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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조향현 회장“장애인의 고용촉진과 안정, 그리고 인식개선을 위해 수임을 다하겠다”
지호원 기자  |  johow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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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04  14: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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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드넓은 바다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바위 하나가 커다란 배를 좌초시키는 것을 우리는 간혹 보게 된다. 인간 또한 인생이라는 걸 살다보면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암초를 만나기도 하는데 그중 하나가 신체적 장애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중앙회장 조향현! 그에게도 그런 운명의 암초 하나가 일찍부터 찾아왔다. 첫 돌도 되기 전에 소아마비가 된 것이다.

“어머님 말이 걸음마를 배우던 제가 밥상을 잡고 일어서려다 갑자기 푹! 하고 상을 엎으며 주저앉더래요. 그래서 동네 병원에 갔더니 그냥 감기증상이라고만 하더래요. 그러다 일주일이 지나서도 낫지 않아 좀 더 큰 병원을 찾아갔는데 소아마비가 온 거라고 말하더랍니다.”

그때부터 조향현은 지체장애자로서의 삶을 살아야했다. 1979년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부모와 헤어져 서울 삼육재활원에 1년 간 입원 한 뒤, 삼육중고등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인 재활치료와 직업교육을 받게 된다.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제 꿈은 제 이름이 들어간 ‘향현당’이라는 시계방을 가지는 거였습니다. 시계수리는 앉아서 하는 일이니까 당시 지체장애자들에게는 금은세공과 함께 가장 이상적인 직업이었거든요.”

그러나 평범해 보이기만 했던 그 꿈은 곧 시대변화에 밀려 사라지게 된다. 1980년대 초부터 전자시계가 물밀듯 수입되면서 시계방 역시 수리보다는 전자시계에 들어가는 조그만 건전지를 갈아주는 일이 주된 일이 됐고, 그것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기에는 미래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직장인이 될 수 있었던 대학 4학년 때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주최하는 ‘장애인종합예술제’에 참여하면서였다.

“그때 제가 취미로 한글서예를 좀 하고 있었는데, 공고를 보고 주말에 서울에 올라와 대회에 참가했지요. 운이 좋았는지 정무장관상을 받았는데, 시상식 날이 평일이었어요. 그래서 시상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며칠 뒤에 상장을 받으러 협회에 갔는데 마침 협회에서 글씨를 좀 깨끗하게 써야 하는 일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당시 협회 회장님이 한글서예로 상을 탄 사람이니 저보고 그걸 좀 써 줄 수 있겠냐고 묻기에 써 드렸죠. 그러고 나서 학교로 돌아왔는데 얼마 뒤, 협회에서 같이 일해 볼 생각이 없냐고 전화가 왔어요. 그때가 1990년 6월이지요.”

그가 장애인협회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7년 동안 근무하면서 장애인들의 권익과 현실적인 편의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협회에 있으면서 제가 각 기관에 건의해서 시정된 일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체장애인과 보호자 1인에 대해 항공료 50% 할인제도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에 건의해 각 시군구청에 있는 사회복지과를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건물 1층에 수정 배치한 일, 그리고 장애인들의 참정권행사 폭을 넓히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안한 투표소 1층 설치 등 이예요.

당시만 해도 장애인의 경우, 버스나 지하철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어 집에서 공항까지 가려면 주로 택시를 이용해야 했어요. 그리고 공항에서 목적지까지 가려면 또 택시를 타야하죠. 그러니 일반인들보다 더 많이 드는 그 이동비용을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것이 어떠냐하고 건의한 거죠.

또 각 시군구청의 경우 장애인을 담당하는 사회복지과가 대개 4층이나 5층에 있어서 장애인들이 공공기관에 가도 서로 만나기가 불편했어요. 그래서 내무부에 제안을 했는데 제안 타당성이 인정되면서 받아들여졌고, 중앙선관위에 투표소 1층 설치는 지방의 경우 대개 투표소가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당구장 같이 공간이 좀 넓은 상가 2층을 빌려서 설치하곤 했는데 비밀보장의 참정권 행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지체장애인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1층에 설치하는 것이 어떠냐고 건의했죠.”

