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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세계 보호무역주의에 멍드는 국내 경제미·중 무역전쟁, EU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 수출길 ‘캄캄’
정재형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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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3  14: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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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다각화 모색하며 정부 대응 주시… 자구책 마련 분주

   
 

미·중 무역전쟁이 촉발한 보호무역주의로 국내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율 관세, 세이프가드 등 철강, 자동차 분야에서 벌어지는 무역전쟁이 기업 생산 및 수출 감소로 이어져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에 보복 관세로 맞서고, 여기에 유럽연합(EU)까지 가세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수입 승용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 정부 방침에 자동차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불투명한 경제 전망에 지역 경기지수도 계속 악화하는 총체적 비상상황을 맞고 있다.

관계부처 대응방안 논의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12월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자동차 232조 대응 관련 관계부처와 업계,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갖고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7월 10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01조에 의거해 2000억 달러 규모(6031개 품목)의 대중(對中)수입에 대해 10% 추가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수출, 업종별 영향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강성천 통상차관보는 “미-중간 무역분쟁의 장기화·확산 가능성이 있으므로 민관이 합심해 주도면밀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번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계획에 따른 수출입 영향 및 업종별 파급효과에 대해 산업연구원과 업종별 협·단체가 면밀히 분석할 것”을 당부했다.

코트라·무역협회에는 해외 주요수출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주요 바이어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수출대체선 지원 등 피해우려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더불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중국의 제조업 굴기 견제 등 301조 무역분쟁 이면에 제기되고 있는 양국의 입장을 바탕으로 정부는 향후 미-중 간 무역분쟁 전개 상황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대응방안도 마련해 나갈 것을 말했다.

업종별 단체는 이번 미국정부의 추가 관세부과 계획이 현실화했을 때 미칠 영향을 현재 분석 중에 있으며, 중국에 진출한 우리 투자기업의 경우 생산제품 대부분이 중국 내수용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였으나, 중국산 가전·컴퓨터·통신기기 등이 이번에 발표한 추가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해당 품목에 소요되는 우리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수출지원 기관들도 면밀한 상황점검과 함께 미-중 간 무역분쟁으로 피해 우려가 있는 기업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무역관을 통해 점검한 결과, 구매인(바이어)이 당장의 영향 보다는 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사태 장기화시 부품공급망 변경들을 검토하는 기업으로 아세안, 인도, 러시아 등 신남방·북방지역 중심으로 해외 전시회, 무역사절단 등 대체시장 개척을 위한 수출마케팅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무역보험공사는 미·중 수출비중이 높은 중소기업 대상으로 해외기업 신용조사 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피해기업들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무역협회는 국내 13개 지부를 통해 무역업체들의 애로를 일일 파악 중이며, 아세안 지역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FTA 활용률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하였다.

고래 싸움에 끼인 새우등 ‘한국’

경북 포항 철강업계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세이프가드 잠정 도입 결정에 한숨을 쉬고 있다.

EU 집행위는 미국의 철강제품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EU 철강업계 피해를 막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수입량에 따라 나라별 쿼터를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EU에 국산 철강제품을 주로 수출하는 기업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다.

두 회사의 EU 수출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4% 정도에 불과하지만, EU 수출이 줄어든 다른 나라 철강제품이 동·서남아시아 등으로 몰려 경쟁하게 되면 중견 철강업체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포항 철강업체들은 이미 미국이 요구한 쿼터제(2015∼2017년 평균의 70%) 수용으로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포항시는 미국의 철강 규제로 인해 넥스틸, 세아제강 등 지역 철강업체 피해액을 2000억 원으로 추정한다.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넥스틸은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방법 외에 돌파구가 없다며 현지 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는 미국 수출량이 적어 타격이 덜했지만, EU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부산의 한 철강업체는 고율 관세 때문에 미국 수출을 취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화물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인천항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물동량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한다.

인천항을 통해 원자재를 받아 가공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 가공·수출업체 생산활동이 위축하면 인천항 물동량도 당연히 타격을 받는다.

