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여행&레저
[한적한 힐링의 섬, 문갑도] 깃대봉 등산 약 4시간 소요, 정상 조망 절경
글.사진 임윤식  |  news@kpci.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8.17  13:50:4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덕적도, 소야도, 흑도 및 한월해변 조망.

소야도에서 1박2일 후 다음날 11시 20분에 덕적도선착장에서 나래호를 타고 문갑도로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바다에 안개가 자욱하여 배가 뜨지 못한단다. 결국 문갑도행 여객선은 취소되고, 덕적도 선착장에서 발이 묶여버렸다.

할 수 없이 선착장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다가 오후 3시경에야 다행히 안개가 걷혀 다른 방편으로 사선을 구해 가까스로 문갑도로 출발했다. 문갑도는 덕적도에서 배로 불과 20분 거리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문갑도에 도착했다.

문갑도는 섬의 형태가 선비가 책을 읽는 책상 ‘문갑(文匣)’과 같다 하여 문갑도로 불리다가 언제부터인지 한자표기가 ‘문갑(文甲)’으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덕적면은 모섬인 덕적도를 중심으로 유인도 8개, 무인도 34개의 섬들로 구성되어 있는 군도(群島)이며, 문갑도는 그 중 하나이다. 덕적도 남서쪽 8km 해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천에서는 54.6km 떨어져 있다. 섬 면적 3.49㎢, 해안선 길이 11km 정도의 작은 섬이다.

문갑해변 바로 앞에 있는 광복호 민박이라는 곳을 예약, 민박집에 배낭 등 짐을 푼 후 동네 산책에 나섰다. 마을은 선착장에서 내려 오른 쪽으로 약 600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문갑도에서 하나 밖에 없는 마을이다. 마을 앞에는 길이 700m, 폭 50m의 문갑해변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마을 뒤로 화유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전방은 바다 건너 덕적도와 소야도 등이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 문갑도 등산안내도.

2020년 현재 64가구, 106 명이 살고 있다. 2010-2011년에 주민과 지자체가 함께 하는 ‘토탈디자인빌리지 조성사업’을 시행하여 호수공원 및 돌담 정비, 산책로 및 화단 조성 등으로 섬의 자연경관과 마을모습을 깨끗하고 예쁘게 가꿔나가고 있다. 또, 2015년부터는 행정자치부 지정, 마을기업을 설립하여 산비탈 비교적 평평한 곳을 일궈 고사리밭, 엄나무농장 등을 공동사업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문갑도는 시끄러운 도시를 떠나 조용히 쉬고 싶은 여행객들이나 낚시꾼들에게 인기 있는 섬이다. 특히 화유산 깃대봉 등산코스는 별로 어렵지도 않으면서 정상능선 조망이 절경이어서 등산을 즐겨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섬이기도 하다. 300m길이의 한월리해수욕장도 유명하다.

   
▲ 어루너머해수욕장.

깃대봉 등산코스는 선착장 들머리-엄나무농장- 당너머갈림길-깃대봉900m앞 갈림길-처녀바위-깃대봉 정상-흘기재-왕재봉-진고개-한월해변-문갑리마을 코스가 대표적이다. 전체 거리 약 5.2km, 여유있는 걸음으로 4시간 정도 걸린다. 능선이 완만하고 숲길이 울창하여 힐링산행으로 아주 좋다.

선착장을 들머리로 하지 않고 마을에서 바로 능선을 타는 코스도 세 개가 있다. 첫째는 성당을 지나 문갑도시골집 민박 좌측 시멘트길을 타는 방법이다. 응달말등산로라고 부르는 코스이다. 이쪽에서 오르면 2~3분 만에 엄나무농장 능선과 만난다.

둘째는 마을 중심길을 따라 산 능선 방향으로 계속 올라가면 꽃밭이 아름다운 정자를 지나 당너머 갈림길에 이른다.

