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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 무분별한 포풀리즘이 초래현재 정부에 남아있는 돈 고작 9000만 유로…10억 유로 공무원 월급 지급 못해
마연옥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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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3  16: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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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여전히 국가부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할 7억5000만유로(9257억원)를 가까스로 상환했다.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협의체)이 72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하지 않으면 당장 다음달이라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가 구제금융을 받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다. 올해 1분기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은 0.2% 줄었다. 지난해 0.8% 증가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줄었다. 경제가 뒷걸음질치면서 누적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와 내년에도 2%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부채 상환 부담도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그리스는 올 들어서만 123억유로의 부채를 상환했고 연말까지 238억유로를 더 갚아야 한다.

외신들은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리스가 함부로 건드리면 안되는 IMF SDR(특별인출용계정)에 지분으로 넣어두었던 자금으로 IMF부채를 상환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가 IMF SDR 자금 중 6억5000만 유로를 인출해 IMF에 부채를 상환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제 그리스 정부에 남아있는 현금은 9000만 유로가 고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그리스 정부는 10억 유로 규모의 공무원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리스 경제가 이렇게 망가진 데는 잘못된 제도를 도입하고 포퓰리즘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를 보장하는 제도를 실현하며 찬란한 문명과 문화를 남긴 위대한 역사를 지닌 국가다. 그러나 현재 그리스는 경제적 정치적 파탄을 상징하는 국각가 됐다.

그리스의 비극은 1981년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의 사회당이 집권하면서 시작됐다. 1929년부터 1980년까지는 비교적 우량한 국가였다. 이 기간 쿠데타와 독재, 내전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2%에 달했으며, 1981년 EU 회원국으로 가입할 당시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8%, 재정적자는 3%미만이었고 실업률도 2~3% 수준의 건실한 국가였다. 하지만 파판드레우의 사회당이 집권하면서 곤두박질치게 된다.

   
 
1981년 총리에 취임한 파판드레우는 즉각적으로 연금과 임금을 대폭 인상했고, 의료보험을 확대하며 그리스 포퓰리즘의 토대를 구축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연금이 많을수록 돈이 많이 돌아 자기가 이끄는 당인 사회당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시골과 오지에 많은 병원과 학교를 세웠다. 복지프로그램 비용은 EC(유럽공동체 ‧ EU의 전신)로부터 빌리거나 보조를 받아 충당했다. 그 결과 파판드레우 집권 8년 사이 그리스의 국가부채 비율은 28%에서 80%로 대폭 증가했다. 지금은 175%에 달하고 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노동자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려 했다. 그는 노동자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조 편향적 입법을 추진하며 파업권을 보장했다. 그러나 노동자 임금은 급격하게 상승했지만 생산성은 떨어졌다. 급기야 외국인 기업들은 그리스를 떠나게 된다.

사회당은 집권 기간(1981~1989년)에 자신들의 지지자들에게 많은 특혜를 줬다. 그리스 국내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줘 해외유학을 보내줬고, 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투표를 위해 그리스로 오도록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국가 돈은 당의 정치자금과 개인계좌로 빼돌려졌다. 부정부패가 만연했고 정치인들은 무감각했으며, 의원들은 부와 특권을 누렸다.

결국 1991년 정권은 신민당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신민당도 국가를 개혁하기보다는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했다. 복지를 줄이면 다음 선거에서 정권을 내놓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신민당은 노동조합과 결탁하고 지지자들을 공무원으로 공요하거나 지지한 집단을 위해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와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그리스는 공공부문 근로자에게 퇴직 후 연금액이 퇴직 시 근로소득의 100~110%를 받았다. 연금제도는 일반적으로 민간 근로자보다는 공공부문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민간 부문 근로자와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며 지내는 공공 부문 근로자 간에 미묘한 갈등이 일기도 했다.

쓸데없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다 보니 예전에는 한 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는 2~3명이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그리스는 2001년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그리스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고 경제체질을 개선해 늘어나는 재정지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유로존 가입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다시 정권을 잡은 사회당은 국가 부채 데이터를 하향 조작해 유로존에 가입했고, 유로존 가입 덕택에 낮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하며 재원을 마련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스는 그렇게 마련한 돈을 저축, 투자, 인프라 구축, 제도개혁 등에 지출한 것이 아니라 소비 지출에 썼다.

그 결과 1인당 국민소득이 2008년 3만2000달러, 민간 지출이 EU평균보다 높은 12%에 달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늘어난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돼 국가 부도 위기를 맞았고 구제금융을 받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빚을 내서 파티를 즐긴 결과였다.

한편 아르헨티나도 무분별한 포퓰리즘으로 몰락을 맞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때 아르헨티나는 유럽 사람들이 이민 가길 원할 정도의 선진국이었다. 세계 5대 경제대국에 속했다. 하지만 1946년 당시 후안 페론 대통령이 내세운 ‘페로니즘(페론 대통령의 대중영합정책 노선)’ 여파로 경제규모가 세계 60위권으로 추락했다. 은퇴자 57만명의 연금액을 한꺼번에 37%나 올려주고, 국가 총예산의 19%를 생활보조금에 쓰는 등 선심성 정책이 이어지면서 재정이 바닥났다.

현재 아르헨티나 경제는 40%에 달할 정도로 높은 물가상승률과 극심한 외화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마연옥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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