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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한국방재협회 회장“국민의 안전 의식수준은 1만 달러도 안돼…”
박관식 기자  |  bksli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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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07  17: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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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 후 2달 만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대한민국은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프랑스 파리 테러사건으로 인해 자연적 재난뿐 아니라 사회적 재난 안전사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과 대치중인 우리나라도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데 새삼 인식한 탓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내년도 예산에 테러 방지 예산을 1천억 원 가량 증액키로 했다. 이는 지난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 사건을 계기로 대(對)테러 대응능력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4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테러방지법, 통신비밀보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국회에 계류된 테러방지 법안들을 국회가 처리하지 않고 잠재우고 있는데 정작 사고가 터지면 정부를 비난한다”며 “부디 14년간 지연된 테러 관련 입법들이 이번에 통과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빅데이터를 비롯한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각종 법적인 규제로 테러 대응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파리 등에서 발생한 연이은 테러로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권 전체가 국민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 등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최근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으로 또 다시 안전사고에 대한 각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고 때마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이 뒤따를 만큼 우리 사회는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결여돼 있다는 자책도 나온다.

연일 잇따르는 사고의 원인이 인재(人災) 탓이라며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개인의 생사와 기업의 존폐에도 직결돼 산업현장 일선에 근무하는 인력의 안전교육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단지 안전사고 현황’에 따르면 안전사고 사망자수가 지난해 줄었다가 올해 다시 늘어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2010년부터 2015년 9월까지 사고발생건수는 총 131건으로 사망자수는 60명, 재산피해액은 413억원이었다. 사망자수는 11년 12명, 12년 12명, 13년 18명에서 14년 7명으로 줄었다가 15년 11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모든 사고의 원인은 인재(人災) 탓

이런 상황에서 국민안전처 산하 한국방재협회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을 대상으로 각종 안전사고에 대처할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진영 한국방재협회장을 만나 방재(防災)의 개념과 협회가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들어 봤다.

김진영 한국방재협회장은 “사고는 항상 예기치 않은 사소한 부분에서 발생한다. 대개 작은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적으로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다양한 문제점이 도출되는데도 이를 간과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인 방재를 소홀히 할 때 일어나지 않아도 될 사고가 터진다”며 “국민 모두가 이런 기본 방재개념만 갖춰도 소중한 자신의 생명과 재산 등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우리 주변에서 빈발하는 각종 사고를 예방하는 데 정확한 방재 개념의 인식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반증이다.

김진영 회장은 사고가 발생하는 과정의 가장 큰 요인은 사람이라고 결론짓는다. 더불어 그는 “우리나라 소득 수준이 3만 달러에 육박할 만큼 선진국이지만 국민의 안전사고 의식 수준은 1만 달러도 안 된다”며 “세월호 같은 원시적인 후진국형 사고는 있을 수 없다. 정치 지도자나 그 분야 종사자 등이 경제를 못 따르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 획기적인 국민의식 개혁 없이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대개 안전사고는 장비의 고장이나 날씨, 기타 불가항력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일련의 과정에 개입하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이 사고를 불러온다”며 “재난을 예방하는 방재에 높은 관심을 기울여 평상시 안전교육 등으로 방재를 체화하는 것이 사회와 기업, 가정 등으로 이어지는 불행의 고리를 끊는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회장은 우리나라도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데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과 궤(軌)를 같이 했다.

김진영 회장은 “통치자의 역할은 전쟁과 각종 재난으로부터 자국의 재산과 생명을 보존하는 것으로 이는 대통령의 권한이며 책무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예산에 대해 인색하면 안 된다. 국방예산은 10%인 반면 재난예산은 미미하다. 남북이 대치한 나라의 테러 대비 예산증액은 생색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번 IS 테러는 종교적인 문제와 연관돼 어느 특정인도 막지 못한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해 예방‧대응이 어려워 전 세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나라도 다중집합소에서 테러가 안 난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테러에 대비한 사전 점검과 국가와 국민적인 방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테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테러 방지법 제정이 그 첫걸음이다”고 밝혔다.

김진영 회장은 “2002년 발족한 미국 국토안보부는 2001년 9‧11 테러로 설립된 조직이다. 우리나라 국민안전처가 세월호 사고 이후 생긴 것과 대비된다”며 “직원만도 21만여명을 거느리는 거대 조직이다. 평시와 전시를 가리지 않고 24시간 가동하며 대통령 직속기관이다”고 조언했다.

