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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폭력 이대로 방치해도 되나어린이집 폭력 사태…자격증 남발과 열악한 처우 문제
마연옥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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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05  11: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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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선생님이 무서워요.”

이 말은 지난 1월 8일 어린이집 원아 한 명이 자신의 엄마에게 라는 한 얘기다. 이처럼 예사롭지 않은 얘기를 들은 엄마가 자세히 묻자 아이는 ‘선생님한테는 말하지 마’ 라며 선생님이 무섭다는 얘기만 반복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아이의 엄마는 다른 학부모들과 어린이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원장에게 CCTV영상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원장은 ‘별일 없었어요.’라고 얘기했지만 화면에 담긴 영상은 그야말로 ‘충역’과 ‘공포’ 그 자체였다. 이 영상을 본 국민들을 분노 했고 부모들은 절망 했다. 네 살 여야는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머리를 맞고 바닥에 나자빠졌다. 가해자 양모(33 여) 씨의 말은 경악스러웠다.

“아이들을 사랑해서 그랬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교사 양모 씨를 불러 한 차례 조사를 했고 조만간 양 씨를 다시 소환해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행 아동복지법 상으로 아동을 신체나 정서적으로 학대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양 씨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과거에 근무했던 어린이집에서도 유사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에서 더욱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 교사의 주먹에 맞은 아이의 몸이 공중에 붕 떠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는데도 곧 바로 아이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게다가 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한 아이의 상황을 지켜본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왜 아이들은 이 공포스러운 상황에서도 울지 않고 숨죽인 채 무릎을 꿇었을까?

CCTV에 담긴 영상을 본 원광아동발달연구소 전성희 상담 연구원은 “피해 아동과 이를 지켜본 아이들이 겁에 질려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볼 때, 그 순간 아이들이 경험하는 정서적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며 4세(만 2세) 또래 아이들이라면 이 상황에서 크게 울음을 터드리는 게 정상인데, 피해 아동은 교사의 눈치를 보면서 음식을 치우는 모습이 보이고, 이를 지켜보는 아이들 중 누구 하나 울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무릎을 꿇는 모습에서 이러한 경험이 아이들에게 일회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폭행이나 학대를 경험한 아이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에 학대나 폭행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두려움과 불안, 권위자에 대해 갖게 되는 불신감만 쌓인다”며 “도와주는 이가 없다는 무기력감과 우울감, 적개심 또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서적 경험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건강한 정서발달을 방해하고 우울이나 공격성, 적응의 실패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2살이 된 수빈(가명 남자)이는 세 살 때 어린이집에 맡겨졌다. 직장에 다니던 엄마가 수빈이를 낳고 2년 동안 휴직하며 아이를 키웠지만 수빈이가 세 살 무렵 복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인근 규모가 큰 어린이집이 있었지만 아이를 더 잘 돌봐줄 거라는 생각에 가까운 가정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다.

어느 날 수빈이를 목욕시키던 엄마는 깜작 놀랐다. 엉덩이와 팔에서 멍든 자국을 발견한 것이다. 아들에게 물었지만 대답을 잘하지 않았다. 혹시난 하는 생각에 다음날 어린이집을 찾았다.

수빈이가 시금치를 먹지 않아서 보육교사가 억지로 먹게 했는데 아이가 시금치를 뱉어내자 보육교사가 아이 엉덩이를 발가벗기고 슬리퍼로 때린 것이다. 이때 아이 팔을 세계 잡아 팔에도 멍이 났다.

수빈 엄마는 “이런 식으로 여러 차례 신체적 학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멍이 날 정도는 심하지 않으냐고 했더니 어린이집 원장은 되레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기에 아이가 시금치도 먹지 못하느냐고 해서 기가 막혔다. 가정교육 운운하는 어린이집 원장 태도에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수빈 엄마는 그 어린이집을 해당 구청에 신고했다. 규정 인원을 초과해 아이를 받은 사실도 밝혀져 나중에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그 후로도 그 어린이집은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운영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나타났다. 본래 내성적인 아이였지만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수빈이는 말수가 줄고 좋다거나 싫다는 표현을 잘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입학한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릴 때 동화책을 읽으면 누가 불러도 모를 정도로 집중력이 좋았던 아이가 어떤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공부를 해도 집중이 되지 않으니 성적은 늘 하위권에 머물렀다.

