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 유통
‘고카페인’ 낙인에도 에너지드링크 대격전에너지드링크의 허와 실
한희구 기자  |  k-today@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7.12  11:21:2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종종 길거리에 무수히 늘어선 커피숍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인들이 얼마나 커피를 좋아하는지 어림짐작할 수 있다. 조금 더 심하게 말하자면 한국인들에게 커피는 기호식품을 넘어 생필품의 영역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루의 시작을 커피와 함께 열고, 점심 먹고 한잔, 야근을 위해 다시 한잔. 이렇게 습관이 되어 버릴 정도로 우리는 피곤한 일상에 활력을 전해준다는 카페인의 신화에 중독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카페인 신화는 커피를 넘어서 에너지드링크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올 여름 무더위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리고 덩달아 음료 시장도 뜨거워지고 있는데, 음료수 하나 사러 편의점에 들러 보면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아진다.

이온음료, 과일음료, 청량음료, 비타민음료, 건강음료 등 종류도 다양하고, 심지어 어떤 맛일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외국산 음료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원플러스 원, 심지어 투플러스 원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기도 하고 할인카드까지 생각하다보면 선택이 쉽지 않다. 이렇게 다변화되고 있는 음료시장이다 보니 이제는 한해를 좌지우지 하는 트렌드까지 존재한다.

진격의 에너지 드링크

이렇게 다양하게 나누어진 음료 시장에 바로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한 기능성 음료라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에너지 드링크가 등장하면서 음료시장은 일대 파란을 맞이하게 된다.

에너지드링크 시장이 해마다 놀라울 정도의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3백 퍼센트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지난해 1000억 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한 에너지음료의 시장 규모는 올해 2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심지어 최근 에너지 드링크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의 1분기 시장 규모는 이미 1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94억 원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식음료업계의 일반적인 고성장 수준으로 알려진 연간 30%를 훌쩍 넘은 수준인 것이다.

물론 편의점에서는 베스트셀러 상품이었던 커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국민 음료로 불리는 박카스의 매출마저 넘어선지 오래다.

에너지 드링크 대격전일지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보니 수많은 업체들이 참전을 선포, 격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에너지 드링크 시장은 점유율 60%대에 이르는 일인자 롯데칠성의 ‘핫식스’를 필두로 동서식품이 수입하는 ‘레드불’과 코카콜라의 ‘번인텐스’가 그 뒤를 쫓고 있는 형세다.

하지만 팔도의 ‘타우린 소다’, 해태와 선키스트가 기술 제휴한 ‘볼트 에너지’처럼 기존 음료업계뿐만 아니라 국내외 제약사나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일양약품의 ‘쏠 플러스(SOL+)’, 삼성제약의 ‘야(YA)’, 한미약품의 ‘프리미엄 레시피’가 제약사들이 만들고 있는 에너지드링크들이다. 또한 제빵업계인 파리바게트는 ‘파우(POW)’라는 이름으로, 또 홍삼으로 유명한 정관장마저도 ‘리얼레드’를 판매하고 있다. 거기다가 레드불과 함께 세계 삼대 에너지 드링크라는 몬스터와 락스타도 얼마 전부터 공식 수입을 시작해 해외파의 거센 반격도 예상된다.

그리고 최근 국내 유통되는 에너지음료들이 높은 카페인 함량으로 건강에 해롭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업체들이 카페인 함량을 절반으로 낮춘 마케팅도 본격화 하고 있다. 마치 니코틴이나 알콜 함유량을 낮춘 담배나 술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에너지드링크의 불편한 진실

에너지드링크 업체들의 마케팅전략은 하나다.

잠을 덜 오게 하며 활력과 집중력을 좋게 만드는 각성 기능을 강조하는 것이다.

