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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법 시행 2달 경과, 그 효력과 문제점은?흡연자와 비흡연자 그리고 틈새시장
한희구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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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09  10: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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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국민건강증진법과 함께 금연법이 시행이 되었다. 150㎡(약 45평) 이상의 음식점이나 술집,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흡연이 금지되는 금연법은 6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후 시행되었지만 흡연자들이 고객에서 이탈, 매출이 감소된 업주들이 반발하고 있고,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보행자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이처럼 오랫동안 대결 구도였던 건강할 권리와 흡연을 할 권리가 충돌하면서 그로 인한 갈등과 투쟁, 그리고 타협의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다. 금연법 시행 2개월, 한국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중인지 살펴보았다.

흡연의 역사 VS 금연의 역사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과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간극만큼이나 흡연자와 담배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거리는 오래전부터 멀어왔다.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를 견제하며 상대진영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려 노력해왔지만 좀처럼 그 거리는 가까워질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90년대까지는 흡연자들의 권리가 우세했던 시절이었다. 특히 70~80년대에는 한 집안의 가장은 소파에 드러누워 배우자가 가져다 주는 재떨이에 담뱃재를 떨구며 보란 듯이 담배연기를 내뿜을 수 있었다. 지금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가정, 그것도 안방 흡연의 모습이었다. 또 언제, 어디에서, 담배를 피우건 제지 받는 경우도 거의 없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여성의 흡연은 당시에는 지탄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 제정과 함께 정부의 금연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2004년 헌법재판소가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우선한다.’고 결정한 이래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여성 흡연율은 급증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유연해졌지만, 티비에서 담배피우는 모습이 모자이크되어 나올 정도로 금연은 일종의 문화가 되어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조직이나 단체, 심지어 최근에는 국가까지 흡연자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4.3%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지키고 있다.

선진국들의 금연 정책

현재 OECD 회원국의 금연정책을 종합평가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금연정책은 최하위로 평가되어 있다. 우리나라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멕시코와 칠레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보통 금연정책은 담뱃값 인상과 금연구역 지정, 단속 같은 비가격 정책으로 나누어지는데, 특히 담배가격과 흡연율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금연 정책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스웨덴 등 담뱃값이 비싼 나라들의 흡연율이 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뉴질랜드 정부도 지난해 5월 향후 4년간 담배세를 40%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흡연자들을 압박했고 일본 역시 2009년 말 한 갑당 100엔(1300원)을, 같은 시기 미국 연방정부는 담배세를 260% 인상했다. 하지만 최고 수준인 흡연율에 비해 우리나라 담배 가격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프랑스와 영국 등 선진국들의 담배 가격은 우리나라의 2배 많게는 6배까지 비싼 편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년간 버스요금은 4배가 올랐지만 담뱃값은 2.7배 오르는데 그쳤다. 물론 선진국들의 금연정책은 담뱃값 인상만으로 이루어지지지 않는다. 담배광고 금지 등 비가격 정책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우선 미국은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많은 주에서 담배를 피우며 걷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대만에서는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3명 이상 모인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하고 있고, 프랑스는 2008년 금연법 제정을 통해 공공장소 및 폐쇄공간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했다. 스페인도 지난해부터 학교 운동장과 병원, 공항·레스토랑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미국과 영국은 TV 라디오 신문 등 대중매체에 담배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법을 갖고 있는 국가인 호주는 관광지로 유명한 해변들조차 금연 지역이고, 최근에는 모든 담배 포장지를 올리브 그린 색으로 통일해 회사 로고를 비롯해 어떠한 광고문구도 게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금연법 시행 후 거리 풍경

우리나라 금연법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면적 150㎡(약 45평) 이상의 음식점, 호프집, PC방 등의 업주는 손님들이 실내에서 흡연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단 밀폐 흡연실을 설치할 경우 그곳에서 흡연은 가능하다. 업주 등이 금연구역을 운영하지 않을 경우 1차 위반 시 170만원, 2차 위반 330만원, 3차 위반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 또한 과태료 10만원을 내야 한다. 비교적 높은 벌금이 적용되는 이 법이 시행 된지 두 달째, 현재 상점과 거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가장 먼저 환경미화원들이 업무량 증가를 토로하고 있다. 음식점과 술집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된 흡연자들이 상점 앞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고, 그 연기로 인해 보행자들이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하수구 맨홀 주변에서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로 인해 집중 호우시 하수구 역류 현상이 우려될 정도다. 금연 단속에 이어 담배꽁초 무단 투기에 대한 단속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는 이유다.

