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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지사 ‘감사 없는 예산지원 없다’아이들 ‘무상급식 맛 없어요’…포퓰리즘 논란 격랑속으로
노진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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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3  14: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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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3일 무상급식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무상급식과 관련해 경남도교육청에서 감사를 거부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불씨는 그동안 무상복지로 인해 속앓이를 해오던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옮겨 붙었다.

홍준표발(發) ‘무상급식 지원 중단’ 하루 뒤인 지난달 4일만 해도 거제․밀양․사천․양산․진주시와 거창․남해․산청․창녕․하동․함안․함양군 등 경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일부 자치단체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복지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논란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심지어는 무상급식 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여론마저 들끓고 있다.

권명호 울산광역시 동구청장은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곳에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급식비 지원을 축소하기로 했다”며 “내년도 예산에는 무상급식 지원금을 올해의 절반인 4억 원만 편성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감사 없는 예산지원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학교 무상급식' 여론전을 펼쳤다. 홍 지사는 지난달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무책임한 무상복지정책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왔으며 소위 보편적 복지론도 폐기할 때가 됐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아래와 같이 일침을 놓았다.

"국가재정이 채무로 파탄지국인데 진보좌파 진영에서 무상파티를 계속하자는 것은 빚잔치를 계속하자는 것이다. 무상급식으로 교육재정도 파탄지경인데 무상보육을 지방채를 발행해서 시행하라고 하는 교육부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도 그리스로 가자는 것인가? 미래세대에 빚만 잔뜩 안기는…”

박종훈 교육감도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감사 거부를 이유로 보조금 지원을 중단키로 한 방침과 그 절차를 문제 삼았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가 교육청으로 보낸 공문을 공개하며 "경남도는 지원한 급식비가 정상적으로 집행됐다고 통보해 놓고선 같은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왜 갑자기 감사를 하겠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며 "지금이라도 경남도는 이 문제 제기가 잘못된 것을 시인하고 급식비 지원을 위한 협의를 해라"고 촉구했다.

이는 무상급식 보조금 감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경남도가 혈세로 지원한 만큼 당연히 감사를 하겠다는 것은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의 독립된 두 지방정부로서 예의나 정치적 도의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방채 발행 6375억원, 천문학적 빚으로 무상급식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등 정작 저소득층 혜택은 삭감

경남도교육청의 올해 초‧중학생 무상급식 예산만 해도 1315억 원이다. 교육청과 일선 시‧군이 각각 37.5%씩 경남도가 25%인 329억 원을 지원했다. 무상급식에 따른 지방재정난은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시울시교육청은 내년도 총예산 7조6901억 원에서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제외한 1조5266억 원의 41%인 6294억 원을 누리과정과 무상급식에 쓰겠다고 했다. 누리과정 중에 어린이집 지원비를 3개월치만 편성한 채 나머지는 중앙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고 무상급식비로 올해보다 235억 원이 증액한 2865억 원을 책정했다.

이 때문에 올해 5만9429명인 저소득층 학비 지원 대상 초‧중‧고 학생을 내년엔 1만 명 이상 줄인 4만9240명으로 잡았다. 주로 저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초등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예산도 각각 446억 원에서 400억 원, 314억100만원에서 255억4100만원으로 줄였다.

서울교육청은 지방채 6375억원을 발행해 천문학적 규모로 빚을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넉넉한 학생들에게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반면, 정작 지원이 절실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예산은 축소했다는 비난을 면치 어렵게 됐다.

2014년 기준으로 무상급식은 전국 초‧중‧고 학생 643만600여 명 중 68.1%인 445만 명이 혜택을 받고 있고 재원 부담은 교육청이 1조5666억원(59.0%), 지자체가 1조902억원(41.0%)을 각각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무상급식으로 인해 예산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실제 전국 244개 기초자치단체 중 32%인 78개 시‧군‧구가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도 충당 못 할 정도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공짜 밥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루고 있는 셈이다. 새민연 최재성 의원은 지난 2010년 3월16일 “서민 자녀들은 학교에 ‘가난’을 증명해야 하고, 친구들에게는 ‘가난한 집 자식’이라고 고백해야 원 5만원의 급식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무상급식의 당위성을 설파한 것이다.

