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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전 부교육감 황호진] “교육부를 없애야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가 밝다”
박관식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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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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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 같지만 많은 것을 함축한 이야기입니다. 학교는 학생을 위한 조직 같지만 현실은 어른들을 위해 어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상하지만 그것이 현실입니다. 아이들은 객체화되어버리고 그 주인은 오히려 어른들입니다. 선생님과 온갖 교과서, 교구 등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돌아갑니다. 정작 주체여야 할 학생들은 소외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요?”

지난 2월 9일 전주에서 만난 황호진(전 OECD 대한민국 대표부 교육관) 전북교육감 예비후보의 말은 적잖게 충격으로 와 닿았다.

이는 우선 지나친 사견일지 모르지만 이런 큰 인물이 중앙이 아닌 조금은 소외된 지방의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데 따른 신선한 느낌 때문이었다. 이미 대한민국의 교육은 끝났기 때문에 전북이라도 정신을 차려 세계화로 나아가겠다는 그의 생각에 매료됐다.

   
▲ 국회 앞에서 캠페인을 벌이는 황호진 교육관.

전북교육청 전 부교육감이었던 황호진 교육관은 “요즘 흔히 4차산업혁명을 얘기하지만 지금의 교육제도와 방법 가지고는 그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 사람은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떤 상상력이 됐든 본인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해야 한다. 뭔가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선생님에게 수동적으로 배우고 시험문제나 푸는 능력 가지고는 절대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스스로 선정하고, 수업도 학생 중심으로 가는 데 있어 선생들이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황호진 교육관은 전북교육감 입후보 슬로건을 ‘학생을 위한 교육감’으로 정했다. 모든 교육에서 어른이 주체가 아니고 학생이 주인인 교육체제를 만들자는 것이 그의 기본 방향이다. 더 나아가 학생들의 교육감이 되겠다는 취지다.

황호진 교육관은 “대한민국은 기득권이 너무 커졌고 타락해서 근본과 행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제가 장관이 돼도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기득권이 너무 강해서, 심지어 새로운 부총리가 취임해도 기존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며 “촛불 정부에 들어와서 뭐 하고 있냐, 이전 정부만 답습하느냐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치밀하게 짜인 기득권이 있어 거기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황 교육관은 “그러나 전북은 가진 게 없어서 기득권이 그만큼 약하다. 그래서 전북은 변화시킬 수 있다. 기존 방식이 아닌 전혀 새로운 미래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즉 기초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 교육이 죽어 껍데기만 남아 있다. 결국 기득권층을 재생산하는 데 아주 좋은 구조다.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 기능을 못 하고 오히려 교육체계 때문에 망가뜨려지고 있다. 학습된 무력감과 무능력자로 자기 스스로 수없이 오랜 기간 낙인찍고 본인도 받아들인다. 우리나라의 많은 아이가 고통 속에 망가지고 있다. 이걸 근원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 국회 기자회견을 하는 황호진 교육관.

심각한 교육의 현실

“저는 꿈이 큽니다. 교육부를 없애야 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문제입니다. 교육부가 있는 한 우리나라 교육은 장래가 요원하고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습니다. 있는 집안의 아이들은 자사고로 다 가고 일반고는 황폐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심각합니다. 제가 교육감이 되어 희망의 싹을 틔워가야 합니다. 저는 그런 대한민국을 바꿀 자신이 없습니다. 구조적으로 모순투성이인 대한민국이 아닌 세계를 보고 바로 가겠습니다. 전북이 세계적으로 인증을 받으면 대한민국도 서서히 바꿔지지 않을까요?”

행정고시 26회(교육직 1호) 출신으로 교육부 교원정책과장 등 교육공직생활을 33년간 해온 교육의 달인답게 황 교육관의 생각은 역시 격이 달랐다. 프랑스에서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교육관을 역임한 경력 탓도 그런 배경일까.