올해 3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4만 5245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지난해 같은 달 25만 8065TEU보다 5% 줄었다.

인천항만공사는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 권고안 발표로 2월부터 인천항 물동량이 줄기 시작해 미·중 무역전쟁이 빚어진 3월에는 물동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미국 수출길도 불안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수입자동차와 부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2.5%인 수입 승용차 관세를 10배인 25%로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에서 투싼, 코나, 제네시스 등 연간 33만 대 가량을 미국에 수출한다.

관세가 25%로 오르면 투싼 현지 가격이 500만 원 정도 상승하는 등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부품 가격도 상승하기 때문에 앨라배마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도 가격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자동차업계에서 현대차 수출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노조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전적으로 불리한 한미 FTA 재협상 결과를 무시하고 한국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이중 페널티로 추가 적용하면 오랜 동맹에 금이 가고 공정 무역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다”는 논평을 낸 것은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다.

노조는 “단체협약상 불황으로 공장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공장 우선 폐쇄가 원칙이어서 미국 수출 봉쇄로 경영이 악화하면 앨라배마 공장의 미국인 노동자 2만여 명이 우선 해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르노삼성차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부산공장에서 26만 4037대를 생산해 17만 6271대를 수출했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물량은 전체 생산량 절반에 육박하는 12만 3202대다. 전체 수출물량 69.9%가량이다.

완성차 업계 부진은 자동차부품업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지역 경제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지난 6월에 발표한 지역경제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현대·기아차 수출 부진과 한국GM 경영악화 등으로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GM 1차 협력업체인 이원솔루텍과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인 금문산업은 1월과 3월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지난해 생산차 49만 2233대 가운데 37.3%인 18만 3959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쏘울(전기차 포함) 10만 9625대, 스포티지 7만 4334대 등으로 쏘울은 광주공장 생산량 66.2%를 미국시장에 수출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기아차 광주공장은 광주 제조업 종사자 10%, 광주시 총생산액 32%, 광주시 총수출액 40%를 각각 차지했다.

수출물량 감소에 따른 매출 저하나 휴업은 기아차 광주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1∼4차 협력업체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름 깊어가는 지역경제

경남지역 기계 중심의 제조업체들은 엔진, 펌프, 공기조절기 등 산업용 제품 수출이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산업용품에는 경남에 있는 기업이 만든 완제품이나 부품이 들어간 제품이 많다.

아직은 수출감소 등 피해가 드러나는 단계는 아니지만, 중국산 산업용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국산 제품의 대중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이미 지역 주력업종인 조선업과 해양플랜트 등이 어려움을 겪는데 자동차까지 발목을 잡으면 지역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하반기 자동차 생산부진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보호무역주의라는 새로운 변수로 인해 이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창원상의가 118곳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5분기 연속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지역경제보고서는 울산지역 자동차산업 수출 부진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조사한 2분기 경제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충남지역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12%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4월에도 10% 감소했다.

완성차 내수판매 감소,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에 따른 부품 수요 위축, 미국과 중국 수출 감소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또 중동, 러시아 등 일부 지역으로 완성차 수출이 늘어도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한·미 FTA 개정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자동차, 조선업 등 지역 주력 수출품 생산이 부진을 이유로 꼽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제조업 생산과 수출 감소가 지속해 지역경제 침체가 우려된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사태 주시·대책 마련 분주

자동차 완성업체와 부품업체들은 미국과 수출 다각화 등 방안을 모색하면서 정부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7월 16일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지역 의원, 산업부, 기아차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하면 지역 제조업 생태계가 붕괴할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전방위적 수단을 총동원해서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보호무역주의가 철강과 자동차 부품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관세 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금융지원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공근로 일자리 창출 하는 등 경제 위기 대응 매뉴얼을 가동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관세 부과 등 정책이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며 “실제 고율 관세를 매기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부품기업 중심으로 미래 자동차 분야를 선점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대중 수출 비중이 37.8%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다만,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만큼 관련 산업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피해 가능성이 보이면 해당 기업이나 업계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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