩이다. 경험 있는 대장이 먼저 올라 자일을 깔아준다. 제법 경사도가 있어 자일 없이는 위험하다. 오랜만의 릿지등반이다.

   
▲ 해골바위 해안.

신선대 능선에 오른 후 은박산 방향으로 조금 가면 좌측으로 다시 우람한 암릉이 보인다. 백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수우도 선착장의 등산안내판에는 백두봉을 금강산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삼천포여객선터미널 및 수우도 안내팜플렛에는 백두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대신 해골바위로 내려가는 능선봉우리를 금강봉으로 부르고 있다. 자료에 따라 지명표기가 달라 혼란스러운데 산악회에서는 금강산보다는 백두봉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어쨌든 신선대, 백두봉, 금강봉 등의 이름이 붙여진 건 이곳 지형이 그만큼 아름답고 웅장하다는 걸 반증하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 백두봉 가는 코스 역시 약간 스릴이 있는 구간이다. 자일을 깔고 오르내려야 하는 암벽이 두 군데 있다. 백두봉 정상에 오르면 사량도는 물론, 고래바위 및 신선대 대슬랩이 그림같이 시야에 들어온다.

   
▲ 기둥바위.

백두봉 정상에서 점심식사 후 다시 은박산 가는 주능선으로 올라와 150m 쯤 더 가면 넓은 마당바위를 만난다.

이 지점을 금강봉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곳이 해골바위 해안으로 내려가는 기점이다. 특별한 이정표가 없어 처음 수우도 산행을 하는 사람은 경험자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내리막길이 꽤 가파른 편이다. 특히 하단 직벽구간에서는 내려가는 루트를 찾기가 쉽지않다. 좌측 숲의 산악회 리본이 보이는 쪽으로 내려가야 안전하다. 편도 20여 분 정도, 해골바위 구경까지 감안하면 여유있게 왕복 1시간 반 정도는 잡아야 한다. 급경사길을 해안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해골바위를 포기하고 이곳 마당바위에서 다른 동료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산우들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해골바위는 꼭 다녀오는 게 좋다. 수우도 산행의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이다. 해골바위 해벽은 원점 회귀코스이기 때문에 금강봉에 배낭을 벗어두고 가볍게 몸만 내려간다.

드디어 해골바위 해안이다. 거대한 바위절벽이 마치 벌집처럼 파여 있다. 동굴 형태로 요철이 웅장한 곳도 있고 수천발의 대포탄을 맞은 것 같이 잘게 패인 구멍들, 테라스처럼 움푹 들어간 모양, 말코 암벽, 고대 신전기둥 같은 지주 모양 등 형태도 다양하다. 해골바위, 곰보바위, 벌집바위 등 부르는 이름도 가지각색이다. 이런 형태의 바위를 지질학적으로는 ‘타포니(Tafoni)’라고 부르는 것 같다. 타포니는 암석의 측면에 벌집처럼 파인 구멍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형태를 만든 건 ‘소금기’와 풍화작용이다. 수없이 긴 시간 동안 화강암의 틈을 파고들어간 염분이 바위를 부숴 이와 같은 기암벽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인터넷자료에서는 공룡들이 지구의 주인이었던 약 1억 7000만년 전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된 지형이라고도 한다. 아무튼 해안 타포니로는 고성 능파대, 육지에서는 진안 마이산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곳 수우도 해안의 타포니현상은 능파대나 마이산 타포니에 비해 훨씬 웅장하고 규모도 클 뿐 아니라 정밀하다. 함께 간 산우들은 마치 벌들이 벌집을 찾아들어가듯 가파른 타포니암벽을 기어올라 구멍구멍 마다 각자 휴식공간을 즐기면서 환호한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새삼 감탄할 따름이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타포니암벽이 가파르고 예리하여 시간을 재촉할 수도 없다. 자칫 서두르다 보면 사고가 날 우려도 적지 않다.

   
▲ 말코바위.

해골바위에서 한참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주능선으로 회귀한다. 잠시 해골바위 해벽에 취했던 마음을 추스르고 주변경관을 다시 본다. 이곳에서 백두봉을 바라보니 그 자태가 더욱 웅장해 보인다. 섬 남동쪽 해안 곳곳이 모두 절경이다. 금강봉에서 배낭을 챙긴 후 은박산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금강봉에서 은박산 정상까지는 거의 평지능선이다. 수우도는 동백군락지도 유명하다. 수우도를 ‘동백섬’이라고 부를 정도이다. 지도를 보니 동백군락지가 세 군데나 표시되어 있다. 2~4월경에 수우도에 오면 동백꽃터널의 장관도 볼 수 있다. 동박군락지를 지나 숲능선을 20분 정도 가면 은박산 정상(196m)이다. 정상에는 돌무더기와 함께 표지석이 놓여 있다. 수우도의 최고봉인 은박산에서는 사천, 고성, 남해, 사량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제부터 하산길이다. 약간 가파른 숲길을 20여 분 내려가면 작은 몽돌해안을 만나고, 다시 숲과 밭길을 30분 쯤 더 가면 선착장에 이른다. 수우마을 뒷쪽에는 반인반어(半人半魚)인 설운장군 사당이 있다. 설운장군은 수우도, 사량도, 욕지도 등 남해안 일대를 침략한 왜구를 물리쳤으나 모함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매년 음력 10월 15일에 설운장군 사당에서 동제(洞祭)를 지낸다고 한다. 섬 주변 바다에는 9월이 되면 감성돔을 낚으려는 낚시꾼들도 많이 찾는다.

필자가 오랫동안 몸담아온 4050서울산악회 산우들과 함께 했던 수우도 비경(秘景) 산행. 귀경길 내내 해골바위 장관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작은 나라인 한반도에도 이런 곳이 있었던가? 자연의 신비에 새삼 감탄, 또 감탄이다.

수우도 가는 방법은…

통영 삼천포항에서 가자세계로호와 일신호가 정상 시 06:10, 09:00, 10:00, 14:40, 15:00 등 매일 5회 교차로 운항한다. 단,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삼천포항 출항 주말 09:00, 15:00, 주중 09:00, 17:00 등 2회, 수우도에서는 12:10 1회로 감축 운항 중이다. 약 30분 소요. 요금 왕복 1만 원. 삼천포여객선터미널(055-832-5033).

글·사진 임윤식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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