그는 교육부에서 돌연변이 같은 사람이었다고 주변인들로부터 들었다. 애초부터 사고체계가 달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졌다고 해도 구조적인 문제 앞에서는 실천할 수 없었다고 술회한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한때 지지율이 높아진 이유도 ‘교육부를 없애겠다’고 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추락한 원인은 사립유치원 연합회에 가서 한쪽만 옹호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말을 반복했다가 끝없이 무너졌다는 게 전문가의 말이다. 결국 교육의 실체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무지가 잘못이었던 셈이다.

황호진 교육관은 “나는 그의 생각과 전혀 다르다. 기존 교육의 틀을 깨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일본은 내년부터 모든 객관식 시험이 폐지된다. 우리는 아마 앞으로 10년은 걸릴 것이다. 사회구조가 그걸 못 받아들인다”며 “현재 수능도 객관식으로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그걸 없애면 선별 수단이 사라진다. 모든 교육자가 선다형 수능에 익숙하다”고 귀띔했다.

이어 황 교육관은 “프랑스에 근무하면서 아이들을 국립 초등학교에 보냈는데 읽고 쓰는 걸 절대로 가르치지 않았다. 우리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영어와 수학까지 가르치지 않나? 얼마 전 교육부가 방과 후 영어수업을 없앤다고 했다가 들끓는 여론으로 반복했지 않냐”며 “사실 없애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확고한 소신이 있다면 어떤 전략적인 단계를 거쳐 해나가겠다고 했어야지, 주변 상황은 하나도 변한 게 없는데 없는 사람은 못 가르치고 있는 사람만 가르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던 중에 새로 알고 보니 가슴이 불현듯 답답해질 만큼 심각한 교육의 현실이 느껴진다.

황호진 교육관은 여야 이념을 떠나 교육계에 대한 비판은 날카롭고 신랄했다. 사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교육에는 그 어떤 정파나 계파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 전북교육청 교육감 선거에 정식 출마 선언을 한 황호진 교육관.

상산고 폐지 안타까워

“우리 고장의 상산고는 기존의 자사고와는 달리 탄생 배경도 독특합니다. 홍성대 이사장이 교육으로 번 돈을 인재양성에 써야 한다며 매년 십여억 원씩 투자했습니다. 가족들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반대했습니다. 바보스럽게도 그런 상산고까지 폐지하는 데 포함시켰습니다. 홍 이사장은 평생 교육을 위해 살아온 게 한스럽다고 합니다. 잘못 살아왔다고 후회하고 불만이 많습니다. 사회가 정말 뒤죽박죽입니다.”

황호진 교육관은 특목고와 자사고의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나 서울은 필요하다고 못 박는다. 공부하는 애들은 다 자사고로 가고 못하는 아이들이 일반학교로 간다는 것. 포기한 아이들이 다니다 보니 황폐화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수업을 정상적으로 하지만 공부하는 분위기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자사고를 폐지하면 강남 집값이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강북에도 자사고가 있어 돈 있는 사람은 그곳에 가면 된다. 그런데 없애니까 결국 학군이 좋은 데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강남의 아파트값이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

황호진 교육관은 이런 현상에 대해 교육의 근본이 잘못돼 벌어지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에 근원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30여 년 계속 연구한 사람과 적당히 출세 의욕을 가지고 활동한 사람이 질적으로 다르다는 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황 교육관은 “지난 2015년 2월 전북의 650여 국공립·사립 유치원 원장들에게 강의하면서 두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아이들 마음을 열도록 노력하고, 둘째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지 말라고 했다”며 “학자가 얘기하면 가능하지만 당국의 부교육감이 폭탄 선언하면 충격이다. 그때 왜 가르치면 안 되는지 그걸 주제로 강의했다. 또 당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들에게 한글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지 연수를 다 시키도록 했다”고 밝혔다.

황호진 교육관은 2012년 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교육 현장의 경험을 생생하게 쌓았다.

