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인터뷰
전병직 코리아나 회장대한민국 가발업계의 위상,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
조순동 기자  |  webmaster@k-today.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5.16  18:11:0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가발이 ‘고부가가치 패션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가발수출에 기여해온 ㈜코리아나 전병직 회장의 삶은 대한민국의 수출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능력껏 일하는 사람이 많은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는 전병직 회장은 칠순인데도 여전히 청년의 열정이 넘친다. 평생을 가발산업에 바치며 세계 모발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가발 역사에 한 획을 긋고 꿋꿋하게 오직 한길만 걸으며 성장가도를 달리는 전병직 회장을 만났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변함이 없어야 오래 간다. 변덕이 죽 끓듯 하고 돈에만 눈이 멀면 초심을 지키기 어렵다. 창업 당시 초심을 몇십 년씩 그대로 지키며 성장하는 장인정신을 지닌 기업들을 다시 찾아보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다.

1992년 설립한 코리아나 전병직 회장은 1970년대 가발 수출이 사양길에 접어들 무렵 흑인 전용 가발을 개발해 폭발적인 인기를 이끌어 내며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해 현재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곳곳에 수출 길을 열고 있다.

“가발업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된 계기는 사실 월급이 많아서 시작했어요.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 당시 가발 회사 월급은 초급 공무원의 세 배가 넘었거든요. 가발을 알다보니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개발은 소재, 제조기술, 디자인 등 세 분야인데 디자인에 관심이 더 갔고 가르쳐 주시는 분 없이 독학했어요.”

전 회장은 가발 기계만 고칠 줄 알았지 가발 디자인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디자이너 자리가 갑자기 공석이 되면서, 사장이 그를 디자이너로 임명한다.

사장님이 저에게 가발 개발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셨던 것 같아요. 감사하기도 했지만 사실 두렵기도 했어요. 제가 좋은 가발을 개발해야 수 백 명의 동료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잖아요. 제가 게을러지면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가발디자이너가 된 만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가발공장의 기계기술자로 입사한 전 회장은 생산 교육담당자를 거쳐 디자이너로 변신하면서 가발산업과 깊은 인연을 맺으며 그는 가발디자인에 몰두했다.

전 회장은 1992년 6월 1일, 청년시절부터 20여 년간 열정을 쏟아온 가발회사를 나오게 된다.

기업의 세대교체기에 퇴직한 전 회장은 그간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발 판매업 사업구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그동안은 서류가방을 들고 외국 출장을 바쁘게 다녔는데, 난생 처음 서류가방 없이 골프가방 하나 메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당시 미국으로의 이민과 가발 판매업을 염두해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그간 친목을 쌓아온 바이어들과 만나 구체적으로 상의해 보았으나, 하나같이 직접 와서 가발 유통업을 하기 보다는 가발을 잘 만드는 저에게 한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습니다. 또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자기들이 모두 수입해서 판매하겠다는 제안을 하기에 저도 고민 끝에 퇴사한지 15일, 즉 반달 만에 코리아나를 설립했어요(웃음).”

   
 

설립 첫 해 선주문이 밀려 가속도 붙어

설립 첫 해부터 선주문이 밀려들어와 생산에 가속도가 붙었으며, 이듬해 1993년도에는 중국 천진에 공장을 건립해 본격적으로 수출업에 박차를 가했다.

“과거에 가발은 주로 백인 여성들이 많이 구입했는데, 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자 이들의 구매력이 낮아졌습니다. 가발산업이 사양길로 빠질 위험에 처했던 거죠. 그때 저는 흑인 여성들이 쓸 수 있는 가발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흑인 여성들은 체질적인 곱슬머리로 모발을 길게 기를 수 없었기 때문에 이들의 경제력이 향상되면 가발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상했죠. 이들을 겨냥해 개발한 게 크림프컬과 웨트룩컬 가발이었습니다. 크림프컬은 원형이었던 컬의 기존 방식을 깨고 만들어진 지그재그컬 가발이에요. 웨트룩컬은 가발에 윤기를 더해 촉촉한 머릿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죠. 그 결과 우리 가발이 흑인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가발 수출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됐습니다. 그 당시엔 헐리우드 영화배우들도 우리가 만든 가발을 선호했는데, 그래서인지 한류열풍의 시초라고도 불렸던 것 같아요. 흑인을 타깃으로 가발을 씌우기 시작한 것이 적중했습니다.”