틈새를 노린 시장

이처럼 처음의 입법 취지와는 달리 의도하지 않은 피해도 생겨나고 있지만, 더불어 제도의 빈틈과 허점을 노리는 틈새 전략도 등장하고 있다. 우선 금연법의 단속 대상에서 벗어난 업소들은 적극적으로 ‘흡연 가능한 업소’라며 홍보하고 있는데, 일단 150㎡이하의 소규모 점포들과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 유흥주점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정부가 단란주점, 노래방, 당구장 등은 금연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1시간에 천 원, PC 사용 무료’ 즉, 담배를 피우면서 컴퓨터를 쓸 수 있다는 식으로 ‘흡연방’을 개설하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경우, PC방 업종으로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현행 법규상 PC나 게임기의 개수는 2개에서 5개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흡연방은 현실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게다가 이런 종류의 단속이 시작되면 함께 활개를 치게 되는 파파라치도 금연법 시행과 함께 일명 금파라치(금연+파파라치)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는데, 신고보상금을 목적으로 금연 장소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이나 금연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은 공중 이용시설을 촬영해 보건소에 신고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금연법 시행과 매출 감소

금연법 시행 후, 매출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업종은 아무래도 주요 고객층이 흡연자인 PC방이다. 대략 20~50%정도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흡연 부스를 설치해도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심해 이용률은 크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PC방 창업 인구도 급감해 지금은 권리금 자체가 사라지다시피 했다고 한다. 업계 관계들은 계도기간이 끝나고 내년부터 집중 단속이 이루어질 경우 대략 30~40%의 PC방이 폐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카페형 인테리어와 다양한 스낵코너, 숍인숍 제휴 등 이용자 편의 시설을 확충해 건강한 문화공간으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PC방도 생겨나고 있지만 업계 전체에 드리워진 불황의 그늘은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 그 다음으로 피해가 큰 곳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의 최대 수익원이 담배 판매이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현재 담배가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4%에 달한다. 특히 남성 고객은 담배를 구매를 위해 왔다가 다른 상품까지 함께 구매하기 때문에 이런 연관 매출까지 생각하면 담배의 매출 비중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그 밖에 음식점과 술집의 경우도 금연법으로 인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피해정도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금연법 외에도 매출 감소를 유발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업소가 불경기로 매출이 줄어든 데다가 금연법 시행으로 매출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규제나 정책을 입안할 때 그 영향을 미리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책도 함께 준비하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건강한 금연 문화를 위하여!

금연법에 의하면 내년 1월부터는 100㎡(약 30평) 이상, 2015년 1월에는 모든 음식점으로 금연 구역이 각각 확대된다. 또한 최근 민주당의 모 의원은 택시를 포함한 여객자동차 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는데 이처럼 앞으로 흡연자들에 대한 압박이 점점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담배를 기호식품으로 선택한 흡연자들의 권리와 상인들의 영업권, 그리고 금연 사업을 위한 예산과 제도 부실 문제는 금연법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선진국들의 강력한 금연정책에서 보았다시피 금연법은 시대의 흐름이고, 강력한 제도와 단속 없이는 건강한 금연문화가 자리 잡기 힘들다는 점도 흡연자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며, 무엇보다도 금연법 실행 이후 거의 모든 국가에서 건강 지표, 특히 폐암과 같이 담배로 인한 질환들에 대한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금연법은 생명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법으로 존중하고 준수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한희구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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