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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늘어만 가는 국고보조금 어떡하나의무지출, 재량지출의 2배 속도로 증가해
정재형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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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3  14: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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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대적으로 강도 높게 정비할 방침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에 대가 없이 재원을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의 규모가 내년에 8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증가 추세를 이어오면서도 수년째 50조∼60조 원 선에 머물렀던 국고보조금은 최근 3년 새 26조 원 넘게 늘어나며 증가세가 급격히 가팔라진 모습이다. 특히 법령상 근거가 있어 한 번 늘어나면 손대기 어려운 국고보조금 의무지출 규모가 재량지출보다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에게 제출한 ‘2014∼2020년 국고보조금 추이’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기준 내년 국고보조금은 총 86조 1358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고보조금은 국가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수행하는 특정한 목적의 사업을 장려하기 위해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해주는 제도로,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사업)들이 국고보조사업 형태로 집행된다. 대표적으로 기초연금·아동수당 지급, 의료급여·생계급여, 영·유아 보육료 지원,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주거급여 지원, 가정양육수당 지원, 장애인 연금,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취업 성공 패키지 지원 등이 해당한다.

상수도 시설 확충·관리, 재해위험 지역 정비, 민자철도 운영 지원, 도시재생 사업, 문화재 보수 정비, 농어촌 마을 하수도 정비, 전기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 등 각종 정비 사업에도 국고보조금이 투입된다.

연도별 국고보조금 규모를 보면 2014년 52조 5391억 원, 2015년 58조 4240억 원, 2016년 60조 3429억 원, 2017년 59조 6221억 원, 2018년 66조 9412억 원, 2019년 77조 8979억 원으로 증가 추세가 이어져 왔다. 특히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2018년 12.3%, 2019년 16.4%, 2020년 10.6% 등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2017년 대비 2020년 국고보조금 규모가 26조 5137억 원이나 늘었다.

국고보조금 중에서도 의무지출 규모가 재량지출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의무지출은 법률에 따라 지출 의무가 발생하고 법령에 따라 지출 규모가 결정되는 법정지출 및 이자지출을 의미하며, 재량지출은 행정부와 의회가 재량권을 갖고 예산을 편성하거나 심의할 수 있는 지출을 뜻한다.

국고보조금 의무지출은 2014년 19조 609억 원, 2015년 22조 460억 원, 2016년 23조 1210억 원, 2017년 24조 582억 원, 2018년 26조 2336억 원, 2019년 33조 1427억 원, 2020년 36조 4666억 원으로 6년간 배 가까이 늘었다. 재량지출은 2014년 33조 4782억 원, 2015년 36조 3780억 원, 2016년 37조 2219억 원, 2017년 35조 5639억 원, 2018년 40조 7076억 원, 2019년 41조 4313억 원, 2020년 49조 6692억 원으로 같은 기간 50% 가까이 증가했다. 의무지출의 증가 속도가 재량지출의 2배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이처럼 국고보조금이 급격히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저출산·고령화와 복지 수요 증가로 기초연금, 의료급여, 영·유아 보육료, 가정양육수당 등 사회복지 분야 지출이 늘어난 점이 꼽힌다. 내년 사회복지 분야의 국고 보조금은 총 51조 2952억 원으로 전체 국고보조금 중 절반 이상(59.6%)을 차지한다. 사회복지 분야의 국고보조금은 2017년에 처음으로 전체 보조금의 절반 이상을 넘어섰으며, 매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고보조금 의무지출의 ‘예산액 상위 10개 사업’을 보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기초노령연금 지급, 의료급여 경상보조가 줄곧 1위와 2위를 차지한다.

3∼6위권에는 미세한 순위 변동을 보이긴 하지만 ▲ 영유아보육료 지원 ▲ 생계 급여 ▲ 주거 급여 지원이 속해 있으며, 올해와 내년에는 아동수당 지급이 5위로 신규 진입했다.

국고보조금 재량지출의 ‘예산액 상위 10개 사업’을 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줄곧 가정양육수당 지원이 1위를 지켜왔으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조 원대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 1위에 오르며 1조 원대 규모인 가정양육수당 지원을 2위로 밀어냈다.

정부는 내년에 재정 지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세수 여건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국고보조금에 대해서도 수급 체계 정비를 비롯해 대대적인 정비를 가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보조금을 관행적으로 지급하는 사업은 강도 높게 보려고 한다”면서 “부정수급이 많이 발생했거나 정부 대신 민간이나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사업은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월까지 부정 수급 사례 규모 1854억 원

기획재정부는 중앙부처, 감사원,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이 합동단속한 결과 1∼7월에만 총 1854억 원 규모의 부정 수급 사례를 적발했다고 지난 10월에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부정이 확인된 647억 원은 바로 환수하고 나머지 금액은 경찰 수사 등을 거쳐 환수를 추진한다. 지난해 총 4만2652건, 388억 원 규모로 적발해 환수 조치한 것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작년 한 해 적발 규모의 약 5배로 늘었다.

