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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업별로 대책 마련 위해 부산하게 움직여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백태와 전망①
정재형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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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2  1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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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 근무제’ ‘인타임 패키지’ 등 제도 도입
증권가ㆍ은행ㆍ신문사도 시대 흐름에 적응 예정

   
 

7월부터 주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이 적용된다.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은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300인 미만 50인 이상인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업 유형별로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삼성은 유연근무제 실시

삼성전자는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근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는 ‘유연근무제’를 실시한다.

이는 근로시간의 자율성을 확대해 임직원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게 하기 위함이다. 또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효율적인 근무문화 조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취지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40시간이 아닌 월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업무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서 직원에게 완전한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도 도입한다. 재량근로제는 법적으로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에만 적용이 가능한 제도인데, 삼성전자는 해당 업무 중 특정 전략과제 수행 인력만 적용하고 구체적인 과제나 대상자는 별도로 선정할 계획이다. 새로운 근로시간 제도는 개발과 사무직이 대상이며 오는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제조 부문은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효율적인 근무를 통해 업무 성과를 높이고자 2009년 자율출근제를 도입했다. 자율출근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원하는 시간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제도다. 2012년부터는 이를 확대해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해왔다. 자율출퇴근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1일 4시간 이상, 주 40시간을 근무하면 된다.

한화케미칼, 야근 근무하면 다음 날 시간 단축

한화케미칼이 야근으로 늘어난 시간만큼 다음 날 근무시간에서 단축시켜주는 인타임 패키지(In Time Package)를 7월부터 정식 시행한다.

이와 관련해 한화케미칼은 최근 각 사업장을 돌며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고 직원 동의서를 받았다.

‘인타임 패키지’의 핵심인 ‘탄력 근무제’는 2주 80시간 근무(1일 8시간, 주 40시간)를 기준으로 야근을 하면 2주 내에 해당 시간만큼 단축근무를 하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 기회를 제공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야근의 경우뿐 아니라 주말 부부, 육아 부담, 장거리 연애 등 직원들의 개인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시차 출퇴근제’는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 30분 간격으로 출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제도다. 선택한 시간은 한 달 기준으로 변경할 수 있으며 개인의 상황에 맞게 요일별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 활용도를 높였다.

늘어난 여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혜택도 제공하기 위해 근무 연한과 직급에 따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복지 포인트도 지급한다.

제도 정착을 위한 근무 환경 개선 활동도 병행한다.

출퇴근 시간 전후 회의 및 보고를 지양하고, 비효율적인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는 혁신 활동인 ‘스마트 워크’를 실시한다. 불필요한 업무 줄이기 캠페인인 ‘알쓸신잡’(알고 보면 쓸데없고 신경질만 나는 잡무 줄이기)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화케미칼은 이미 정시 퇴근 제도, 리프레시 휴가, 승진자 안식월 제도 등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회사 측은 “직원들의 ‘워라밸’을 보장해주는 동시에 근로시간 단축제도 시행에 앞서 시범 운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보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실시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증권가, 1년 유예 ‘No’ 조기실시 ‘OK’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시행을 결정한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이 의무 사항이 된 만큼, 이른 시일 내 정착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이미 정식 시행일보다도 앞당겨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시점을 공식 시행일(7월 1일)보다 앞당긴 6월로 결정했다.

KB증권은 올 초부터 전 부점(부서·지점)을 대상으로 두 차례 설문조사, 면담 등을 거쳐 ‘PC-온오프제’ 도입에 대한 노사 간 합의를 도출하고, 이달 내 시범 시행할 예정이다. KB증권은 부점별 업무 특성을 고려해 일 근무시간은 지키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와 3개월 단위로 특정 근로일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나머지 근로일과 시간을 단축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두 가지 유형으로 근무 형태를 압축했다.

2010년부터 매주 수요일 조기 퇴근제를 정착시킨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6월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정규시간 8시간과 1시간 초과근무(시간외 근무수당)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

미래에셋대우도 7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유예기간을 6개월 앞당겨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임직원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해 그룹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다음 달부터 직무별 유연근무제를 시범 시행한다.

