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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행복을 알까?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적 행복 조사 …60대 만족 늘고 20대 줄어
마연옥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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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3  14: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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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은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은 밤 12시까지 과외공부에 매달리고 중학생은 특수목적고에 진학하기 위해, 고등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대학생도 예외는 아니어서 취업을 위해 또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대학생활의 낭만은 이미 사라져 잊혀 진 옛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삶의 의미와 존재가치의 존엄성을 찾아나가는 지적이고도 내면적 탐구는 사치스러운 일로 치부돼 버렸다.

10년 전 미국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연구소는 90여 년에 걸쳐 진행한 거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60~80년 동안 각기 성격을 달리하는 세 집단의 유년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삶을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한 것이었다. 1920년대에 태어나 사회적 혜택을 받으며 자라난 268명의 하버드대학 졸업생들과, 1930년대에 태어난 이너 시티(대도시 중심부의 저소득층 거주 지역) 학교 출신 중 청소년 범죄에 빠지지 않은 456명, 그리고 1910년대에 태어난 90명의 천재 여성들의 삶을 관찰해 2000년 연구가 종결됐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과연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사는 것인가를 찾는 것이었다. 연구결과는 행복의 필수조건이 두 가지로 모아졌다. 바로 사랑과 이타심이었다.

이들은 행복한 삶의 결과를 죽음의 순간에서 찾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죽음의 순간에 정말 후회와 슬픔, 그리고 두려움 속에서 죽어 가는데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삶에 후회 없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사람들의 기록을 종합해 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정말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라고 자신도 노력해 사회적으로 성공해 남들로부터 성공한 사람이라고 불렸는데도 죽음의 순간에는 정말 괴로워하다가 세상을 떠나고, 또 어떤 사람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국가의 도움을 받으며 힘든 삶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았던 것이다. 이처럼 똑같은 삶을 살아도 죽음의 모습은 판이했다.

이들의 차이점은 성장 환경이나 결과가 아니라 그들의 삶의 모습에서 나타났다. 아무리 잘 산다고 해도 똑똑하다고 해도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자기 자신만을 위하며 다른 이들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괴로운 죽음을, 정부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어려운 삶을 살더라도 결국 사랑과 이타심을 지닌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대졸자 경제적 행복지수 고졸자보다 낮게 나와

우리나라에서도 행복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경제적 행복’이란 개인이 소득, 자산 등 경제적 요인을 통해 느끼는 만족과 기쁨을 말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07년 12월부터 연 2회 경제적 행복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지난 1월 7일 15번째 연구결과인 ‘경제적 행복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대 이상 남녀 812명(남성 398명, 여성 414명)을 대상으로 연령대와 성별, 직업, 결혼여부, 거주지역, 학력에 따라 경제적 행복지수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경제적 행복을 구성하는 5개 요소로 경제적 안정 ‧ 우위 ‧ 발전 ‧ 평등 ‧ 불안을 선택하고, 경제적 불안을 제외한 4개 요소의 답을 긍정 100점, 중립 50점, 부정 0)한 후 5로 나눴다. 이 결과값에 ‘전반적 행복감’을 더한 후 다시 2로 나눈 몫이 경제적 행복지수다.

설문 문항은 다음과 같다. ‘나의 일자리와 소득은 비교적 안정적이다(경제적 안정)’ ‘나는 내 주변 사람들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편이다(우위)’ ‘나의 소득 등 경제력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발전)’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평등해질 것이다(평등)’ ‘내가 느끼는 체감 물감 또는 실업률은 나를 불안하게 한다(불안)’ ‘나는 경제적으로 행복하다(전반적 행복감)’.

결과를 연령별로 분석했다. 20대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48.9점으로 2014년 6월 조사 대비 1.1점 상승해 가장 높았고 40대의 경제적 행복지수는 5.3점 급락해 40.9점으로 가장 낮았다. 60대 이상의 행복지수는 8.2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력별로는 대학원 졸업이 49.5점으로 제일 행복했고 고졸은 45점, 대졸은 43.8점으로 가장 불행했다. 전체 응답자의 경제적 행복지수 평균은 44.5점에 그쳤다. 만점의 절반도 안 되는 값이다.