흑인 여성을 타깃으로 패션가발을 개발해 일대 혁신을 이뤄냈다. 흑인 여성들이 선천적 곱슬머리로 모발을 길게 기를 수 없는 점에 착안해,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이다.

한국인 특유의 꼼꼼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일일이 꿰맨 가발은 품질이 월등했고, 수명도 길다는 점에 더욱

백인들이 주 고객이던 시장에 흑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가발 상품을 내놓으며 대한민국의 수출역군으로 거듭난다.

특히 1970년대 외화 획득의 견인차였던 가발업계에 몸담아 한국 수출산업의 반석을 다진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제48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무역 1조 달러 달성’ 특별유공자 표창을 수상하는 등 끊임없는 열정으로 성공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그 덕에 전 회장은 가발산업계에선 ‘가발디자이너 1호’로 수출산업에선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영웅’으로 불린다.

“소비층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건 패션을 선도하는 것이 아니죠. 정말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소비층이 그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패션을 리드하는 것입니다.”

곱슬머리의 흑인 여성을 모델로 수출시장을 넓혀나간 것은 그의 탁월한 선견지명이었다.

업계 최초 크림프컬(Crimp Curl)과 웨트룩컬(Wetlook Curl), 야키 위빙(Yaki Weaving) 스타일을 개발해 폭발적 인기를 이끌어낸 전 회장은 지속적인 디자인 연구‧개발로 가발패션을 리드해왔다.

   
 

가발 쇼핑몰 위나인으로 제2의 도약

국내 가발시장은 기능성을 중시하는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패션가발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한국 가발시장에서는 큰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지만, 코리아나는 패션 가발의 수요가 높은 해외시장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전 회장은 온라인 마케팅을 주도하는 (주)GK(Global Koreana)를 설립해서 해외에서 패션을 전공한 그의 장녀, 전주영 대표가 쇼핑몰 위나인(WININE)을 통해 가발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가발 쇼핑몰 위나인은 통가발, 부분가발, 헤어피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가발을 선보이고 있으며, 좋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판매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세계 가발시장은 규모가 날로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 유럽, 아프리카 흑인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될수록 더욱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소재 개발, 제조 신기술, 신제품을 개발 등 위기일수록 투자에 매진하며 기존 제품은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우선 집중했어요. 이런 노력이 25년 동안 쌓이고 쌓여 지금의 코리아나를 만들었습니다. 기술력은 결코 하루아침에 뚝딱 생기는 게 아니었어요. 투자한 대로, 노력한 대로 정직하게 쌓인답니다.”

노사화합과 가족친화 경영을 위해 전 회장은 언행일치를 꼽았다. 회사가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려면 리더의 진정성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천은 믿음, 신뢰, 존중에 있다고 한다. 직원들에게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먼저 실천하면 직원들이 스스로 따르게 된다. 직원들이 자기 일에 매진하도록 격려하고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하는 것이 코리아나의 문화다.

광명상공회의소 부회장, (사)한국모발제품수출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코리아나의 전 회장이 그간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행보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해외 수출, 이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혁신을 창출하는 도전정신. 지난 25년의 작은 성공들을 디딤돌 삼아 100년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그의 바람이 순풍에 돛 단 듯이 힘차게 나가길 기대해본다.

조순동 기자  webmaster@k-today.com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순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신세계그룹, 2023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
2
제네시스 GV60, 유럽 안전성 평가서 '최고 등급' 획득
3
한국 Herbal Life "건강한 비건 생활하려면 단백질 섭취 중요하다"
4
DL이앤씨 ‘아크로’, ‘하이엔드 아파트 고객 선호도’ 1위
5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파나마 대통령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
6
주한 네덜란드대사, 풍기 인삼 스마트팜 시설-가공품 등 견학
7
이문락 신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8
달시, 변비 제품 ‘푸룬밤 플러스+’ 출시
9
“지역사회 문제해결 모색” SK, ‘2022 울산포럼’ 개최
10
좋은땅출판사, ‘성령님과 함께, 오직 예수’ 출간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558)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72 인현상가 428호 | 대표전화 : 02-2272-4109 | 팩스 : 02-2277-8959
잡지사업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5 | 등록일 : 1982년 12월 23일 |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244
회장: 임윤식 | 사장: 정희돈 | 편집국장 : 정재형 | 편집인 : 조순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형
Copyright © 2013 오늘의한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