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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의 일과 삶,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그늘
김영순 편집장  |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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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13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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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의 퇴사 소식을 듣게 됐다. 교육 전문 회사에 다니고 있던 그녀는 올해로 40대에 들어선 나이였다. 직급은 오랜 세월 동안 있었던 과장 자리를 넘어서 차장 명함을 달았던 시점이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중간관리자가 될 시점에서 그녀가 퇴직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쉬면서 대학원을 다니며 석사 학위를 취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교육 시장의 특징 상 학벌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와 같은 ‘이력’을 갖지 못한 상태로 일하다 보니 승진에서 한계를 매번 느꼈다는 설명이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소위 말하는 경단녀, 즉 경력단절여성의 범주에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객관적인 지표 측면에서 여성은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약자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남성의 73.3%보다 크게 낮은 49.9%이며 임금은 남성 대비 68%, 임시직 비율은 남성의 두 배이다. 2012년 기준 전체 여성고용률은 48.4%로, 이 숫자는 2001년에 비해 고작 1%가 오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결혼과 임신,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일을 그만 두는 경력 단절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경력 단절 현상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높은 점수를 받으며 입사하는 20대 여성층의 취업률과 결혼?임신 등으로 고용률이 추락하는 30대 여성층 사이의 간극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문제다.

아이를 키워서 학교에 아이를 맡길 수 있을 정도의 시기가 되면, 즉 일반적으로는 30대 중반 즈음이 되면 여성들은 아이 교육비 지원 등의 문제 때문에라도 다시금 취업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경력이 단절되어 있던 이들에게 그들의 옛 경험과 능력을 살릴 일자리가 쉬이 쥐어질 리가 없으며, 자연스럽게 마트 계산원 같은 단순한 일자리가 주어지기 마련이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따르면 2012년에 12만2610명의 경력단절여성들이 취업을 했는데 이중 40% 정도가 계약일용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채 10년이 되지 않는 시간을 일하다 50대가 되면 그런 단순 업무들에서조차도 나이 제한으로 퇴출이 진행되어 고용률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지표로 만들어진다.

여성이 경력을 단절시키지 않고 계속 회사에서 일을 한다 해도 한계는 있다. 전체 공무원의 42.7%가 여성이지만 그 중 4급 이상 고위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7.3%다. 기업으로 가면 한계는 더 심각해져서 여성 임원의 퍼센티지는 2%로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를 보여주고 있다. 여성은 최고의사결정권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모종의 ‘벽’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결혼과 육아라는 문화적 한계, 경력단절 후 복귀의 현실적 어려움, 승진에 있어서의 조직적 문제라는 다양한 벽들에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 한국고용시장 특유의 ‘나이든 사람을 안 뽑는’ 공통된 문화도 적용된다. 이 모든 문제들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40대다. 경력단절여성들이 사회로 복귀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때이자, 경력을 유지한 여성들도 승진과 관련하여 진퇴의 문제에 직면하는 나이인 것이다.

40대 여성의 일자리 문제 해소에 대해서 어떤 단선적인 판단만을 밀어부치기는 어렵다. 이 문제는 사실상 20대 여성의 직업 지도에서부터 시작하여 여성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통괄하면서 그 안에 가능한 모든 대책들을 모두 동원해야 해결할 수 있는 총체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문화와 사회적 시스템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 고려해야 하는 해법의 도출이 쉬울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쉽지 않은 부분을 당장 눈여겨 봐야 할 이유는, 우선 너무나도 오래되고 반복된 문제이지만 그 오랜 기간 동안 거의 발전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여성들의 일자리 문제가 가져오는 사회적 누수가 엄청나다는 것 때문이다. 이제 한국사회는 저성장사회로 완연하게 진입하고 있다. 저성장의 극복을 위해선 체질 개선을 통한 사회적 효율화와 묻혀 있던 사회적 동력의 발굴이 필요하다. 여성인력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하는 이유가 이보다 더 무엇이 있겠는가?
 

김영순 편집장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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