   
 
한국방재협회, 각종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김진영 회장은 임기 동안 한국방재협회를 통해 각종 재난‧사고 등에 대처할 수 있는 방재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방재기술과 정보를 사회 전반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특히 외국과 달리 방재 전문가가 부족한 국내의 현실을 개선해 나아가는 데 한국방재협회가 제 역할을 다할 방침이다.

법에 근거한 특수법인인 한국방재협회(KDPA)는 각종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방재정책을 뒷받침하고, 방재 관련 기술의 조사‧홍보‧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기업재해 경감활동을 위한 전문가 양성 기관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는 기업의 업무가 각종 자연재해나 화재, 정전 등 불의의 사태로 중단됐을 때 단시간에 업무를 재개하기 위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는 경영활동이다.

기업재난 관리자는 기업재해 경감활동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미국‧영국 등에서는 이미 업무연속성관리(BCM·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와 관련한 표준을 제정해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국민안전처가 기업재난 관리표준을 제정했지만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협회는 전국 산업단지와 기업들의 기업재난 관리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00% 교육훈련비를 지원하며, 3단계의 전문인력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방재협회는 재해경감 활동실무, 재해경감활동 계획수립 대행,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평가 등 3가지 교육을 진행한다. 올해에는 경기도 안산 등 전국 6곳에서 15차례에 걸쳐 402명의 재난관리자가 교육을 수료했다.

한국방재협회는 방재 관련 신기술의 연구·개발과 국가의 자연재해를 예측‧대처하는 연구개발사업단도 운영하고 있다. 2007년부터 85건의 방재신기술을 지정했으며, 일본 등 해외 방재관련기관과 방재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김진영 한국방재협회장은 “해외 유수 기업들은 위험관리최고책임자(CRO·Chief Risk Officer)라는 직책을 마련해 두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협할 각종 위험 요소를 사전 숙지하고 이에 대응한다”며 “이에 따라 각종 대형사건·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 경영을 단시간에 정상화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위험관리최고책임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회자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아직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조직 내에서 각종 위험요소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방재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회장은 “인천시와 경기도에는 각종 산업단지 등 다양한 기업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며 “기업 경영인들이 방재가 귀찮고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방재가 기업들이 사업을 오래 영위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각종 재난에 대응할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이다”며 “한국방재협회는 현장 중심, 수요자 중심의 재난대응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선진 방재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뭄은 역병을 몰고 오는 무서운 재해

김진영 회장은 600~800년경 마야문명의 멸망과 14C 흑사병 창궐 원인도 가뭄 탓이라며 최근에 문제가 됐던 가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진영 회장은 “최근 가뭄이 이어지다 단비가 오고 있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가뭄은 소리 없는 재해라 부를 만큼 심각하다. 가뭄은 기근으로 끝나지 않고 역병(일명 바이러스)을 몰고 와 더욱 무서운 재해다”며 “가뭄 대응은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비가 편중돼 이때 빗물을 저장했다가 연중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다목적댐을 포함해 2800여개의 저수지로 가뭄을 해갈할 수 없다. 수문학적으로 우리나라 가뭄을 해갈하려면 적어도 5000여개의 저수지가 필요하다. 후세에 아름다운 국토를 물려주려면 물 부족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뭄 대책도 치수대책처럼 장기간 소요된다”며 “가뭄이란 걱정거리를 덜어주는 것도 국민의 일상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저수지 관리와 확대에 예산 투입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회장은 늘 머릿속에 안전 방재를 담아 두고 생활할 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재난안전 전문가이다. “‘안전 한국 실현’을 한국방재협회가 함께 합니다”라는 협회 슬로건에 걸맞게 직업의식이 투철하다.

김 회장이 바쁜 와중에도 되도록 참가하는 충주고등학교 산악회의 회원들도 그의 그런 습관적인 안전사고 의식을 인정한다. 누군가 그의 직업에 대해 질문하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직업을 갖고 태어나 30년 넘게 종사해 오고 있다”고 말한다.

성균관대학 방재대학원 겸임교수인 김 회장은 “직업의식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 산에 가든 대학교에 가든 그런 것이 습관적으로 몸에 배어 있다”며 “강의 전에도 교실을 한번 훑어보고, 비상구와 창문의 위치 점검 등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 인천 연안부두에서 덕적도행 여객선 탑승 당시에도 선박 불법개조 사실을 지적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한편 김 회장은 경기대학교 토목학과를 졸업하고, 건설부 수자원국을 시작으로 내무부, 행정자치부, 소방방재청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07년부터 인천광역시 도시계획국장, 정무부시장,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초 제6대 한국방재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또한 한국온실가스 감축 및 재활용협회 상임부회장도 역임 중이다.

 

박관식 기자  bksli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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