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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라는 이유로 맞고 사는 아이들학대 받은 사람, 충동 ‧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져
노진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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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05  11: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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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된 후 타인 학대할 가능성 높아

지난 2013년 11월 초 울산에서 8세 여자아이가 계모의 학대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같은 해 공터의 쓰레기 더미에서 친부에게 매를 맞아 숨진 3세 남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 이외에도 게임에 몰두하던 20대 아빠가 28개월 된 자녀가 운다는 이유로 질식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도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녀를 지켜야 할 부모들이 도리어 가해자가 되어 아이를 때리고 굶겼다.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할 아이들은 자식이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매일같이 학대당한 것이다.

이처럼 아동학대의 행위자의 83% 이상이 친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이며, 방임의 경우 90% 이상이 부모에 의해 자행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13년 보건복지부의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도 학대 피해사례는 6403건으로 피학대아동의 10명 중 4명은 거의 매일 학대받고 있었다. 중복학대는 47.1%(3015건) 방임 26.8%(1713건), 정서학대ㅐ 14.6%(936건), 신체학대 7.2%(461건), 성학대 4.3%(278건)이었고, 성별로 보면 여아는 63%(4035건), 남아 37%(2368건)의 비율로 학대 받았다.

아동학대 대다수 가정에서, 부모의 의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홍나미 수원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학대는 학대받는 아동을 발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실제 일어난 아동학대는 보고된 자료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돼 더욱 심각하다”며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스스로가 학대받고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염려했다.

이처럼 부모에 의한 학대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유는 혈연이 중시되는 우리나라에서 아동은 성인에 의해 보호 육성되고 부모에게 전적으로 귀속되는 미성숙한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에게 가해지는 체벌과 학대는 경계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부모의 훈육이라는 명분하에 정당화 돼 있다.

홍 교수는 “부모는 부모라는 이유로 자녀의 생명과 존엄을 좌우 할 수 있는 힘의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이가 학대를 경험하면 세상에 대한 가치관 뿌리째 흔들린다

하지만 아동학대가 무서운 이유는 피해가 대를 잇는다는 점이다. 어릴 때 학대를 받은 사람은 충동 ‧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져 성인이 된 후 자신 또는 타인의 아이를 학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또 아동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해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아동기 학대가 뇌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뇌의 크기가 감소하며 감정을 조절하는 뇌 부위에 이상이 생긴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충동 ‧ 감정 조절 장애는 내외부적인 방법(자존감 상실 ‧ 자해 등 내면적 분출과 살인, 반사회적 행동 등 외면적 분출)으로 이어진다.

김은주 강남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동학대를 받은 사람은 자신이나 타인의 아이를 학대할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켜져 결국 아동학대는 대물림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학대를 받은 아이가 성인이 된 후 반드시 사회 부적응자가 된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범죄자의 인생을 역추적해보면 아동기에 학대를 받은 경우가 상당수라고.

   
 
아이는 자신의 생존을 부모에 의존하고 신뢰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면서 생애 처음으로 사회를 접할 때도 신뢰를 바탕으로 접근한다. 이런 시기에 아이가 학대를 경험하면 세상에 대한 가치관이 뿌리째 흔들린다. 자신을 돌봐줄 것이라고 믿었던 부모와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으로 학대받으면 더욱 그렇다.

한 번 정도의 단순한 충격은 쉽게 회복된다. 그러나 학대가 반복되거나 그 기간이 길수록 아이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깊이 각인된다. 청소년기는 물론 성인기까지 이어져 인격 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학대를 받는 시기가 바를수록 악영향은 치명적이다.

권용실 의정부성모병원 전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릴 때일수록 정신 ‧ 신체 발달과 정서어ㅔ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며 “학대받은 아이는 성인보다 치료가 어렵고 그 기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트라우마가 심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회피 반응, 퇴행 현상, 해리 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PTSD는 생명을 위협받은 경험을 했거나 목격한 후 절망과 공포를 느끼는 상태를 말하는데, 자칫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달을 수 있다.