광고들도 하나같이 이걸 마시면 정신이 번쩍 나고 온몸에 힘이 솟구친다는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 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활기 넘치고 힘이 솟구칠 청소년들이 이 음료의 가장 큰 구매층이라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에너지드링크의 10~20대 구매자가 60%이상 인데, 구매이유를 ‘맛’ 때문이라고 선택한 비율은 채 10%가 되지 않고 각성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시험 때가 되면 학교 앞 편의점의 에너지드링크 판매량은 급상승하고 심지어는 이온음료에 에너지드링크를 타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유행마저 번지고 있다. 결국 과제, 시험공부, 야근 등으로 밤을 새우거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젊은 층들은 스스로를 에너지 드링크에 중독 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고카페인이 들어있는 에너지드링크가 건강에 위험하다는 징표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시장에 어떠한 제제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한 소녀가 에너지 드링크 2캔을 마시고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사인은 카페인 중독으로 인한 심장 부정맥. 또한 이 사건 외에도 에너지 드링크가 많은 사망사고와 연관이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가 이렇다보니 얼마 전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식품의약국(FDA)에 에너지드링크의 위험성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그리고 플로리다 주 매내티카운티는 이번 학기부터 공립학교 내 에너지 드링크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시켰고, 뉴욕 주 서폭카운티 역시 19세 미만에게는 이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페인은 졸음을 가시게 하고 피로감을 덜게 해주지만 수면장애, 신경과민, 위산 과다 등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 및 청소년들은 정서장애를 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식양청의 카페인 권장 섭취량(성인 기준 1일 400mg)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데다 소비자의 안전 의식 역시 부족하다. 또한 각 에너지 드링크 회사는 이를 이용해 커피 두 잔만 마셔도 카페인 섭취량이 300mg이지만 에너지 드링크는 그 5분의 1수준이라고 소비자를 현혹한다.

신체의 오버클럭(overclock)

오버 클럭은 CPU의 기능을 여유분까지 짜내고 끌어내, 최대치까지 사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제조사가 보통 80~90정도를 안정적인 한계치로 지정해 출시를 하면 사용자가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100이나 그 이상으로 쓰는 것이다. 물론 사용자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 단계 위의 성능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자신의 컴퓨터 컨디션을 고려하고,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따져 오버클럭 여부를 판단해야 하지만 무조건 컴퓨터가 빨라진다는 생각만으로 컴퓨터의 한계를 넘어 오버클럭을 시키면 CPU를 태워 버릴 수 있다. 에너지드링크의 위험성도 위와 같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몸에는 분명 한계에 도달하면 쉬어서 재충전한다는, 인체의 항상성을 지키려는 프로그램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에너지드링크와 같이 인위적인 방법으로 무시하게 만든다면 그 결과는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돌이킬 수 없게 될 수 있다.

현대사회의 약물 만능주의

최근 미국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던 에너지 드링크 음료가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고 판매가 주춤하는 사이 신경안정 음료가 새로운 틈새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Anti-Energy Drink’, 혹은 ‘Non-Energy Drink’라 불리는 신경 안정 기능성 음료는 긴장, 스트레스 완화, 수면유도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최근 판매량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마셔서 스트레스까지 풀려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더 이상 자신의 힘만으로는 스스로의 몸과 마음 조차 콘트롤 할 수 없는 시대인 것 같아 더욱 서글프게 느껴진다.

한희구 기자  k-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경상남도 백두현 고성군수]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오로지 군민이 행복한 것”
2
[제58회 통영한산대첩축제 미리 보기] “역사인물축제로서 최고, 최대 규모”
3
올 8월 전국 1만9000가구 분양, 추가대책은 '변수'
4
[기획] 한일 경제전쟁, 서막이 오르다
5
[기자수첩] 조국 전 민정수석, 새 법무부장관 임명 ‘찬성’47.9%
6
[㈜케이마린 이찬우 대표] 태양광보트의 혁신적 기술로 친환경 수상레저산업을 선도하다
7
[대부업] 일본계 금융업체 갈수록 서민 파고들어
8
국회 본회의, 추경예산안 등 176건 처리
9
[문화] 동학농민혁명 125주년 첫 기념식 열려
10
서울 아파트값 41주만에 최대폭 상승… 6주 연속 올라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513) 서울특별시 금천구 벚꽃로234 | 대표전화 : 02)702-0111 | 팩스 : 070-4275-1429
잡지사업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5 | 등록일 : 1982년 12월 23일 |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244
회장: 이상대 | 부회장:임윤식 | 사장: 정희돈 | 편집국장 : 정재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형
Copyright © 2013 오늘의한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