2011년 야당을 비롯한 무상급식 옹호론자들은 ‘아이들에게 급식비 부담없이 친구들과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논리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현재 학교 풍경은 그와 정반대다. 아이들이 급식을 다 먹지 않은 채 잔반통에 갖다 버리는 일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맛이 없어서’였다.

아이들 20~30%가 잔반통에 버리는 혈세낭비급식

지난달 11월 17일 서울시 은평구 소재의 한 중학교 점심시간. 학생들은 복도로 몰려나와 자체적으로 배급을 하기 시작했다. 이날 메뉴는 소시지볶음, 깍두기, 시래기국, 밥, 상추무침, 배식량은 상당히 넉넉해 보였다. 아이들이 배식을 받아간 후에도 반찬통에는 남은 음식이 제법 있었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너도나도 식판에 남은 음식을 잔반통에 버리기 시작했다. 채 반도 먹지 않고 버리는 아이도 많았다. 아이들은 ‘맛이 없다’은 얘기를 주저 없이 했다. 각 학급에서 모인 잔반들은 학교 1층 대형 잔반수거통에 모아졌다.

초 중 고교 학교급식이 집에서 먹는 밥보다 맛이 없다는 평가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특히 무상급식 실시 이후 급식의 질과 맛이 더 떨어졌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 중학교 학부모는 아들이 학교급식을 거부하는 실태를 말해줬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급식이 너무 맛이 없어 ‘담치기(담을 넘는 행위)’를 하며 학교급식 대신 밖에서 식사를 해결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무상급식은 아이들의 20~30%가 잔반통에 버리는 혈세낭비, 저질급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국회에서 무상급식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2014년 무상 급식 예산은 2조6239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5%를 차지한다. 2010년 전체 예산의 1.1%(5631억원)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반면 교육환경 개선 예산은 2010년 1조6419억원(전체 예산의 3.6%)에서 2014년은 8830억원(1.7%)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김대표는 “무상급식에 중점을 둔 예산편성이지만 급식 질은 떨어지고 교육의 질도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다른 교육 예산을 ‘잡아먹는’ 무상급식을 아이들이 맛이 없다고 거부함으로써 부족한 교육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버려지는 무상급식 때문에 잔반 처리 비용까지 들면서 안 그래도 부족한 교육예산을 더욱 옥죄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농림축산 식품애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자료를 인용, 전국 초‧중교 무상급식 대상 학교급식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지난 4년간 전국적으로 388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388억원이나 쓴 잔반처리비용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시작한 2011년과 그 전해인 2010년의 서울시 학교들의 잔반처리 비용을 비교해보면 초등학교는 10억4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약 6000만원, 중학교는 6억4800만원에서 7억2800만원으로 약 8000만원 증가했다.

2011년 이후부터는 초등학교의 경우 잔반처리 비용이 매년 평균 2억원씩 증가했고 중학교의 경우 매년 평균 5000만원씩 증가했따. 2013년 초등학교의 잔반처리 비용은 약 14억1200만원, 중학교는 약 8억7600만원이었다.

잔반처리비용이 늘어난 것은 잔반의 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시 초등학교의 경우 2011년부터 연간 음식물쓰레기양이 평균 50만t씩 증가했고 중학교의 경우 평균 10만t씩 증가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음식물쓰레기 양은 2013년 각각 약 890만t, 700만t이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잔반처리비용 증가 이유를 물었더니 “아직 구체적 원인이나 방안을 찾지 못했다”라고 대답했다. 급식 기획팀의 권면지 주무관은 “의탁업체에 주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이 매년 증가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매년 배출되는 잔반의 양이 늘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명이다. 아이들이 외면하고 버리는 급식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잔반처리 업체에 주는 비용 탓만 할 수는 없다.