시멘트길이 끝나는 지점이다. 이곳 역시 좌측으로 몇 분만 올라가면 산능선과 만난다. 당너머에는 전망대가 있다. 당너머전망대는 선갑도 등 덕적군도 주변 섬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셋째는 당너머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등산로 표시가 보인다. 좁은 계곡물길을 지나 숲길을 계속 따라가면 깃대봉

0.9km, 선착장 1.6km로 표시된 갈림길에 이른다. 세 번째 코스가 문갑리마을에서 가장 쉽고 짧게 깃대봉을 오르는 코스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첫째 날 사전답사를 위해 세 번째 최단코스로 능선을 오른 후 좌측 숲길을 따라 선착장들머리까지 내려가봤다.

둘째 날, 오늘은 본격적인 깃대봉 등산 예정이다. 선착장 등산로 입구를 들머리로 잡았다.

등산로 입구에는 등산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가파른 시멘트계단을 올라 5분 정도 가면 풀밭네거리를 만난다. 풀밭이 무성하여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좌측길이 선명하여 따라가 보니 그쪽은 마을기업이 운영하는 고사리밭 가는 길이다. 다시 사거리로 원위치하여 불조심 현수막이 있는 방향으로 직진한다.

숲길을 10분 쯤 가면 엄나무농장사거리. 좌측으로 등산로(진뿌리낚시터) 방향표시가 있고 직진하면 엄나무농장이다.

등산로 쪽으로 가면 어루너머해수욕장을 지나 약간 돌아가는 코스이다. 어제 답사시에는 정식등산로를 따라 내려왔기 때문에 오늘은 엄나무농장 방향으로 직진해 본다. 어느 쪽으로 가든 잠시후 다시 만난다. 어제 지나온 어루너머(넘어)해수욕장은 아주 작은 모래해변이다. 나 만을 위한 ‘비밀의 해변’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은밀하고 예쁘다.

엄나무농장 쪽으로 직진하면 모노레일이 눈에 띈다. 엄나무를 운반하기 위해 만든 레일이다. 모노레일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면 광활한 엄나무농장을 지난다. 이곳 농장은 마을기업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농장이라고 한다. 모노레일 끝 무렵에 다시 이정표를 만난다. 등산로와 엄나무농장 갈림길 표시이다. 이곳 이정표에는 엄나무농장 가는 쪽을 ‘마을’ 방향으로 표시해놨다. 어제 이곳에서 왜 마을 방향 쪽으로 길이 없는지 의아해했는데 이제야 알겠다. 풀밭이 무성하여 모노레일이 잘 보이지 않았던 거다. 이곳에서 깃대봉 정상까지는 1.5km 남았다.

이제부터는 등산로가 비교적 선명하고 외길이다. 10분 남짓 더 가면 당너머갈림길을 만나고, 다시 6분 쯤 더 가면 마을에서 최단코스로 올라오는 ‘깃대봉 직전 0.9km’ 갈림길에 이른다. 선착장들머리에서 이곳까지는 1.6km, 약 50분 소요. 마을 입구에서 이곳까지 최단코스로 올라왔을 경우 선착장들머리코스에 비해 약 25~30분 정도가 절약되는 셈이다.

   
▲ 깃대봉 정상.

깃대봉 오르는 능선길은 서어나무, 소사나무 및 굴참나무 등이 울창한 숲길이다. 코스가 완만하여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는다. 발 아래에는 노루발풀 군락도 눈에 띈다.

갑자기 선두로 가던 일행이 소리를 지른다. 등산로에서 뱀을 만난 것이다. 독사가 똬리를 틀고 있다. 약간 거리를 두고 독사를 발견해서 다행이다. 뱀을 주시하면서 옆으로 피해 갔다. 무심코 뱀을 건드렸다면 큰일 날 뻔 했다. 섬등산을 하다보면 종종 뱀을 만날 때가 있다. 섬에서 만나는 뱀은 대부분 독사라서 특히 위험하다.

