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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년 최저임금 인상… 경영계ㆍ노동계 모두 ‘실망’복지정책… 살기 좋을까? 살기 힘들까?①
정재형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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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6  16: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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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근로장려세제와 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습 나서

   
▲ 주요 경제단체 대표들이 2019년 적용 최저임금과 관련해 7월 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년 최저임금인상안이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10.9%, 820원이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됐다.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폭의 인상이다.

노동계는 적게 올랐다고 불만이고 고용주들은 너무 많이 올랐다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대선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했다. 최저임금에 따른 각계의 반응을 정리해보았다.

경영단체 즉각 이의 제기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즉각 최저임금 인상에 이의를 제기했다.

경총은 7월 23일 고용노동부에 2019년 최저임금안의 이의제기서와 A4용지 17장 분량의 이의제기 사유서를 제출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20일 2019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고시했고, 노사단체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장관은 이를 검토해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경총은 “이번 최저임금안은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하고 고용부진을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이의제기 배경을 설명했다.

경총은 최저임금 상승 속도가 가파르며 이미 최저임금은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바라봤다.

최저임금이 2000~2019년 연평균 9.1% 올랐는데 같은 기간 임금상승률의 1.8배, 물가상승률의 3.5배라는 점을 제시했다.

또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4위이고 세계적으로 드문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내년 최저임금이 1만 20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며 “소상공인 영업이익은 임금 근로자 급여의 63.5% 수준”이라고 말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계가 부담하는 인건비가 16조 3508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최저임금의 사업별 구분적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도 불만을 보였다.

경총은 “최저임금 구분 적용은 한계상황에 놓인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일 최소한의 방책”이라며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이 기존 관행을 앞세워 단일 최저임금제를 고수했다”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에 협상배려분 1.2%를 추가 반영한 것을 놓고도 노동계가 5~6월 최저임금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의를 제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경제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내년 최저임금이 두 자릿 수로 인상돼 아쉬움 크다”며 “정부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저소득층 일자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영세기업 모두 대책 마련에 부산

주요 기업들은 협력업체의 인건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와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130여개 협력사에 200억 원 규모의 생산성 격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되면서 협력업체 임직원 1만 여명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부터 15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2·3차 협력사 5000곳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5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했다. SK는 협력사와 상생 협력을 2·3차 협력업체까지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원청 임직원의 임금인상분의 일부를 협력업체와 공유한다. LG는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85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 기금을 조성한다.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4명 중 3명은 내년에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경영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감축,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는 이유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의견조사’에서 올해보다 10.9% 인상된 내년 최저임금 8350원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한 응답자 비율이 74.7%로 집계됐다고 7월 21일 밝혔다.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경영위기의 원인으로 ‘내수 판매 부진’(61.1%)을 가장 많이 꼽았는데 내수 악화를 비롯해 다양한 악재도 겹쳐진 결과다.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대응방안으로는 규모와 업종에 상관없이 ‘직원 축소’(53.1%)란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어 ‘메뉴개발·비용절감 등 시장친화 노력’(29.2%), ‘가격 인상’(13.3%), ‘근로시간 단축’(11.5%), ‘사업 포기 고려’(11.5%) 등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계는 오히려 낮다고 불만

   
▲ 7월 13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 임금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와 반대로,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다고 비판했다. 내년 최저임금 협상에서 노동자위원은 15.3% 인상률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보다 4.4% 낮은 10.9%로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한국노총은 “저임금 노동자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올해 하반기 최저임금 제도를 개선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책 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두 자리 수의 인상률을 이어간 만큼 한국노총의 비판 수위는 높지 않았다.

앞서 한국노총은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통상임금 산입범위를 논의하기로 했다. 취업규칙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노사갈등을 줄이기로 했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데, 이를 내년부터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내년 인상률은 작게는 2.74%, 많게는 7.7% 삭감될 것”이라며 “실제 인상수준은 5~6%에 불과해 최악의 인상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은 산입범위 확대로 무너지고, 이번 10.9% 인상률로 사실상 공약이 폐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에 임금 인상이 필요해진 노동자, 즉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민간 부문 노동자 수가 321만 2000명이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적용하면 실제로는 289만 8000명으로, 31만 4000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민주노총은 “2019년 최저임금 수혜자에서 제외되는 노동자 10명 중 8명(81%)은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 소속이며 4인 이하 영세사업체 소속 노동자만 별도로 계산해도 절반이 넘는 52%에 달한다”며 “(수혜자에서 제외되는) 노동자 10명 중 거의 6명(58%)은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분석했다.

또 “2019년 실제 최저임금(시급 8265원 기준, 월 환산액 172만 7385원)은 전체 노동자 가구 평균 생계비 대비 58%에 불과하며 심지어 비혼·단신 노동자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86% 수준”이라며 “저임금 노동자 생활안정 도모라는 최저임금제도의 근본적 취지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영세 자영업자 지원 ‘달래기’ 분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7월 17일 경기악화로 고통을 겪는 저소득층을 지원하고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여러 이해당사자를 다독이기 위한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당정협의’ 회의 모두발언에서 “편의점주와 가맹점주 등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겪는 과도한 임대료 인상, 불공정 계약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회 계류 중인 상가임대차보호법을 9월 정기국회 전이라도 가장 먼저 처리하고, 구체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도 찾겠다”며 “근로장려세제(EITC)를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 혁신 5법도 하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발과 관련, “경제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임금 인상만 요구하거나 마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실패한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을) 더 입체적이고 치밀하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노동계,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이해당사자를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을 겪고 있어 당정이 정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때”라며 “집권 2년차를 맞아 경제와 민생을 반드시 살리겠다는 절박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최저임금 후속대책은 당정협의에서도 일부 논의하겠지만, 추후 별도 당정협의를 통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EITC 지원 대상과 지급액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어르신 일자리를 확충해 하반기부터 필요하다면 예비비를 조성해 지원하고 기초연금 인상과 영세자영업자 수수료 등 대응방안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74만 5150원이다. 올해보다 17만 1380원 올랐다. 노동자가 받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수당이 각각 43만 6287원과 12만 2160원보다 높을 경우 차액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있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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