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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솔(주) 이성만 대표] ‘치자 꽃’에 일생을 바치다
김영주 방송작가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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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5  18: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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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보다 환하고 장미보다 향기로운 꽃에 반하다

   
▲ 치자국수카페 앞에서 이성만 대표.

우리는 꿈을 지니고 살고 있는가? 대부분 ‘꿈’을 꾸고 살지만, 그 ‘꿈’을 이루고, 그대로 실천하면서 사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경남 통영 도산면에는 치자 농장을 하면서 행복한 농부로 사는 이성만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열여섯 살부터 치자 농사를 지었다고 했다. 거제 빈농에서 태어나 치자 농장을 가꾸며, 농부로서 치자국수카페 운영자로서, 사회복지사, 부동산컨설팅, 최근에는 철학원까지 차린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다. 치자 수확 철이 가까워오고 있지만, 최대한 농밀한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 12월 초로 미루고 있다는 이성만 대표. 치자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치자 농장을 찾아보았다. (이하 이성만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요즘 근황은?

A. 슬슬 치자 수확 준비를 하고 있지요. 11월이면 서리가 내리는데 이때부터 수확은 가능하지만, 저는 완숙하는 시기를 기다려서 최대한 약성을 올려서 12월 초쯤에 수확을 합니다. 매일 농장에서 시간을 보내지요. 치자나무뿐 아니라, 닭과 칠면조, 복실이까지 함께 하는 가족들이 많답니다. 치자카페는 아내와 아들이 함께하지만, 제가 감독도 해야 되고요. 종종 시민대학 강의와 청소년들 진로교육도 합니다. 대학에서도 사회 맞춤형 강사로, 제가 하고 있는 선순환 농법이나 6차 산업, 저의 영농일기 같은 것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그냥 소박한 농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는 반응이 괜찮아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치자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 분들에게 사회적 농업회사 참솔(주) 대표로서 친환경, 선순환 농법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하고요, 혼자서 주역을 공부해왔는데, 얼마 전에 치자 카페 뒤 별실에 철학관도 개업했습니다. 제 스스로 운명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남의 인생에도 조금 보탬이 될 수 없을까, 길잡이가 되자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밖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봉사도 하면서 그렇게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얼마 전에 통영 치자 농장의 복실이가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왔어요?

A. 네. 맞아요. 지금 아프리카 돼지열병 때문에 자치단체에서 돼지를 다 데리고 가버렸는데 돼지 새끼 여덟 마리가 복실이의 젖을 먹고 자랐어요. 복실이가 좋다고 허락해서 기꺼이 엄마가 돼 주었죠.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저는 우리 집에 사는 가축하고도 대화합니다. 개는 특히 영민한 동물이라 말귀를 제대로 알아들어요.

우리 집 가축들은 방목하면서 자연의 순리대로 키우기 때문에 아이들이 순하고, 평화롭습니다. 찾아오신 손님들과 잘 대응하고, 손님들도 아이들을 예뻐해 주시죠.

   
▲ 치자꽃.

Q. 치자 농사를 짓게 된 계기는?

A. 저는 거제 칠천도라는 조그만 섬에서 빈농의 맏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다녀오면 나무하러 가고 그런 생활을 했었어요. 하지만, 한 번도 그 일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답니다. 아니, 힘들 때도 있었지만, 농사짓는 일이 우리 집을 살게 하는 일이니까, 장남이니까 부모님을 도와야 된다고 생각했고, 일을 재밌게 하려고 했어요. 농사를 짓고 싶어서 농고로 진학했고, 농고에 가서도 실습생으로 열심히 농사일을 배웠죠.

어렸을 때부터 치자 농사가 좋더라고요. 꽃도 예쁘지만, 가계에 도움도 되고, 생명력이 강한 꽃이고, 열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또 주변 밭 언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약재도 되고 치유의 효능이 있으니 귀한 꽃이고, 열매라서 16,17세부터 치자 농사를 짓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웃긴 게 고1 땐가 친구들과 선생님 있는 데서 선포했어요. 저는 농사지어서 성공할 거라고. 내 힘으로 대학 가고, 100억 벌어서 남들한테 봉사하면서 살 거라고요. 공부를 썩 잘하는 학생도 아니었는데 꿈이 무지하게 컸지요? 그리고, 남학생이니까 친구끼리 욕도 하고, 싸움질도 하고 그랬는데 친구들한테도 선포했어요. 나 건들지 말라고, 나는 욕하기 싫고, 폭력이 싫다고... 농고에서 공부하고, 방통대를 거쳐 경상대 해양식품공학과 석사,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창업대학원에 창업학 석사 두 개를 땄지요.

또 하나 치자 농사를 짓게 된 계기는, 저도 좋지만, 사회적 약자, 장애인이나, 노인이나 여성이나 누구나 치자를 수확할 수도 있고, 1차, 2차, 3차, 6차 산업까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겠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았던 거 같습니다. 그냥 ‘치자다!’ 하고는 계속 달려온 것이지요.