갈림길에서 30분 남짓 오르면 처녀바위에 이른다. 섬에서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마을처녀들이 색동치마를 입고 이곳에서 춤을 추며 놀았다는 전설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선갑도를 비롯, 덕적군도의 섬들이 연꽃처럼 바다 위에 피어 있다.

처녀바위에서 조망을 즐긴 후 깃대봉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에서 깃대봉까지는 500m 남았다. 숲길이 갈수록 깊어진다.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않은 원시림이다. 보일락말락한 풀섶을 헤치면서 나아간다.

처녀바위에서 30분 쯤 왔을까? 드디어 깃대봉 정상이다.

깃대봉은 해발 276m로 별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섬 산의 경우 바다 위에서 바로 높이가 계산되기 때문에 고도감은 꽤 높게 느껴진다. 깃대봉 조망이 절경이다.

정상에 서면 서쪽 방향으로 선갑도, 지도, 울도, 백아도, 굴업도 등이 파노라마로 시야에 들어오고, 직진하면 누적바위 쪽으로 내려간다. 광복호 선장인 김훈기 씨는 “누적바위 아래 찐바위까지 가면 진모래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문갑도 최고의 조망을 즐길 수 있지요. 특히 석양 경관이 절경입니다”라고 말한다. 깃대봉 정상에서 찐바위까지는 왕복 1시간 정도 걸린다고 귀뜀해준다.

동쪽 방향으로는 가까이에 흑도, 그 뒤로 덕적도 및 소야도, 대이작도, 사승봉도, 풍도 등이 한 눈에 잡힌다. 날씨가 좋으면 그 뒤로 자월도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발 아래에는 문갑도 한월해변이 그림같이 내려다보인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이다. 깃대봉에서 300m, 8분 쯤 내려가면 흘기재사거리에 이른다. 마을에서 진모래해변으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서쪽 방향은 진모래해변, 동쪽은 마을로 내려가는 길, 직진하면 진고개로 간다. 흘기재란 이곳에 오르면 우뚝 솟는 정기가 서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흘기재에서 마을까지는 1.5km. 왕재봉 및 진고개, 한월해변을 거치지 않고 바로 마을로 내려가는 코스이다.

흘기재 벤취쉼터 앞 서어나무가 우람하다. 서어나무는 나무껍질이 근육질이어서 근육나무라고도 부른다. 겉은 단단해보이지만 속은 연한 편이다. 장수하늘소는 오래된 서어나무 줄기에 알을 낳곤 하는데 크낙새가 장수하늘소 애벌레를 좋아해서 서어나무에 둥지를 튼다고 한다. 크낙새는 천연기념물 제 197호로 멸종위기 새다. 크낙새의 나무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흘기재에서 18분 정도 가면 왕재봉(248m)에 이른다.

왕재봉에서 바라보는 서쪽바다 조망도 꽤 아름답다. 굴업도가 그림같이 누워 있고, 그 앞에 풀등 모습이 아스라이 내려다 보인다. 풀등은 만조 시에는 바다 속에 잠겼다가 간조시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모래섬이다. 오늘은 물때가 맞지 않아 풀등의 모습이 물속에서 희미하게 띠를 이루고 있는 모양 만 보일 뿐이다. 풀등의 장관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쉽기 그지없다.

대이작도 앞 풀등은 직접 건너가 본 적이 있지만 문갑도와 굴업도 사이에도 풀등이 있다니 놀랍다. 김훈기 광복호 선장은 간만의 차가 가장 심한 사리 때는 이곳 풀등도 대이작도 풀등 못지않게 엄청 긴 모래섬이 나타난다고 소개한다.

김훈기 선장은 “폭은 대이작도 풀등보다 좁지만 길이는 그보다 헐씬 길겁니다. 덕적도 용담뿌리 근처까지 뻗혀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마이너스 사리’때 모래섬이 가장 길고 넓게 솟아오릅니다”라고 말한다. ‘마이너스 사리’는 매월 있는 게 아니고 1~4월경에 주로 나타나는 물때 현상이다.