황 교육관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받아쓰기 시험과 알림장도 써야 한다. 이미 읽고 쓰는 걸 다 알아야 한다. 학교는 거저먹는다. 선생은 굳이 그런 걸 가르칠 필요가 없다. 그 과정에 아이들만 죽어난다. 부모들만 허리뼈 휘는 거고 아이들은 다 망가진다”며 “초등학생 30%가 우울증을 앓는다. 우리나라가 이런 중병에 걸려 있다. 초등학교 이전부터 한글, 영어, 수학을 가르친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이 파괴되고 망가진다”고 말했다.

황호진 교육관은 아이들의 학습 방법은 통합적으로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를테면 처음 치약을 가져올 때 글씨를 모르고 접한다. 하지만 시간을 거치면서 보는 형태, 쓸 때 느낌, 색깔, 맛 등으로 습득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읽을 줄 안다. 그러나 우리는 한글을 얼마나 어렵게 가르치는가? ㅊ, ㅣ,ㅇ, ㅑ, ㄱ 등 자음과 모음을 다 나눠서 가르치는데 아이들은 그것이 고통스럽다. 그 한글은 부호일 뿐 아무 의미가 없다. 선생들은 아무 뜻 없이 그것을 외울 때까지 가르친다. 그 순간에 다 망가진다는 것이다.

황 교육관은 “우리나라 교육이 이렇게 망가져 있다. 잘 가르치려는 선생들이 짓밟고, 잘못된 부모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렇게밖에 할 줄 모르는 유치원 선생들이 짓밟는다.

초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망가뜨린다”며 “우수한 학생들이 학교 체제 때문에 바보가 된다. 그래서 학교가 없어져 한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이 훨씬 잘된다. 공부 잘하고 부자더라도 어느 순간 왕따 된다. 얼마 전 자살한 중학생도 의사 집안에 뭐든 잘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자살했다”고 말했다.

학생을 위한 교육감

과연 앞에서 말했듯이 정말 전북교육감이 된다면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해 황 교육관은 “평생을 제도 안에서 행정을 해왔다. 안에서 하는 것, 결국 자원의 제약과 한계 안에서 해나갈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중학교라면 교실 수업을 절반만 해도 된다. 아이들이 축구, 야구, 등산 등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거나 독거노인·조손가정 등 봉사활동을 하도록 배려하고, 스스로 체험하고 자기들끼리 도와줄 것을 토론하고 봉사활동 영역을 정하게 해야 한다. 그래도 교육과정을 다 따라갈 수 있다. 무작정 교실에 묶어놓으면 아이들을 바보로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육관은 “유치원 교사들은 월급이 적은 데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중노동에다 임금착취에 노동 강도가 세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손이 나간다. 학대 중에 신체적·정신적 학대만 생각하지만 아이들의 60%가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무섭겠냐. 거기서 받는 정신적인 상처는 크다”며 “총체적으로 문제다. 이대로 가면 희망이 없다. 겉으로는 멀쩡하게 돌아가는 것 같죠? 밑에서는 썩어가고 있다. 살아온 것이 신기할 정도다”라고 혀를 찼다.

황호진 교육관은 이런 자신의 희망과 포부를 알리는 데 너무 조급하지 않다. 다만 그가 전북교육감이 되면 교육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학혁명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완성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끝으로 황 교육관은 “전북부터 확 바꿀 계획이다. 앞으로 꿈이 크다. 교육을 세계 최고로 만들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며 “전라북도가 전 세계

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에 새로운 문명을 주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소신을 펼쳤다.

한편, 오는 6월 13일 시행되는 전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황호진 예비후보는 지난달 19일부터 전주시 백제교에서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공식 선거운동에 불을 붙였다. ‘남북이 하나 되는 평화올림픽 파이팅’이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아침인사를 진행한 황 예비후보는 “평창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올림픽이 얼어붙은 한반도에 평화의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전북교육도 불통의 늪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주인 되는 전북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을 위한 교육감’이란 표어를 가슴에 단 황호진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전주 객사길에서 선‘ 거연령 16세 인하와 교육감선거 고등학생 투표권 보장’ 캠페인 유세를 이어갔다.

박관식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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