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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현장] 소방공무원 근무체계 개선해야 마땅유의태 박사 “부족한 소방인력 충원, 휴식 보장 시급…”
박관식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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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9  1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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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의태 박사가 주제 발표하는 모습.

최근 10년간 소방관의 자살이 현장순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1일 오후 중앙대학교 대학원동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 생명문화학회 춘계학술대회’ 당시 유의태 박사가 발표한 ‘소방공무원의 PTSD와 자살’에서 밝혀졌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외상사건을 경험한 뒤 이를 지속적으로 고통스럽게 떠올리는 재경험, 외상과 연관된 자극에 대한 회피, 일반적인 인지적·감정적 반응의 둔화, 그리고 과도하게 증가된 각성 증상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불안장애를 말한다.

생명문화학회에서 마련한 이날 학술대회에는 현명호 학회장(중앙대), 임승희 학술위원장(신한대), 임삼진 박사(생명연대 공동위원장), 유의태 박사 등과 종합토론 패널, 학회 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30여 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최근 소방청 전 충청강원권 구조대장으로 퇴임한 유의태 박사는 현재 소방 관련 특강을 다니며 소방 안전대책을 설파하고 있다.

유의태 박사는 “소방공무원은 재난 현장에서 생명의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 끔찍한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처리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건 충격과 심리적 외상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다”며 “그래서 우울증, 불면증, 알코올 장애 등 복합적인 증세를 동반하기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관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 박사는 “그러나 소방 업무의 적극성과 강인함이 업무 능력으로 평가받는 소방 근무환경과 정신과적 진료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이 PTSD 실태 파악의 자료를 제공하는 데 장벽요인이 됐다”며 “최근 소방공무원에 대한 폭행과 순직, 자살 그리고 처우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높아지면서 소방관의 PTSD는 개인이 아닌 사회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다행이다”고 전했다.

2016년 소방공무원 43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방공무원 PTSD 진단 현황 및 사업 만족도조사’ 결과 화재나 구급출동 현장에서 심각한 외상사건을 목격한 경험이 있는 소방관이 76%를 차지했고, 27%가 PTSD 판정을 받았거나 증상이 있다고 보고됐다.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소방공무원 인권 상황 실태조사’에서 소방공무원의 20.8%가 우울증세가 있으며, 7.2%는 지난 1년 사이에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일반 직업군에 비해 4배나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2004년부터 2017년 6월까지 19명의 소방공무원이 PTSD로 자살했다.

유의태 박사는 “소방관들의 트라우마 유발 요인으로 시신을 목격하거나 처리했을 경우가 86%로 가장 컸다. 그다음이 심하게 다친 부상자를 봤을 때 72%, 자살한 사람의 시신을 봤을 때 67%, 업무 중 동료가 숨졌을 때 43%로 나타났다”며 PTSD 사례를 들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들 사례 중 ‘재경험과 회피’로 충북 음성소방서 K·P 소방관, ‘침습과 과감성’으로 대구 북구소방서 S 구조대원, ‘죄책감과 알코올 장애’로 1995년 삼풍백화점 현장 출동 구조대원들을 예로 들었다.

소방공무원 자살이 순직보다 높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최근 10년간 소방관의 자살이 현장순직보다 높았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소식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더욱 놀랍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78명의 소방공무원이 자살했다. 같은 기간 현장에서 순직한 51명보다 더 많은 인원인 데다, 특히 2017년에 15명이 자살해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이 안타깝다.

유의태 박사는 “소방관은 제복 공무원으로 계급구조에 의한 상명하복과 서열을 중시하는 권위주의적이다. 또 사회적 지지와 화재·구조·구급 활동으로 축적된 사명감과 자부심이 높다. 그런데 공무원 조직에서의 홀대, 구급대원에 대한 잦은 폭언과 폭행이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줬다”며 “이런 조직문화는 신체적·정신적 건강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억압 요인으로 작용했다. 집단성이 강한 조직의 분위기와 내가 건강해야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관념이 동료나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심리적 거부감과 장애요인이 되었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이미 2013년에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를 돕기 위해 ‘YES-심리상담 시스템’의 모형을 구조화해 현실 치료에 적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소방방재청에서 관리하는 재난 상담심리 애플리케이션을 보완해 정신건강 자가진단 및 상담과 치료에 활용하자는 제안이었다.

이는 개인 접속 비공개 아이디어를 부여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자살 등 6개 프로그램에 의한 자가진단을 실시하면 고위험군은 상담자와 연결하고 치료센터와 치료비까지 지급하는 비공개 치유 시스템이다.

결국 유의태 박사는 소방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도 일찌감치 PTSD에 대해 관심을 가졌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데 힘을 발휘하는 위치가 아니었던 것이 아쉽다.

끝으로 유의태 박사는 “자살 사망자에 대한 심리적 부검을 확대 실시해 과학적 기반에 근거한 치유와 관리, 개입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소방공무원의 건강을 전담할 별도 조직이 필요하고, 안전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지원 강화와 세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부족한 소방 인력을 충원해 휴식을 보장하고 근무체계를 개선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관식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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