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날 오후, 자칫 춘곤증에 시달릴 수 있다.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에는 졸음이 몰려와 꾸벅꾸벅 졸기 십상이다. 춘곤증은 ‘봄철피로 증후군’으로도 불린다.

겨우내 뜸했던 신진대사 활동이 날씨가 따뜻해지면 활발해져 졸음이 쏟아지고 나른한 증상을 나타나는 현상이다.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바르게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춘곤증은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감과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있다.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어지며 얼굴이 달아오르는 등의 갱년기 증상과 비슷한 신체적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춘곤증을 이기려면 규칙적인 생활은 기본이고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과음이나 흡연은 피해야 한다. 봄이 되면 우리의 몸은 많은 비타민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봄철피로 증후군 예방이 도움이 되는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춘곤증에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C가 많은 음식을 챙겨먹는 것이 좋다. 봄철에는 신체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겨울철과 비교했을 때 3~10%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비타민 부족으로 인해 피로감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짜면 피로해소와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 B1과 면력 기능을 돕는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1이 많이 포함된 식품으로는 보리, 콩, 땅콩, 잡곡류, 견과류 등이 있다. 비타민C는 채소류나 과일류, 달래, 냉이, 봄동, 등의 봄나물은 비타민도 풍부할 뿐만 아니라 무기질과 칼슘 등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냉이 눈을 맑게 하고 쑥은 혈액순환, 진통 등 효과와 몸속 냉기 몰아내

냉이는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비타민A, B1, B2, C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B1이 굉장히 많아서 피로회복에 좋고 춘곤증을 이기는데 효과적이다. 비타민 A가 매우 많아서 눈 건강에 좋고 냉이 100g에는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A의 3분의 1이 들어있다. <동의보감>에는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간에 운반해 주고 눈을 맑게 해 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쑥은 피를 맑게 하고 몸속의 냉기를 몰아낸다. 쑥도 봄에 춘곤증을 물리치는데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라는 말처럼 쑥은 춘곤증뿐만 아니라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유익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피를 맑게 하는 효과와 혈액순환, 살균, 진통, 소염작용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봄에는 황사로 인해서 공기 오염과 호흡기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쑥은 더러운 피를 정화시키고 몸속의 냉기를 몰아내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 C가 많은 음식으로는 딸기도 좋다. 일반적으로 딸기의 비타민 C 함량은 100g당 81mg으로, 8개만 먹어도 하루 비타민 C권장 섭취량인 100mg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달기의 비타민 C는 피로, 스트레스가 쌓여 생기는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해 ‘항스트레스 비타민’이라 불리기도 한다.

딸기에는 비타민 C외에 항산화 작용을 하는 중요 성분이 또 있는데 바로 먹음직한 붉은색을 내는 색소인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은 붉은색, 보라색, 검은색 등의 꽃, 과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천연색소로 항산하 효과가 뛰어나다.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심혈관계 질환,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안토시안은 농도가 짙을수록 진한 색으로 표현되므로, 색이 선명한 딸기를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딸기는 가열이나 가공과정을 거치면 안토시아닌이 파괴된다. 따라서 안토시아닌을 제대로 섭취하려면 딸기를 잼이나 파이로 만들지 않고 그냥 먹는 것이 좋다.

잘 익은 딸기를 생으로 먹으면 식물성 섬유질의 일종인 ‘펙틴’도 섭취할 수 있다. 펙틴은 혈관 속 콜레스테롤을 깨끗하게 없애주는 기능을 한다.

전문가들은 아침을 먹고 난 뒤 녹차를 마시는 것도 추천한다. 녹차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C가 골고루 들어 있어 춘곤증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점심은 생선이나 육류 등 단백질이 품부한 음식을, 저녁에는 곡류, 과일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도 유리하다.

노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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