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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바다의 거대한 파도, 해남 두륜산
글,사진/임윤식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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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3  17: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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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은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산이다.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에서 남쪽으로 삼십리쯤 떨어진 삼산면, 옥천면, 그리고 현산면에 걸쳐 있다. 소백산이 남쪽 끝으로 줄달음질 치다 바다 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솟아오른 바위산이다. 산 높이가 해발 703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나 바위능선으로 되어 있고 암릉 내내 남해의 풍광이 한 폭의 그림같이 장관인 명산이다.

   
 

흔히 대둔산, 대흥산(大興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산자락에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의 본사인 대흥사(일명 대둔사)가 있어서이다. 두륜산은 통상 주봉인 두륜봉을 중심으로 가련봉, 노승봉, 고계봉, 도솔봉, 연화봉, 혈망봉, 향로봉 등 여덟 봉우리를 총칭하는데 이중에서도 노승봉-가련봉-두륜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두륜산 산행의 백미이다.

소백산맥의 남단인 해남반도에 우뚝 솟아 있어, 정상에 서면 멀리 완도와 진도를 비롯하여 다도해의 작은 섬들이 절경이다. 식생은 난대성 상록 활엽수와 온대성 낙엽 활엽수가 주종이며 봄의 춘백(春柏),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동백(冬柏)이 유명하다.

특히 수백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나무 숲과 붉게 타오르는 동백꽃, 2㎞에 이르는 계곡이 장관이다. 또 가을이면 두륜봉과 가련봉 사이에 넓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대둔산 자락의 왕벚나무자생지는 천연기념물 173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찰로는 통일신라 시대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서산대사 사당과 부도가 있는 대흥사와,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추앙받는 초의(草衣) 장의순(張意恂)이 40년 동안 수도 생활을 했던 일지암(一枝庵)이 있다. 이 때문에 이 일대는 예로부터 한국 고유의 차와 다도로 널리 알려졌고 유자 산지로도 유명하다. 1979년 1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두륜산 등산코스는 오소재에서 오르는 방법과 대흥사에서 오르는 방법이 대표적이며, 대흥사 코스는 다시 표충사-삼거리-북미륵암-오심재-노승봉-가련봉-만일재-두륜봉-진불암-물텅거리골-표충사 코스(7.4km, 5시간 소요), 표충사-삼거리-북미륵암-천년수-만일재-두륜봉-진불암-물텅거리골-표충사 코스(5.9km, 3시간 30분 소요), 표충사-삼거리-일지암-천년수-만일재-두륜봉-진불암-표충사 코스(5.5km, 3시간 소요) 등이 있다.

이중 우리 일행은 오소재에서 출발, 오소재약수터-오심재-노승봉-가련봉-만일재-두륜봉-진불암-물텅거리골-표충사 코스로 내려왔다.

오소재약수터를 들머리로 10여분 완만한 숲길을 오르면 돌탑을 만나고, 오붓한 숲길을 산책하듯 25분 가량 더 오르면 오심재에 이른다. 오심재는 넓은 공터로 대흥사 에서 북미륵암을 거쳐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사거리이기도 하다. 공터풀밭 가장자리에는 억새가 무성하다. 여기 저기 사람 키 보다 큰 억새밭 속에서 사진을 찍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이곳에 오르면 우로 고계봉이 병풍같이 둘러 쳐 있고 좌측으로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인 노승봉이 꽃봉우리처럼 솟아있는 것이 보인다.

오심재에서 가련봉은 1km, 두륜봉 1.8km거리이며, 대흥사 방향의 만일암터 천년수 1.2km, 북미륵암 은 600m 떨어져 있다. 만일암터에 있는 느티나무는 나이가 1,200살에서 1,500살 정도로 흔히 ‘천년수’라 불리며 둘레가 10m, 높이가 22m나 된다. 북미륵암에는 국보로 지정된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오심재에서 오붓한 숲길을 600m, 20분 쯤 오르면 노승봉 아래 헬기장에 이른다. 노승봉 암벽이 바로 뒷쪽에 막아서 있다. 이곳에서 200m만 오르면 노승봉이다. 가련봉 440m, 두륜봉 1.24km남았다. 헬기장에서 숲길을 오르다 보면 나무 사이 사이로 멀리 고계봉 정상이 계속 보인다.

헬기장에서 다시 산죽으로 덮혀있는 숲길을 20분 가까이 오르면 본격적인 암벽구간이 시작된다. 직벽 위에는 사람이 통과할 수 있는 큰 바위구멍도 있다. 이 석문은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위험구간이다. 로프와 쇠줄이 여러개 내려져 있다. 한사람씩 조심스럽게 로프나 쇠줄을 타고 올라 비좁은 석문을 통과한다.