당초 증권사들은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고객의 편의를 위해 1년간 유예기간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관련 제도를 조기 도입해 적응 기간을 앞당기는 것이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도입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 7월 시행에 앞서 TF팀을 꾸려 준비에 돌입했거나 이미 비슷한 수준의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인 증권사들도 상당수다.

NH투자증권은 2014년부터 이미 ‘PC오프제’를 도입해 추가 근무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에는 한 시간 앞당겨 퇴근하는 ‘패밀리데이’를 실시 중이다. 52시간 근무제는 현재 노사 간 합의 중이며 연말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도출해 내년 7월에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4월부터 각각 매주 수요일 패밀리데이를 정착시킨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도 해외 파트 등 근무 시간대가 다른 특수 부서 상황 등을 감안해 PC오프제 실시를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TF팀을 구성해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미 주 2회는 야근, 회식, 약속을 모두 없앤 ‘3무(無)데이’와 자율 출퇴근제인 ‘스마트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다만, 52시간 근무제 적용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무 특성상 예외 직무가 많은 만큼, 단축 근무로 인한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당겨 시범 실시하는 것은 그만큼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남은 기간 다양한 업무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과정이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은행도 7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

은행들이 7월부터 차례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다. 하반기 안으로 모든 은행에서 전면 시행될 전망이다.

은행 노사는 지난 5월 3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산별중앙교섭을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개별 노사 간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은 근로시간 측정이 어렵고 고객들의 불편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법정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초과근무를 할 수 있는 특례업종으로 지정됐다가 지난 2월 제외됐다. 이후 1년간의 유예기간을 인정받아 내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조기 도입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이다. 두 은행은 오는 7월 도입을 목표로 세우고 노조와 협의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노사 협의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PC오프제 시행 등을 논의하면서 주 52시간 근무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은행 관계자 역시 “다른 은행보다 앞서 준비해온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제도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한·우리·KEB하나은행은 관련 태스크포스(TF)

를 구성하고 하반기 내 주 52시간 근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유연근무제 도입 등을 통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검토 중이다. 지방은행 사이에서도 조기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부산은행은 오후 7시로 적용했던 PC오프제 시간을 7월부터 오후 6시로 앞당길 예정이다.

다만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 어려운 일부 직군에 대해서는 시행과 동시에 제도 보완 작업이 병행될 전망이다. 야근이 많은 정보기술(IT) 직군, 특정 시기에 업무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인사·기획팀 및 기업영업팀,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글로벌업무 담당자 등이 대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 직군에 대해선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주 52시간을 준수하도록 하는 등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주 52시간 근무로 운전기사·경비원 등 일부 직원의 소득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정부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은행 부행장은 “운전기사는 오전이 아니라 낮 12시에 출근하라고 해야 할 것 같다”며 “모든 은행이 ‘투잡’을 금지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들도 주 5일 발간 등 대응

서울신문은 7월 7일부터 주 5일만 신문을 발간한다고 6월 15일 밝혔다. 토요일 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3월부터 주 52시간제 대응과 함께 신문 제작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주 5일 발행 체제 도입을 준비했다.

서울신문은 7월부터 토요일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대신 28~32면이던 평일 지면을 32~36면으로 늘리고 섹션 신설 등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발행부수 현실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민일보는 제작 자회사에서 현재 18만 부가량을 인쇄하고 있으나, 오는 8월부터는 10만 부, 이후에는 8만 부까지 단계적으로 제작 물량을 감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른바 ‘거품 부수’를 최대한 걷어내 제작 비용의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회사는 지국들을 대상으로 자율증감제 도입을 공지했다.

전국언론노조 국민일보지부 측은 다만 “자율증감제가 주 52시간 근로와 직접 관련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는 사고를 통해 구독료를 1만 5000원에서 2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내년부터 토요일을 제외하고 주 5일만 신문을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경제지인 한국경제 역시 오는 8월 매일경제와 동일한 수준으로 구독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기타 종합일간지들도 구독료 인상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역시 내부 공지를 통해 “종합일간지 유통시장의 변화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며 단기적 대응방안과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타 매체들의 구독료 인상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문 생산 공정 효율화와 콘텐츠 개선 방안 등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이와 관련, ‘공정 및 콘텐츠 혁신 TFT(태스크포스팀)’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장기적으로 토요일 신문 발행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많은 신문사가 발행 효율화, 구독료 인상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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