왕재봉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20분 쯤 더 내려가면 진고개를 만난다. 진모래해변은 이곳에서도 좌측으로 내려갈 수 있으며, 우측 방향 마을까지는 1.8km 거리이다. 진고개는 진모래에서 고개까지 올라오는 길이 힘들고 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시간관계상 진모래해변은 내려가보지 못하고 바로 한월해변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진고개에서 18분 정도 내려가면 드디어 한월리해변이다.

   
▲ 한월해변.

한월리해변은 반월형의 모래해변으로, 길이 300m, 경사가 완만하고 호젓하여 해수욕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한월리해변 한쪽에는 특이한 바위 두개가 눈에 띈다. 원래 한 개였던 바위가 두개로 갈라진 듯 보인다. 흔히 벼락바위라고도 부르는 데 벼락을 맞아 갈라진 건 아니고, 언제부터인가 갈라진 두 바위가 풍화작용에 의해서 점점 그 틈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마을 주민에 의하면 1970년대말까지만 해도 두 바위 틈이 사람이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았었는데 지금은 2m 내외로 틈이 벌어졌다고 한다.

한원리해변과 문갑해변 사이의 고개에는 ‘할미염뿌리’라는 방향표시가 보인다. 할미염뿌리는 두 해변 중간에 바다로 뻗어나간 돌출해안이다. 이곳에는 특히 ‘사자바위’라고 부르는 기암이 유명하며, 낚시터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고개에서 왕복 40~50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

선착장들머리에서 깃대봉을 거쳐 이곳 한월리해변까지 총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 등산은 사실상 이곳에서 끝나고, 한월리해변-문갑약수터-문갑마을로 약 30분가량 평지길을 걸어 산행을 마무리했다.

문갑도 가는 방법은…

문갑도는 덕적도선착장에서 나래호로 갈아타야 한다. 덕적도 출항시간은 11시 20분, 문갑도까지 15~20분 정도 걸린다.

인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덕적도행 여객선은 쾌속선 약 1시간 10분, 차도선 1시간 50분 걸린다. 2020년 여름 주말의 경우 코리아나호 08시, 15시, 코리아익스프레스호(차도선) 08시 30분 출항,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도 카페리호가 출항한다. 출항시간은 주말과 평일이 다르니 반드시 확인할 것(예: 평일 출항 코리아나호 08시 30분, 14시 30분, 코리아익스프레스호 09시 10분). 옹진군에서는 매년 관광목적으로 인천앞바다 섬여행자들에게 1박2일 이상 4박5일 이내 여행자에 한해 인터넷예약의 경우(한국해운조합 운영 ‘가보고 싶은 섬’ 홈페이지 http://island.haewoon.co.kr) 여객선요금의 50%를 예산 소진 시까지 지원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중간에 일정변경이 안되므로 유의할 것.

글.사진 임윤식  news@kpci.co.kr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사진 임윤식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우리나라 마지막 단풍놀이 완도군 청산도, 20일 절정
2
교육위원회, 21대 국회 첫 청원심사소위 개최
3
[등산트래킹] 수우도 은박산 비경(秘景) 산행
4
순천 기적의도서관, 개관 17주년 기념행사 마련
5
김영춘 국회사무총장, 국회부산도서관 건설 현장 방문
6
미국 화이자 “코로나 백신 효능 90% 이상 개발”
7
[국내여행] 경북 청송 송소고택 가보셨나요?
8
"앞으로 2년 동안 임대주택 11만 4000가구 공급"
9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 손해액 산정방식 개선, 유턴기업 지원확대 등 법안 처리
10
노인·장애인·국가유공자 지하철 무임승차 비용, 국가가 부담 한다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513) 서울특별시 금천구 벚꽃로234 | 대표전화 : 02)702-0111 | 팩스 : 070-4275-1429
잡지사업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5 | 등록일 : 1982년 12월 23일 |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244
회장: 임윤식 | 사장: 정희돈 | 편집국장 : 정재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형
Copyright © 2013 오늘의한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