   
 

석문을 지나면 곧 노승봉 정상(688m)이다. 노승봉 정상은 수심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바위마당이다. 사방의 조망이 확 트인다. 뒤로는 고계봉과 케이블카 승강장건물이 뚜렷하게 보이고, 우측 아래에는 멀리 대흥사도 보인다. 암봉 아래 좌측으로는 남해바다와 섬들이 장관이다. 직진방향으로는 가련봉 암릉이 웅장하다. 멀리 두륜봉과 도솔봉도 보인다.

가련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단 계곡으로 내려가야 한다. 하강길 여기 저기에는 묘한 모양의 기암들도 늘어서 있다. 달팽이 모양, 주먹모양의 바위도 있고 닭머리 모양의 바위도 보인다. 쇠줄과 로프가 설치된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계곡 중간에는 노승봉 정상 120m, 가련봉 정상 120m 표시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500m 내려가면 천년수가 있는 곳이다.

계곡 이정표에서 10분 정도 날카로운 바위능선을 타고 오르면 가련봉 정상이다. 가련봉은 703 m로 사실상 두륜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두륜봉이 주봉이라고는 하지만 높이로만 보면 630m로 가련봉 보다 낮다. 자료에 따라서는 가련봉을 주봉으로 적어놓은 곳도 있다.

노승봉에서 가련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내내 남해바다와 섬들의 장관이 펼쳐진다. 내 스스로가 마치 바다위에 떠 있는 느낌이다. 바다와 섬과 바위산의 조화, 이건 분명 조물주가 빚어놓은 환상적인 걸작예술품이다.

가련봉 암릉은 한마디로 칼날능선이다. 좌우는 깎아지른 절벽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수백길 낭떨어지로 추락할 수 있다. 오르내릴 때 마다 설치된 쇠줄과 로프를 잡고 때로는 인공으로 설치된 철계단을 밟고 조심 조심 나아간다. 다행스럽게도 위험구간 마다 안전시설이 잘 돼 있어 방심만 하지않으면 릿지등반 경험이 별로 없는 등산객의 경우에도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가련봉 정상에서 10여분 바위능선을 타면 만일재로 내려가는 목제계단이 나타난다. 목제계단 위에서 바라본 두륜봉이 웅장하다. 마치 탱크가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두륜봉 뒤로는 멀리 도솔봉이 보인다. 만일재로 내려오는 길은 목제계단 이후에는 매우 심한 너덜길이다. 크고 작은 바위들을 밟고 내려온다. 만일재는 넓은 평원 모양이며 헬기장도 있다. 가을이면 이곳은 억새천국이 된다. 사람 키보다 큰 억새밭이 평원을 덮는다.

만일재에서 두륜봉은 약 300m, 우측으로는 천년수가 있는 만일암터가 200m, 대흥사는 2.35km거리이다.

다시 두륜봉을 향해 오른다. 암벽 좌측 우회숲길로 300m 오르면 두륜봉 입구 삼거리가 나타난다. 좌측은 도솔봉 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도솔봉중계소까지는 3km거리이다. 우측으로 가파른 계곡을 계단을 타고 오르면 보기에도 신기한 구름다리를 만난다. 하늘로 오르는 통천문 같다. 좁은 계곡 사이를 큰 바위가 다리를 놓고 있다.

구름다리를 통과하여 우측으로 조금만 가면 두륜봉 정상(630m)이다. 정상에는 '두륜봉'이라 쓰여진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오소재약수터 들머리에서 두륜봉 정상까지 약 3시간 걸렸다.

두륜봉 정상에 서면 우리가 지나온 노승봉과 가련봉 암릉이 공룡처럼 누워있고 남해바다 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두륜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하산을 재촉한다. 구름다리 우측으로 약 30분쯤 내려가면 진불암 삼거리에 이른다. 진불암을 둘러 본 후 평평한 도로를 10분 정도 더 가면 '물텅거리삼거리'라고 표시된 이정표를 만난다. 그곳에서 우측 숲길로 30분 정도 내려가면 물이 흐르는 계곡에 이르고 계곡에서 몇분 만 더 가면 표충사에 도착, 하루 산행을 마무리한다. 총산행시간 4시간 반 정도 소요됐다.