부정 수급이 늘어난 건 현 정부 들어 보조금이 급격하게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2015년 94조 3000억 원이던 국고 및 지방보조금은 지난해 105조 4000억 원으로 처음 100조 원을 넘겼다. 이어 1년 만에 19조 원 늘어난 124조 4000억 원이 됐다. 적발된 사례 중에는 현 정부가 확대하거나 신설한 사업이 많았다. 일자리안정자금 부정 수급이 약 9만 5000건, 335억 원이었고 청년추가고용장려금(199건), 기초연금(5759건) 등도 다수 적발됐다. 환수가 결정된 국고보조금 601억 원 중 고용 분야 적발 규모가 36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 경찰, 감사원, 지자체 등이 대대적으로 합동 점검에 나선 건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라 규모가 급증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했다. 작년에는 정부 부처가 적발한 것만 포함해 규모가 작았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부정 수급 신고포상금 한도를 없애고 환수액의 30%를 신고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신고포상금은 2억 원 한도에 환수액의 30% 내에서 부처 자율로 지급해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정 수급 신고자를 공익신고자보호법상 보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부정 수급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개별법마다 제각각인 제재부가금 기준을 현행 보조금법에서 규정한 대로 부정 수급액의 최대 5배로 통일한다. 한 번 적발되면 5년간 다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고용안정사업, 기초생활급여, 장애인활동지원, 직불금 등 4개 보조금 사업에 대해서도 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한다. 현재는 사회복지시설 보조금 등 일부 분야만 특사경이 활동하고 있다. 부처별 부정 수급자 명단을 공유할 수 있도록 ‘통합수급자격 검증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부정 수급자는 모든 국고보조 사업에서 배제한다. 기재부 측은 “빠른 시일 내 관련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보조금 부정 수급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의무지출, 증가속도는 재량지출의 2배

국고보조금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는 가운데 한번 정하면 줄이기 어려운 의무지출이 재량지출의 두 배에 달하는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의무지출 비중 증가는 국고보조금 사업 정비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당장 내년도 통합재정수지 대규모 적자를 막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에 애를 쓰고 있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효과적으로 지출 구조조정을 꾀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11월 17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 국고보조금 중 의무지출 규모는 36조 4666억 원, 재량지출의 경우 49조 6692억 원이다.

2014년 의무지출 규모가 19조 609억 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6년 만에 91.3% 증가한 셈이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15.2%다. 같은 기간 재량지출 증가율은 절반 수준인 48.4%, 연평균 8.1%였다.

재량지출 금액이 33조 4782억 원에서 49조 6692억 원으로 늘기는 했지만,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렸다. 이에 따라 전체 국고보조금 가운데 의무지출의 비중은 2014년 36.3%에서 내년 42.3%로 6%포인트 늘었다. 국고보조금 내 의무지출의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건드리기 어려운 사업이 늘어났다는 의미기도 하다.

의무지출은 법률에 따라 지출 의무가 발생하고 법령에 따라 지출 규모가 결정된다. 기초연금 지급과 의료급여 경상 보조, 생계급여, 영유아 보육료 지원, 아동수당 지급 등이 가장 대표적인 의무지출 사업이다.

행정부가 재량권을 가지고 예산을 편성하거나 심의할 수 있는 재량지출과는 성격이 다르다. 즉 정부가 국고보조금 사업 정비에 나설 때 재량지출 사업을 통폐합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의무지출 사업은 폐지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가 국고보조금 사업을 3차례로 나눠서 평가·정비를 하고 있지만, 의무지출 사업의 경우에는 칼날을 피해가고 있다.

실제로 재량지출 사업 수는 2014년 1787개에서 내년 1584개로 줄었지만, 의무지출 사업 수는 같은 기간 32개에서 34개로 두 개 더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보조금 사업이 워낙 많아서 매년 연장평가를 통해 3분의 1씩 정비를 하고 있다”며 “다만 의무지출 사업은 법을 바꿔야 하는 부분이 있어 정비가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데 있다. 정부는 이미 올해 통합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내년에는 31조 5000억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초과 세수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뿐이다. 정부는 내년 초부터 범부처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두고 재정지출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고보조금의 경우에는 부정수급 단속을 한층 강화하며 새는 돈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부정수급 신고포상금 상한선도 폐지하고 부정수급이 많이 발생한 사업은 우선 정비 대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량지출 축소만으로는 지출 구조조정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 국회와의 공조 속에 의무지출 정비에 나서거나 행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의 구분 없이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의무지출 정비의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법 개정 방안까지 찾아볼 전망이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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