학교식당 학교장의 직영체제, ‘아이들 먹거리’가 노동운동의 볼모가 될 수도

무상급식이 유상급식보다 ‘싸구려’도 아니다. 서울시 교육청 예산과 곽현미 주무관에 따르면 초등학교 1인당 1끼 무상급식에 드는 비용은 3810원, 중학교 1인당 1끼의 무상급식에 드는 비용은 4100원이다. 이는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경기초등학교(3250원), 경희초등학교(3500원), 광운초등학교(3100원)와 같은 사립 초등학교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물론 같은 돈을 쓰고도 무상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 있는 요인이 있다. 친환경 식자재 구입비 등에 너무 돈을 들여 정작 아이들이 좋아할 식단을 꾸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치로만 보면 무상급식이 유상급식보다 맛이 떨어질 이유는 없다.

무상급식이 원인이든 아니든 어쨌든 국민의 혈세가, 안 그래도 부족한 교육 예산이 매년 잔반통에 고스란히 버려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아이들이 학교급식을 외면하고 거부하는 근본 원인이 따로 있는 것일까.

지난 2010년 1월 개정급식법이 시행됐다. 이전에는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 운영되던 전국 1만 여개의 학교식당이 학교장의 직영체제로 바뀌면서 각종 문제들이 쏟아졌다. 지난달 20일 학교식당 급식조리종사원들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이틀간 전국적인 총파업을 벌였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는 게 요구사항이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우려했던 바가 현실화됐다고 개탄했다.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1만여 명의 영양사가 정년을 보장받는 교사 신분을 가지게 되고 15만여 명의 조리종사원이 비정규직으로 학교장 직접고용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학교현장의 새로운 비 주류세력으로 등장한 이들 대부분이 신분ㅅㅇ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조에 가입하게 되면 교육현장에서 ‘아이들 먹거리’가 노동운동의 볼모가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게다가 전문성이 없는 학교장이 학교식당 운영자가 되면서 식재료공급체계의 허실을 제대로 지적하고 개선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사업을 공공화하여 농민단체 중심의 좌파 지지세력의 기반을 다지려는 전교조의 거대한 로드맵이 가동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수천억원 특혜로 재판 회부

학교식당 직영운영 및 친환경 학교식재료 공급이라는 쌍두마차로 진행된 친환경무상급식사업의 최전선에는 박원순 시장의 책임 하에 있는 서울친환경유통센터였다. 지난 수년간 공룡처럼 거대해진 센터의 부조리와 비리는 공공연한 비밀에 붙여졌다.

그러나 2013년 서울시의회에서 센터가 산지공급업체 4곳에 수의계약으로 수천억의 특혜를 주는 등 좌파의 지지세력을 먹여 살리기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박원순 시장 주변의 시민단체 인사들의 전횡사실이 드러나면서 무상급식사업 전반에 대해 되돌아봐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했다.

서울시의회의 문제제기는 감사원 감사로 이어졌고 종래에는 검찰수사로 번졌다. 최근 검찰은 센터와 거래한 업체대표 등 19여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회부했다. 센터를 이용하던 학교수는 급감했고 금년들어 적자가 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 서초구 소재의 중학교 모 교장은 “급식 문제는 학교장에게 가장 골치 아픈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무상급식 관련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 학교의 교장은 자체적으로 위탁업체와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때문에 학교마다 어떤 영양교사를 고용하고 어떤 식품업체와 계약을 하느냐에 따라 급식의 질이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이 학교장은 “특히 사립고등학교의 경우 무상급식을 하는 초‧중학교보다 더 사각지대에 있다”고 말했다.

별도의 감사기관이 없고 학교장의 결정이 절대적이라 마음만 먹으면 부당한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연히 학생들의 급식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 교육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현재 학교 급식제도는 ‘총체적 난국’이라는 지적이다. 매년 무상급식에 편성되는 예산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행정시스템은 부실하고 학교급식의 질을 좌우하는 책임자들을 감시할 기관조차 존재하지 않아 사각지대가 형성돼왔다는 것. 학교급식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예산을 더욱 늘려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우려의 소리가 들린다.

노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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