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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궐련형 전자담배 결국 이로울 것 없었다막연히 좋을 것이라 판단한 흡연자에게 큰 실망 안겨
최흥진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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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2  12: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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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발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때 늦은 조사도 문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지난 6월 7일 발표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는 그 불명확했던 부분을 문서로 명확히 밝힌 국내의 첫 공식 발표사례였다. 보도자료 공개 이후 각 언론사는 기존의 일반 궐련보다 더 유해하다는 방향으로 보도를 하기 시작했고 제조사는 이와 반대로 실험방법이 적합하지 않았다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흡연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나오면서 과학적 실험결과와 실험방법의 신뢰도 사이에 적지 않은 혼선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금 감소와 국민건강 개선 사이 줄다리기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자료’를 보면 한국 성인의 흡연율은 23.9%로 남자 40.7% 여자 6.4%의 비율을 각각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자료를 살펴보면 남자의 경우 1998년 조사 시기부터 2016년까지 66.3%에서 40.7%로 줄어 연평균 1%의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으나, 여자의 경우 같은 시기 6.5%에서 6.4%로 0.1% 감소한 데 그쳤고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연평균 0.005%의 낮은 변화율을 기록했다.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금연 캠페인을 펼쳤는데도 흡연율은 기대했던 것만큼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조금씩 꾸준하게’ 우하향 그래프를 띈다는 점이 그나마 찾을 수 있는 희망의 단서일 뿐이다.

반면 담배 제조판매 회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그리 달가운 수치는 아닐 것이다. 또 담배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을 한 해 동안의 국세(國稅) 수입 항목으로 쓸 수 있는 기획재정부 역시 ‘예산(豫算)’ 측면만 따진다면 그리 편한 입장은 아니다. 현재 일반담배에는 1갑당 총 3323원(지방세 1007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등)의 세금이 붙는다.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일반담배의 90%인 3004원 정도의 세금이 붙고 있는데 이마저 식약처의 유해성분 검사결과 발표를 토대로 담뱃세 인상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세 형평성을 고려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등장, 파죽지세로 시장 진입

   
 

지금까지의 궐련은 담뱃잎을 종이에 싼 것을 불을 붙여 피우는 지궐련(紙卷煙, cigarette)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이 지궐련은 흡연 시 최고 온도가 900도에 이르며 표면온도 또한 300도에 가까운 높은 열을 지니고 있어 언제라도 화재의 원인이 되어왔으며, 특히 타르와 타르 속에서 발견된 탄화수소(3,4-벤츠피렌)와 같이 15종류의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흡연자나 주위 간접흡연자의 건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2015년에는 존스홉킨스의대 연구진이 흡연, 식습관 그리고 음주가 발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 알 수 없는 무작위의 원인으로 유전자가 변이되어 암으로 발병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하지만 이는 다음 해 201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연구인력이 포함된 국제공동연구진이 ‘흡연이 그 유전자 변이에 직접 관여한다’는 발표로 다시 뒤집혔다.

이때 제조사와 흡연자 그리고 당장의 담뱃세를 무시할 수 없는 정부부처까지 아우른 ‘포괄적 시장 관계자들’에게 ‘신선한’ 아이디어 상품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최근 유행성 논란의 중심이 된 궐련형 전자담배다.

출시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는 흡연자들 사이에서 ‘냄새’가 나지 않고 몸이 가벼워진다는 속설로 날개 단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그만큼 ‘무엇인가 유해한 물질이 덜 들어 있을 것’이라는 비전문적 공식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즉 기존의 궐련보다는 덜 해롭거나 오히려 금연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적 면죄부’가 성행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궐련형 전자담배는 출시 1년 만에 전체 담배시장의 10%에 육박하는 파죽지세의 점유율을 보였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 BAT코리아의 ‘글로(Glo)’ 그리고 KT&G의 ‘릴(lil)’이 시장의 3파전을 띠고 있는데, 결국 이들은 자타공인 성공적인 시장진입 신고를 마쳤으며, 오히려 생산기지 확대와 마케팅 강화를 통한 대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출시 1년 후에야 제동 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 6월 7일 오전 11시 ‘궐련형 전자담배의 독성 평가’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당시 홈페이지는 일시적이기는 하나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만큼 궐련형전자담배를 애용해왔던 흡연자들뿐만 아니라, 보도자료를 기다리는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보도자료는 기존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였는데, 국내 판매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 3종은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타르의 경우 평균함유량이 제품마다 각각 4.8~9.3mg 검출되어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일반담배의 타르함유량 0.1~8.0mg을 오히려 훌쩍 뛰어넘는 수치라는 것이다.