회피반응은 특정 환경이나 공간을 피하려는 행동이다. 퇴행현상은 정신적 ‧ 신체적 성장이 나이보다 어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학대를 받은 아이는 인지 기능과 집중력이 떨어져 청소년기를 넘기면서 학습 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부모나 교사가 아이에게 언어폭력을 가하면 아이는 자신감이 위축된다. 깊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사회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기 쉬운 상태로 성장하기 십상이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자신이 맞을 짓을 해서 맞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나쁜 아이라고 인식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진다”며 “청소년기에 우울증 ‧ 불안감이 생겨 또래들과의 관계 형성이 원만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청소년기를 보내면 각종 전신적 질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뉴욕에 잇는 존 제이 범죄대학 연구팀은 어릴 때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학대를 경험했거나 29세가 될 때까지 사회적 소외감을 느낀 678명과 그런 경험이 없는 520명을 비교 분석했다.

아동학대나 소외감을 받은 사람은 평생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가 일반인보다 59%나 높게 나타났다. 또 우울증에 걸리는 시기도 일반인보다 빠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성적 학대를 받은 경우에는 우울증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응도 어렵고 반사회적 행동이나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진다.

권용실 교수는 “아동학대가 반드시 범죄와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타아즉타천(打兒卽打天 ‧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하늘을 때리는 것)

이 때문에 학대로 신고 된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담과 교육을 포함해 일반아동을 가진 부모에 대한 교육까지 의무화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모교육에 생명존중의 가치가 다양한 가치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 아동기, 청소년기, 임산부, 부모를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예방교육이 이뤄질 때 아동은 권리를 가진 인간이며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할 때에만이 자녀를 더 이상 대상화하지 않고 소중한 생명체로 대할 수 있다고. 홍나미 수원과학대학 교수는 “아동학대는 매우 치명적인 아동권리에 대한 침해이며 우리사회의 미래 인력인 아동들의 건강한 발달과 성장을 침해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사회의 아동지위와 아동권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아동은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권리가 있다. 국가는 부모가 부모로서의 책임을 이행하고 가족원에게 정서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모든 지원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어에 “번지가 스승인 공자에게 인에 대해 여쭈자 공자는 사람을 아끼는 것이다(樊遲 問仁 子曰 愛人)”라고 말하자, 번지가 다시 지혜에 대해 묻자 “지혜란 사람을 아는 것(問知 子曰 知人)”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람에게 따뜻하게 대하고, 상대를 잘 알아 대하는 게 지혜라고 말한 것이다.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 선생은 사람의 가치를 하늘에 비교한 뒤 “집에 사람이 오거든 사람이 왔다고 하지 말고 하느님이 강림하셨다고 말하라(道家人來 勿人來言 天主降臨爲言)”며 특히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하늘을 때리는 것이니라(打兒卽打天)”고 말할 정도로 아이들을 사랑할 것을 권했다.

꾸지람 속에서 자란 아이와 격려 속에서 자란 아이

꾸지람 속에서 자란 아이는 흉보는 것을 배우고

적대감 속에서 자란 아이는 싸우는 것을 배우며

놀림을 당하며 자란 아이는 수줍음을 배우고

무안을 당하며 자란 아이는 자기가 못났다고 배웁니다.

 

격려 받으며 자란 아이는 삶의 확신을 배우고

관용 속에서 자란 아이는 참을성을 배우며

칭찬 속에서 자란 아이는 감사하는 마음을 배우며

꾸밀 필요 없이 자란 아이는 사랑을 배웁니다.

 

인정받으며 자란 아이는 자신의 긍지를 배우고

정직하게 자란 아이는 진실함을 배우며

두려움 없이 자란 아이는 자신과 남에 대한 신뢰를 배우고

친절함 속에서 자란 아이는 세상이 선한 것을 배웁니다.

 

꾸지람 속에 자란 아이 비난하는 것을 배우며,

미움 받으며 자란 아이 싸움질만 하게 되고,

놀림 당하며 자란 아이 수줍음만 타게 되고,

 

관용 속에 키운 아이 참을성을 알게 되며,

격려 받으며 자란 아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칭찬 들으며 자란 아이 감사할 줄 알게 된다.

 

공정한 대접 속에 자란 아이 올바름을 알게 되며

안정 속에 자란 아이 믿음을 갖게 되고,

두둔 받으며 자란 아이 자신의 긍지를 느끼며

안정과 우정 속에 자란 아이

온 세상에 사랑이 충만함을 알게 된다.

<도로시 로오 놀트 Dorothy Nolte (1924-2005)>

 

노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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