이번 결과에서 그동안 14차례 발표된 결과와 달랐다. 이전에는 대체로 20대의 행복감이 가장 컸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행복감이 줄어드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0대와 60대의 행복지수가 높고 40대가 낮았다.

또한 지금까지는 학력이 낮을수록 행복감이 낮았지만 이번 결과에서는 처음으로 대졸자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고졸자보다 낮게 나왔다. 이와 관련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2014년 7월 기초연금 지급 대상이 확대되면서 60대의 경제 사정이 개선된 것으로 추측되며, 대졸자의 경우 경제적 불안감과 평등감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20대 전문직은 행복하고 이혼한 40대 자영업은 불행할까?

이 보고서는 경제적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전문직에 종사하는 20대 미혼 여성’이고,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영업에 종사하는 40대 대졸 이혼남’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그럴까? 우리 주변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20대 미혼 여성’은 정말 행복하고, ‘자영업에 종사하는 40대 대졸 이혼남’은 가장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을까.

여 의사인 김지영(29)씨는 월수입이 500만원 남짓 된다. 그녀는 백화점에서 자주 충동구매를 한다. 명품옷이나 핸드백이라도 사면 한달 지출이 수입을 넘을 때가 많다. 그녀는 “일반적으로 고소득자에 속하지만 수입욕구를 다채우지 못한다”고 하면서 “돈을 더 벌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정성근(45세)씨는 일찌감치 시골로 내려가 약초를 캐며 살고 있다. 그는 서울 소재 대학에서 법학과를 전공해 20대에 사업을 벌여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회사가 부도를 맞아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아내는 이혼하면서 아들을 데리고 떠났다.

산속에서 약초를 해 시장에 내다팔아서 생활하고 있다. 한 달에 버는 돈은 150여만 원. 그러나 그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시골에서 살다보니 돈을 쓸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반찬거리는 산이나 들에서 달래며 냉이, 머위 등 각종 산나물을 캐서 먹으니 돈이 그다지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저축을 하게 된다고 했다.

게다가 정이 넘치는 좋은 이웃을 두어서 서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좋은 물건을 사고 좋은 집에 좋은 차를 타야만 행복하다는 것은 고정관념에 불과할 뿐”이라며 “요즘 사람들이 행복을 물질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불행 속에 가두는 것 같다”고 안타가워 했다.

두 사람의 수입은 3배가 넘게 차이가 나지만 경제적 행복지수가 수입에 비례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씨는 돈이 많아도 소비욕구가 충족되지 못해 불만이고, 정씨는 시골에서 좋은 이웃과 정을 나누는 유유자적한 삶에서 행복을 찾는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경제적 소득과 자산이 행복에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소득이 행복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는 선진국의 행복도 조사에서도 나온다.

경제학자인 로버트 레인 미국 예일대 교수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미국의 평균 가계소득은 약 2배로 증가했지만 미국인 가운데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1957년에는 53%, 2000년에는 47%였다.

레인 교수는 이에 대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가 아니라 ‘타인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돈을 버는지’가 개인의 행복감을 결정짓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적은 빚도 없애라

찰스 디킨스의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에 등장하는 캐릭터 윌킨스 미코버는 “연 소득이

20파운드에 지출이 19파운드 19실링 6펜스면 행복한 사람이고, 연소득 20파운드에 지출이 20파운드 6펜스면 불행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수입에 맞춰 사는 것’의 미덕을 의미한다. 돈이 많이 드는 생활방식에 갇혀 있다면 경제적으로 곤란해질 뿐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경제적 여유로움, 즉 ‘부’에 행복이 있다면 그 ‘부’란 무엇일까? 부는 자신이 열정을 가진 것,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유다. 자기 일을 사랑하고 그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할 만큼 돈을 벌고 있는가? 이런 사람은 통장에 돈이 충분하지 않아도 부자에 가깝고 행복한 사람이다. 자기가 즐기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중산층의 기준이 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왔다. 부채 없는 99㎡의 아파트와 2000cc급 이상 중형차를 소유하고, 1억원 이상의 예금 잔고에 월 500만 원 이상의 급여를 받으며 매년 해외여행을 한 차례 이상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프랑스는 외국어를 하나 정도 할 수 있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으며,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한다. 또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으며 사회적 약자를 도우며 공분(公憤)에 의연히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회분위기가 경제적 잣대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돈을 찾아서 분주하게 오가지만 프랑스는 삶의 질을 바라보는 관점이 상당히 달라 보인다. 우리의 중산층 기준은 ‘물질’이지만 프랑스의 기준은 여유와 올바른 가치관이다.