식약처는 3개 회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중 필립모리스(PM)의 아이코스(엠버),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의 글로(브라이트토바코), KT&G의 릴(체인지)을 각각 그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기 때문에 일반담배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HC(Healht Canada)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맞게 적용하여 분석했다고 밝혔다.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법은 담배필터의 천공(穿孔) 부위를 개방하여 분석하는 방법인데 일반담배의 니코틴·타르 함유량 표시에 적용하는 분석법이고, HC법은 실제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고려하여 천공 부위를 막고 분석하며 ISO법보다 더 많은 담배 배출물이 체내에 들어간다고 가정하여 실험하는 방법이다.

담배 제조사가 검사방법 기준을 기존의 일반담배와 동일하게 적용했다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 바로 이 검사방법들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현재 일본과 중국, 독일 정부에서도 적용하는 분석방법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어,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니코틴 함유량 역시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문화했다.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각 언론사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오히려 더 해롭다는 헤드라인을 실어 날랐고 이는 주요 담배 제조 3사뿐만 아니라, 기대를 갖고 해당 제품을 이용해왔던 흡연자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왔다. 또 출시 이후 거의 1년여 만에 해당 제품들의 유해성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너무 오랜 기간 시장을 방치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고 결국 새로운 형태의 ‘담배’에 중독된

사람들과 담배 회사에 시간을 벌어줬다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제조 회사들은 식약처의 검사방법에 문제가 있어 당혹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상당수 흡연자들 역시 ‘어쨌든 기존 권련보다 냄새가 훨씬 적게 나고 있다’며 ‘기존의 궐련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생산자와 중독자들은 이미 한 편이 되어가고 있고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는 이들과 맞서고 있으며 기획재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담배 시장 현황이다.

담배의 유해성 자체는 변함없어

   
 

결국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바로 ‘중독’으로 인한 장기간 흡연이다.

어떤 형태의 ‘담배’이든 결국 그것은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흡연 캠페인이나 국가 5대암 검진을 통한 의료비 지원 등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여기에 지난 2월 보건복지부에서 밝힌 ‘폐암의 국가암검진사업에 포함’ 발표가 나온 만큼 폐암의 심각성을 공동의 화제로 올렸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좋은 ‘비타민’이나 ‘영양제’ 등을 추가로 섭취하는 의미와는 정반대로, 담배는 ‘기호식품’ 이라는 명목으로 ‘취향’대로 선택해왔었다. 하지만 그 기호식품은 이미 혐오식품이 된 지 오래되었고, 그것이 ‘식품’이라는 단어와 함께 쓰인다는 것조차도 아이러니할 뿐이다.

현재 일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여부 논란에 대해 ‘어떤 것이 더 낫다’라는 ‘프레임’에 갇힐 소지가 다분하다. 이는 기존의 흡연자들에게 심리적 면죄부와, 특히 담배 제조 회사의 판매 상품 다각화를 통한 매출 증대에만 기여할 뿐이다.

기존의 궐련이든 궐련형전자담배이든 그 안에는 어떠한 비타민도, 영양 성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없어져야 할 담배라는 존재가 더 나은 제품이 나왔다는 반응으로 환영받거나, 혹은 세금 수익과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한다는 인식이 사실로 공식화되는 것을 우리는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 옛날 신대륙 발견 후 노예제도를 통해 대량 생산된 담배가 이제는 우리 모두를 스스로 노예가 되도록 만들고 있음은 명확한 사실이다.

논란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그 자체의 유해성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최흥진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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