장애인들의 고통을 몰랐던 기자는 그의 말을 듣고 있는 동안 내내 머리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간단하게 말해 그는 지체장애인으로서 본인이 살며 겪었던 불편한 것들을 하나하나 조리 있게 작성해 관계기관에 건의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건의들은 정식 공무원이 되면서 점차 행정력이 뒷받침되는 현실적인 제도개선으로 사회곳곳에서 시행되기 시작했다.

“1997년에 보건복지부에서 장애인이면서 장애인정책업무를 담당할 7급 공무원 1명 을 공채했어요. 그래서 공모했고, 역시 운이 좋아서 제가 선발되면서 복지부 재활지원과에서 근무하게 됐지요. 복지부서에 근무하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도블록 점자 표기, 횡단보도 교통신호기 음성안내, 엘리베이터 음성안내를 정책적으로 입안하고 농아장애인들을 위해 TV의 뉴스 같은 중요 프로그램에 수화방송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2000년에 ‘신지식인공무원’ 상을 받게 됐고, 2002년에 6급으로 승진했지요.”

그의 인생에서 공무원이라는 이력은 그렇게 해서 추가됐다. 그리고 2007년에는 그가 복지부에서 맡았던 장애인체육업무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되면서 또다시 공채를 통과해 문체부소속 장애인문화체육과장(4급)으로 근무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그가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회장을 맡기 전까지 살아온 주요 인생스토리 제1막이다. 조회장은 이 기간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TV의 수화 및 자막방송과 공공시설 주차구역내의 장애인 주차구역 의무 설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2013년 5월,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처음 인연을 맺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와 친형제격인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제7대 회장으로 선임되게 된다. 회귀본능을 가진 연어가 먼 바다를 돌아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듯 그 역시 고향을 향해 돌아온 것이다.

여기까지 인생이야기를 들었던 기자는 그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를 대표하는 중앙회장으로서 인터뷰하게 된 이상 많은 장애인들이 궁금해 할 수 있는 협회관련 이야기를 주요 사안별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는 언제 설립됐고 하는 업무는 무엇인가?

1999년 3월 5일에 장애인이 직업생활을 통해 완전한 사회 참여와 자립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장애인 고용을 위해 전 국민의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일을 통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실현하며, 국가 산업·경제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당시 노동부로부터 허가받은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장애유형별 단체가 장애인복지, 권익보호 및 인권 신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면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는 직능별 단체로, 모든 장애유형을 포괄해 장애인의 고용촉진과 안정, 그리고 전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장애인근로자문화제, 협회지 등을 발행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외 주목할 만한 업적은 무엇이 있나?

우리 협회는 현재는 장애인 고용인식개선지원사업으로 확대된 ‘장애인근로자문화제’를 2000년부터 15년째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애인인식개선교육’을 전국 100여 개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2005년부터 장애인이 고용에 있어서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이를 전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장애인노동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장애인 아트디자이너를 집중 발굴 육성한 걸로 알고 있는데?

장애인 아트디자이너 발굴은 2002년에 수행한 사업으로 2회에 걸쳐 수료생을 배출했습니다. 단순히 교육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업박람회를 통해 디자인 전문가로서 취업 판로를 개척해 좋은 성과를 거둔 사업입니다. 실제로 수료생 중 일부는 관련 업계로 취업이 연계된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LG 생활건강에서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추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대기업의 장애인 일자리 창출 전망은 어떤가?

2015년 1월 29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장애인 고용 종합대책에서 살펴보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설립지원금을 총투자소요액의 현 50% 수준에서 75% 수준으로 확대하고 설립 초기에 장애인 고용관리 전문가 채용 비용 또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장애인 고용률 달성이 곤란한 대기업의 경우 표준사업장 설립을 통해 장애인에게는 일자리 창출을, 대기업은 장애인 의무 고용률 달성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해 현재 정부의 정책은 어떤 것이 있나?