Q. 치자 농장 규모와 시설은?

A. 현재 통영시에서 이곳 치자 농장을 비롯해서 3만 평 규모의 농지에서 3만 주가량의 치자나무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자연재배, 친환경 무농약, 유기농, 선순환 농법으로 우수한 치자를 재배하고 있지요. 한 편에 치자국수카페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치자를 알리고 있는 것도 뿌듯합니다. ‘농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작은 꿈이 서서히 이루어질 때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수많은 작물을 키워봤지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좋은 작물이 바로 치자예요. 치자는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자연재배, 친환경, 무농약, 유기농, 선순환 농법에 가장 적합한 작물입니다. 다른 작물에 비해 수확하기 쉽고, 장애인, 노약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작물이 치자입니다.

Q. 치자국수카페도 운영하고 계신다. 주요 메뉴, 고객들의 반응은?

A. 한마디로 치자를 알리기 위한 사랑방 같은 것입니다. 우리 농림부 시책도 6차 산업을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30년 치자 농사를 통해 얻은 실무 경험과 주경야독으로 공부한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지요. 치자에는 우수한 성분이 많아요. 단순히 음식에 색감을 더하는 재료가 아니라 치자의 우수한 성분을 담은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치자의 찬 성분은 아토피에 좋아 치자비누를, 함염성분은 잇몸건강에 좋아 치약을 개발해서 알리고 있습니다. 치자국수와, 치자멍게비빔밥, 겨울철 메뉴로 떡국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응들은 생각보다 좋습니다. 보기에도 좋고, 치자의 좋은 성분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보약을 먹는 것 같고, 저희도 정성을 다해 알리고, 고객들도 맛있게 드셔주셔서 그저 고마울 뿐이지요.

   
▲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도 소개된 새끼 돼지들을 키우는 개(복실이).

Q. 치자에 대한 사랑이 엄청 나시다. 치자 외에 관심 가지고 계시는 분야는??

A. 2017년에 치자가 통영 특산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통영시와 더불어 에코섬인 연대도와 만지도를 치자섬으로 지정해 체험관광형 사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제 외도처럼 연대도와 만지도를 치자섬으로 가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할 생각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면서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6차 산업과 4차 산업이 접목된 10차 산업을 이제 꿈꿉니다. 농업, 식량안보를 지켜나가는 국가경쟁력이자, 다음 세대의 미래 먹거리 산업인 농업의 가치를 일깨워 농민들과 함께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값싼 중국산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있는 한국 치자의 우수성을 계속 알리는 것이지요. 한국치자연구소 소장으로 치자 재배와 생육, 가공과 제품화 연구를 계속할 것입니다. 치자 농사를 짓고자 하는 분들에게 치자 재배와 생육에 관한 기술이전과 노하우를 전수할 것이고요. 재배 교본도 만들고, 관심 분야의 책도 내고 싶습니다. 거기에, 계속해 왔던 봉사활동과 ‘사랑의 집 짓기’ 운동 등 재능기부와 나눔도 힘이 닿는 데까지 할 것입니다. 치자처럼 고귀하지만 친근하고, 여러 사람을 치유시키는 그런 삶을 저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통영치자카페 주소: 경남 통영시 도산면 도산일주로 94(☎.055-643-0454)

   
▲ 돼지, 칠면조, 강아지, 닭들이 치자 꽃밭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에필로그

이성만 대표의 사무실에서 한 시간가량 인터뷰를 하고, 치자국수카페에서 치자떡국과 치자멍게비빔밥을 먹었다. 치자차까지...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열여섯 섬 소년의 꿈이 50대 중년 농부의 삶과 꿈으로 계속 이루어져 온 한편의 인생 스토리를 감상한 기분이었다. 잔잔한 미소에, 선비 같은 이성만 대표의 태도와 자세를 보고 조금 놀랐다. 30년 농부라 해서 한편으로는 거칠고, “나는 자연인이다.”같은 분위기일 줄만 알았는데, 훨씬 차분하고, 상담가 같은 면모를 지니고 계셨기 때문이다. “치자를 닮아서 그런가 봅니다. 하하” 기, 승, 전, 결 ‘치자’다. 이성만 대표 덕분에 나도 나의 꿈을 생각해보았다. 과연 나도 내 꿈을 이루며 잘 살고 있을까? 70%나 될까 싶지만, 늘 꿈을 잃지는 않고 살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목련보다 환하고, 장미보다도 향기로운 ‘치자 꽃’, 꽃말도 ‘한없는 즐거움’이다. 치자 꽃처럼 향긋하고, 행복한 삶을 꿈꿔보며 이성만 대표의 꿈이 계속 이루어져가길 기대한다.

김영주 방송작가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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