대흥사 경내에 있는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왜적 격퇴에 앞장 선 서산대사를 모시는 사당이다. 이 건물은 조선 정조 12년(1788)에 대사의 높은 공을 기리기 위해 왕이 친히 사액을 내리고 직접 정조대왕이 표충사라는 현판글씨까지 썼으며, 나라에서 세금을 면해주는 특혜를 받았다고 한다. 서산대사의 유품인 금란가사, 발우(밥그릇)와 정조 임금이 하사한 금병풍 등이 유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천년고찰 대흥사(大興寺)는 그 규모 역시 엄청나게 크다. 대흥사의 창건연대는 문헌마다 시기를 달리하고 있어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경내에 남아있는 유물들로 미루어 늦어도 통일신라 때는 창건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신라 진흥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국보인 북미륵암 마애불과 보물로 지정된 응진전 앞 삼층석탑이 바로 이 시기에 만들어진 유물들이다. 두륜산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한 사찰로서, 대한불교 조계종 22교구의 본사이다. 현재 해남, 목포, 영암, 무안, 신안, 진도, 완도, 강진, 광주 등 9개 시군의 말사를 관할하며, 서·남해 지역 44곳의 사찰을 주도하고 있다.

두륜산을 대둔산(大芚山)이라 부르기도 했기 때문에 원래 사찰명은 대둔사(大芚寺)였으나, 근대 초기에 대흥사로 명칭을 바꾸었다.

서산대사가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三災不入之處)으로 만년동안 훼손되지 않는 땅(萬年不毁之地)”이라 하여 그의 의발(衣鉢)을 이곳에 보관한 도량이다. 이후 대흥사는 한국불교의 종통이 이어지는 곳(宗統所歸之處)으로 한국불교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도량으로 변모하였다.

즉 풍담(風潭) 스님으로부터 초의(草衣) 스님에 이르기까지 13분의 대종사(大宗師)가 배출되었으며, 만화(萬化) 스님으로부터 범해(梵海) 스님에 이르기까지 13분의 대강사(大講師)가 이곳에서 배출되었다. 그리고 13 대종사 가운데 한 분인 초의선사로 인해 대흥사는 우리나라 차문화(茶文化)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넓은 산간분지에 위치한 대흥사는 크게 남원과 북원, 그리고 별원(표충사, 대광명전, 박물관) 의 3구역으로 나뉘어져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북원에는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명부전, 응진전, 산신각, 침계루, 백설당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남원에는 천불전을 중심으로 용화당, 봉향각, 가허루 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남원 뒤쪽으로 멀리 떨어져서 서산대사의 사당인 표충사 구역과 대광명전 구역이 있다.

대흥사 부도전에는 서산대사를 비롯하여 그의 문도(門徒)들 중 초의, 호암, 상월 등 13명의 대종사와 13명의 대강사 등 고승들의 사리가 안치되어 있다.

대흥사 경내와 산내 암자에는 중요한 성보문화재가 상당수 존재한다.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국보 제308호), 탑산사 동종(보물 제88호), 북미륵암 삼층석탑(보물 제301호), 응진전 삼층석탑(보물 제320호), 서산대사 부도(보물 제1347호), 서산대사 유물(보물 제1357호), 천불전(전남유형문화재 제48호), 천불상(전남유형문화재 제52호), 용화당(전남유형문화재 제93호), 대광명전(전남유형문화재 제94호), 관음보살도(전남유형문화재 제179호), 표충사(전남기념물 제19호) 등의 지정문화재와, 대흥사 도량 전체가 사적명승 제9호로 지정되어 대흥사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대변해 주고 있다.

대흥사에는 천년된 느티나무의 연리근(連理根)도 유명하다. 왼쪽은 음의 형태이고 오른 쪽은 양의 형태로 마치 남녀가 천년동안 사랑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대흥사 경내를 돌아본 후 울창한 숲길을 조금 내려가면 좌측으로 보기에도 정겨운 한옥 한 채를 만난다. 바로 유선관(遊仙舘)이다. 유선관은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한옥으로, 원래는 대흥사를 찾는 신도나 수도승들의 객사로 사용했다고 하나 40여 년 전부터는 여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야트막한 담장 너머 아담한 마당 한복판에 있는 정원을 중심으로 부드러운 곡선미가 돋보이는 건물들이 미음 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방마다 창호지를 통해 새어 나오는 노르스름한 불빛은 보는 것 만으로도 포근하고 정겹다. 마당 안쪽 정겨운 장독대 뒤편에 놓인 평상에서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동동주에 파전을 먹는 맛도 그만이다. 정갈한 고택의 아름다움에 반한 임권택 감독이 즐겨 찾는 곳이자, 영화 <장군의 아들>과 <서편제>, <천년학> 등의 촬영지로 등장하면서 알음알음 세간에 알려진 유선관은 ‘1박2일’에 소개되면서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유선관 툇마루에 앉아 해남의 정취에 취하다 보니 하루 해가 다 갔다. 다음 여정을 위해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글,사진/임윤식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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