수빈 엄마는 “어느 날 아이가 친구들에게 맞고 들어와서 물었더니 자기가 맞을 짓을 해서 맞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뭘 사먹기로 했는데 아이는 돈이 없어 그냥 가려고 하다가 맞았던 것이다.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 공격적이고 파괴적 행동장애 보일 수도

학대는 크게 신체적 학대, 정신적 학대 그리고 방임으로 나눌 수 있다.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그들이 추후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막대한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기 에 심각성이 더하다. 아이들의 장래가 무궁무진하다는 차원에서 아동학대는 단순한 폭행을 넘어 아이들의 영혼을 짓밟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신체학대를 당한 아이의 경우 어른들과의 접촉을 회피하고 공격적이거나 위축된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며 집(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정서학대는 눈에 보이는 외상은 없지만 특정 물건을 계속 빨거나 물어뜯는 행동, 반사회적 ‧ 파괴적 행동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발달지연 및 성장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방임 학대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은 음식을 구걸하거나 훔치는 경우가 많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은 “아동학대는 가정과 학교 등 우리 주변에서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신체적 상흔뿐만 아니라 말이 많고 밝던 아이가 말수가 적어지거나 눈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등의 정신적 ‧ 심리적 변화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 원장은 “변화를 감지했을 때에는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과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등 먼저 아이를 안심시키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당한 아동들의 약 73%에서 95%에 달하는 아이들은 신체학대 또는 정서학대를 당한다. 이는 보육교직원에 의한 학대가 주로 신체학대나 정서학대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교사 소양과 인성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시스템 없어

어린이집 폭력의 주요 원인으로 보육교사 자격증 남발과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가 지목됐다.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은 온라인으로 아동학 관련 과목 16개를 듣고 어린이집에서 한 달간 실습하면 딸 수 있다.

하지만 교사 소양과 인성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이 없어 온라인 강의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며 시간만 때우는 경우도 많다. 합격률은 98%~99%로 ‘돈 내고 시간만 때우면’ 따는 자격증이나 다름없다

.한국부육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자는 86만2065명에 이른다. 이 중 현직 종사자는 25% 수준인 21만8589명이다. 현재 보육교사 자격에는 1~3급이 있다. 가장 낮은 3급 자격은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부설 교육원에서 65학점 이상을 수료하면 된다. 3급을 딴 후 2년간 경력을 쌓고 승급교육을 받거나, 전문대학 ‧ 학점은행제를 통해 보육관련 학점을 51학점 이상 이수하면 2급 교사가 된다. 2급 교사가 된 후 다시 3년 이상 경력을 쌓고 승급 교육을 받으면 1급 교사가 된다.

2012년 보건복지부의 전국 보육 실태조사에 다르면 보육교사 자격증 교부 시 출신 교육기관은 일반 대학이 60.7%, 교육원이 23.7%이고, 방송통신대 ‧ 사이버대학교 ‧ 학점은행 등 원격 대학이 15.6%를 차지했다.

이번에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에서 점심 식사로 배식된 김치를 먹지 않은 아이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양모 보육교사의 경우, 1년 6개월간 인터넷 강의로 공부해 2급 보육교사 자격증을 땄고 3년 후 1급으로 승급했다. 승급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이나 시험을 치르지 않은 것이다.

보육교사들은 휴식시간이나 휴가 역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2012년도 조사에 따르면 보육교사들의 하루 근무 시간 중 휴식 식ㄴ은 평균 약 26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휴식시간이 없는 경우도 40.6%에 달했다. 휴게시설을 보면 교사실을 갖춘 경우는 28%에 불과했고, 식사 공간은 16.9%, 개인 책상은 27.7%dp 그쳤다. 휴가 기간은 연 9일 정도였고, 생리휴가 등 기타 휴가의 경우 9.7%만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한 해 동안 사직한 교사는 27.6%, 사직 및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교사도 25%를 넘었다. 보육교사들의 평균 경력이 4년 5개월로 다른 직종에 비해 현저하게 짧다. 이는 보육교사들의 근무 여건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안정된 교사와의 관계가 필수적인 영유아 보육에서 교사의 잦은 교체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마연옥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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