앞서 이야기했던 장애인 고용 종합대책 발표 내용을 보면 국가·자치단체 공무원,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현행 3%에서 2017년 3.2%, 2019년 3.4%로 단계적 상향을 계획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의 경우 현행 2.7%에서 2017년 2.9%, 2019년 3.1%로 단계적 상향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민간 기업에만 적용되었던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을 국가 및 자치단체에게도 부과할 예정입니다. 기존에는 장애인 국가 및 자치단체에서는 장애인 공무원 고용의무만 있었을 뿐, 부담금 납부 조항이 없었던 점을 개선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계획 등을 통해 15세 이상 장애인 고용률을 현행 37%에서 2017년에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한 국제행사는 대표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

2016년에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가 있습니다. 협회에서 매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공동 주관하는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의 연장선에 있는 대회입니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우수한 기능 장애인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대회로 17개 시·도 지방대회와 전국대회로 나눠지고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선수들은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참가선수를 선발하는 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번 국제대회는 프랑스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우리협회도 선발전을 통해 출전이 확정된 국가대표선수를 인솔하여 함께 참가하게 됩니다.

‘노동현장에서 장애인차별 개선을 위한’ 세미나를 한 걸로 아는데 세미나에서는 어떤 발제들이 나왔나?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총 3회 실시된 세미나로 장애인 고용촉진정책의 문제점, 장애인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장의 문제점, 장애인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노동현장에서의 문제점 등이 발제로 나왔으며 상담사례를 통해서 본 노동현장에서의 장애인 차별에 관한 토론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장애인 이미지 메이킹 ‘내 일(My Work)은 맑음’ 교육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취업이나 재취업을 원하는 장애인 및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전문 직업 교육 및 자기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전문 직업인 육성과 직접적인 취업 연계서비스를 통한 장애인 고용창출과 고용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청소년장애인식개선프로그램’이란?

우선 청소년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학교를 방문하여 진행하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있습니다. 2014년도의 경우 청소년은 총 112개교 46만755명을 대상으로 이론·체험 교육을 실시하였고, 교직원은 17개교 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청년장애인 취업지원을 위한 ‘희망 충전’ 토크콘서트와 근로지원인 서비스 홍보 및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장애청소년 ‘Best Friend’ 시상식을 2011년도부터 전국 교육청 및 중·고등학교와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장애인생산품박람회’를 개최한 걸로 아는데 행사내용은 무엇인가?

2010년도에 장애인 생산품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하기 위한 박람회를 개최했었습니다. 장애인 생산품 박람회와 홍보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했던 박람회로, 장애인 생산품의 우수성과 장애인의 역량을 알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한 고용 활성화를 목적으로 20여개의 장애인 생산시설 및 업체가 참가했던 행사였습니다.

산하기관으로 ‘은평구립직업재활센터’가 있는 걸로 아는데 이곳에서는 어떤 교육을 하고 있나?

중증장애인에게 직업 교육 및 훈련을 통해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고 근로의 기회를 제공하여 경제활동을 돕고 있으며. 일반 사업체나 근로사업장으로 고용 전이가 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업재활훈련과 작업 활동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립심 배양과 협동심 함양을 위한 동아리 및 체험활동과 같은 문화여가생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특화사업으로 열대어 양식·판매를 통한 수익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와의 인터뷰는 그것으로 끝을 맺었다. 본인 또한 지체 장애를 겪고 있기에 누구보다도 장애인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는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마음에 아픈 기억으로 아들과 그 흔한 목욕탕 한번 같이 가지 못한 것을 말하는 순간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이제 공직에서 물러나 장애인고용안정협회라는 민간단체의 수장을 맡게 된 이상 그는 앞으로 어쩌면 그가 예전에 몸담았던 공무원 조직을 설득하고 부딪치는 일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자는 그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아, 이런 사람이야 말로 전국에 있는 약 500만 명의 장애인들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장애든 비장애든 우리 모두가 동시대를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그가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 인생 2막에서 펼칠 수많은 고용안정을 위한 제도개선과 성과를 우리 모두가 믿고 기대해보자.

취재 / 지호원 (작가. 광화문스토리 편집위원)

지호원 기자  johow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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