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2일 사상 처음 유엔 총회 표결에 이어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정식 채택됐다. 이에 따라 유엔은 앞으로 무기한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선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11개국이 채택에 찬성해 정족수인 9개국을 넘겼다.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했고 나이지리아와 차드는 기권을 했다.

유엔의 이반 시모노비치 인권담당 사무차장은 “국제 납치와 인신매매, 실종자 증가 등 북한의 포괄적인 인권 유린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존중된다면 동북아의 긴장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모노비치 사무차장은 유엔 인권조사위 보고서가 북한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반인권 범죄가 자행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공개죈 총 400페이지의 보고서는 살인과 노예화, 고문, 강간, 굶기기 등 입에 담지 못할 잔혹 행위에 관한 피해자와 목격자의 증언을 수록하고 있다.

그는 “북한에서는 사상과 헌법 종교는 물론 의사 표현과 정보 취득 결사의 자유를 느릴 권리가 잔혹하게 무시됐다”면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감시와 정치 시스템ㅁ을 비판할 수가 없는 전체주의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대기근 기간 중에도 핵프로그램 등 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군사예산이 우선시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3년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 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84%의 가정이 식량 부족으 fruR고 있었고 정치범 수용소엥 최대 12만 명이 수용된 채 굶어죽거나 강제노동, 처형, 고문 등이 자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유엔한국대표부 오준 대사는 안보리 연설에서 “지난 수년간 국제사회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북한 인권문제가 악화대 안보리에까지 오게 되었다”면서 “북한인권문제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일뿐만 아니라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도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 년 간 고통과 잔학 행위를 감내해온 북한 주민들은 국제사회의 보호가 필요하다. 정의와 동북아 평화, 안전을 위해 안보리의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유엔은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지 변화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오준 대사는 “북한 주민들은 남이 아니라 수많은 이산가족들로 연결된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며 유엔 안보리가 우리의 무고한 형제자매들의 인권을 논의함으로써 우리가 올바른 행동을 했다고 미래에 평가받을 수 있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도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에서 “유엔 안보리가 12월22일 처음으로 ‘북한상황’을 의제로 채택하고,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이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이 동북아 지역 및 국제 평화와 안전에도 엄중한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를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남북통일은 인권통일’이라는 기조강연을 통해 “북한인권 개선은 북한주민의 생명과 인간적인 삶, 순조로운 통일을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핵심과제”라며 “우리 국민의 북한 인권 회복 의지가 머지 않아 남북인권통일로 결실 맺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유엔 북한인권 현장사무소를 올 3월까지 서울에 설치할 예정이다. 그동안 OHCHR은 서울시‧외교부와 북한인권 현장사무소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빌딩에 설치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해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사무실을 개설하려면 한국 정부하고 유치협정을 맺어야 하는데 협정 내용도 아직 완결이 안돼 올 3월을 목표로 하지만 언제 개설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제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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