   
 
행복의 조건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좋은 이웃이 함께 해야

경제적으로 풍요로운지 또는 그렇지 않은지 상관없이 행복하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행복을 내면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행복한 사람들의 내면속에는 감사와 기쁨, 나눔, 이해, 배려, 존중, 용서, 겸손 등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러한 밝고 긍정적인 마음이 주위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친구나 친지, 그리고 이웃들과도 잘 어울린다.

그러나 불행한 사람들의 내면속에는 미움과 시기, 질투, 분노, 탐욕, 거짓, 교만, 분파 등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요인들로 채워진다. 이러한 부정적인 마음이 결국 자기 자신도 불행하게 만들지만 주변사람들을 고통에 빠뜨리게 만든다.

보통 행복한 사람의 경우 자신의 마음을 성찰하는 습관이 배여 있다. 따라서 갈등이 발생하면 먼저 ‘내 탓’이라면 그 요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 이처럼 스스로 내면을 갈고 닦아 변화하는 사회에도 잘 적응해나가면서 한층 성숙한 삶으로 빛을 발한다.

그러나 불행한 사람은 ‘내 탓’이 아니라 ‘니 탓’ ‘사회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자신을 발전시키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갇혀서 족쇄를 채운다. 이 때문에 사회변화에 둔감해질 뿐만 아니라 인식수준이 점점 낮아지면서 고립되어 간다.

행복의 두 번째 조건으로 좋은 이웃과 친구들을 든다. 옛날에는 좋은 이웃과 함께 사는 것이 집값이 가치였다. 좋은 친구와 함께 인생을 사는 것이 인생의 기쁨이라면, 좋은 이웃과 사는 것은 나와 가족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한번 잘못된 이웃을 만나면 몸과 정신이 피폐해지고 인생 자체가 회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이웃은 가치를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다.

좋은 이웃과 같이 산다면 천만금이라도 아까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실천한 사람의 기록이 있다. 중국 남북조 시대에 남조 역사서인 남사(南史)에 나오는 얘기다.

송계아(宋季雅)라는 고위 간리가 정년퇴직을 대비해 자신이 살 집을 보러 다녔다. 남들이 추천해 주는 몇 곳을 다녀도 송계아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천백만금을 주고 여승진(呂僧珍)이라는 사람의 이웃집을 사서 이사했다. 백만금 밖에 안 되는 집값을 천 백만금이나 주고 샀다는 말에 여승진이 그 이유를 물었다.

공계아는 대답했다. “백만금은 집값으로 지불하였고, 천만금은 당신과 이웃이 되기 위한 값으로 지불한 것이다.”

이 말은 오늘날에도 적용된다. 행복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낙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실패하고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전원생활에 실패한 이유는 이웃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바람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겪다가 도시로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꿈같은 전원생활을 생각하지만 그곳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 따라서 이웃과의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없는 전원생활은 외롭고 삭막하기 그지없다.

전원생활을 막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자연을 너무 사랑하고 즐길 줄 알기에 혼자서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자신할지 모르지만 이웃 때문에 다시 도시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는 한 젊은 부부가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장래 전원생활 터를 찾기 위해 공부도 하고 답사도 많이 다녀보았지요. 하지만 (성공이 아닌) 실패하지 않는 귀촌을 위해서는 아름답고 멋진 자연환경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멋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한경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연옥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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