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국=김영순 편집장]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국가유공자들의 값진 희생과 영웅적인 공헌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유공자들의 공헌과 희생으로 정전 60년만에 폐허를 딛고 민주주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발전한 나라는 세계대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모든 국가 유공자들에게 합당한 예우와 보상, 자긍심을 느끼해주고 나아가 보훈가족들에게 강한 자부심을 심어주게 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명예로운 보훈복지’를 실현하는 역할을 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정전 60주년을 맞는 현재 주목되고 있다.

이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국가유공자와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한 보훈의료복지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오는 2017년까지 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5곳의 보훈병원에 암센터, 심혈관센터 등 특성진료센터를 설치키로 했다. 또 첨단 의료기술을 도입, 고령화되고 있는 국가유공자의 다양해진 수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질환별로 특성화된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입사이후 37년간 보훈전문가로 외길인생을 걸어온 이종정 이사장은 처음 본 상대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묘한 힘을 갖고 있다. 청산유수의 달변은 아니지만, 귀를 기울여 듣다보면 그의 내면에 숨겨진 삶의 향기와 매력을 문득 느끼게 된다. 또 처음엔 대학 교수같은 시크한 외모로 인해 쉽게 다가가기 힘들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대를 끝까지 배려하는 섬세함과 자상함에 녹아들게 된다. 상대를 배려하는 심성이 위아래를 가리진 않지만, 특히 하급 직원을 대할 때 따뜻한 잔정이 묻어난다.

보훈의료ㆍ복지서비스를 위한 전문기관 보훈복지의료공단 이종정 이사장은 국가유공자의 ‘명예로운 복지’가 실현되고 ‘명예로운 보훈문화’가 꽃피는 그날까지 진정한 섬김과 무한 봉사의 정신으로 경영혁신을 꾀하고 있다. 보훈가족들과 소통을 통해 서비스 다양화와 전문화를 위한 획기적인 진료시스템의 개선을 그리고 있는 이종정 이사장의 그 야심찬 계획을 들어보았다.
 

-올해는 유엔군참전∙정전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국가유공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의료+복지+생활의 맞춤형 통합서비스로 일관해 온 공단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공단의 진정한 역할을 되짚어 본다면.
“보훈공단은 1981년 설립 이후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게 수준 높은 의료와 재활, 요양, 주거 등 토탈 의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올해 유엔군참전과 정전 60주년을 맞아 우리 공단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더욱 다지고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명예로운 보훈을 실천하기 위하여 힘쓰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게 그 희생에 합당한 예우를 다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보훈’사업이야말로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을지라도 국가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원동력입니다. ‘보훈정책’이 잘 정착되고 실천되어 나라를 위한 헌신이 명예롭고 존중받는 보훈문화를 꽃피우는 나라일수록 그러한 국민정신이 토대가 되어 더 크고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훈공단은 국가발전의 정신적 토대를 튼튼히 하는 한 축을 담당하는 보훈정책의 중요한 실천 현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최 일선에서 보훈정책을 실천해 대한민국의 근간을 유지하고, 발전의 기틀을 만드는 숨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정부가 직접 보훈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라는 특수법인을 만들어 위임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살려 특화된 최고의 보훈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를 잘 살린 것입니다.”

-행복한 섬김 실천 30년, 보훈복지의료공단에 취임하신 지 2년 정도 지났는데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보훈공단 경영을 맡으면서 경험도 전문적 능력도 부족한 저로서 부담이 컸지만 지난 2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더 열과 성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한 마음으로 도와준 임직원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 공단은 의료·복지·수익사업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사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의사·간호·사회복지·행정직 등 다양한 직종이 어우러져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취임초기에는 하나의 조직체로서 체계성과 통합성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사장으로 부임한 후 각 사업단을 방문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고, 전 직원이 참여하는 희망대토론회를 개최하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과제를 제안하고 실천하는 bottom-up 방식과 자문기구를 통한 간담회, 정책회의워크숍,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top-down 방식 등 양방향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상·하간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원활한 소통을 이루고자 노력을 기울여 공단의 역량을 통합하고 내부 의사소통 방식을 효율적으로 개혁해 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NO.1 통합의료복지서비스기관이 되는 기반을 만들었으며 그 결과로 201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한 단계 상승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2012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PCSI)에서 98.4점의 높은 점수를 얻어 5년 연속 최고등급인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등 의료복지서비스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과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공공기관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실질적인 맞춤형 융합서비스체계를 완성함으로써 국민과 보훈가족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보훈가족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일류공단으로 도약

-공단이 전략적으로 추진해온 통합의료복지서비스 보훈디스의 성과가 궁금합니다.
“우선 ‘보훈디스(Bohun-THIS: Total Healthcare Ingetration Service)’를 설명드리면, 내원 환자에 대한 치료를 넘어, 진료대기자 및 퇴원자로까지 대상을 확대하여 진료와 재활, 요양과 휴양, 재가복지 등을 통합적으로 구현하는 토털케어서비스를 의미합니다. 기존의 ‘진료’와 ‘보호’라는 단순 서비스에서 탈피하여, 예방에서부터 각종 상담과 가정간호, 방문재활 등으로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현재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 선진복지국가들은 복지수혜자들의 복지기관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욕구를 상당부분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혜자의 필요와 욕구에 맞춰 앞서 가는 보훈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훈디스(Bohun-THIS)는 가정과 시설, 시설과 시설의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 서비스라는 보다 넓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이나 노령으로 인하여 재활이 필요하거나 일상생활이 불편하신 국가유공자를 위해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개발하여, 가옥구조를 개선하거나 편의시설 설치 및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는 공단 자체 브랜드인 ‘나라사랑 행복한 집’ 사업도 2년만인 지난 29일에 제 838호 준공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명예롭고 존중받는 보훈문화 꽃피우겠다

-2011년부터 시작된 사내 홍보모델 선발은 공단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가정친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어 주위 호응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재미난 에피소드나 홍보모델이 기여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사내홍보모델선발은 대내외적으로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유명 연예인을 홍보대사나 모델로 선발하는 관행에서 벗어난 것으로 전국에 보훈병원과 복지시설이 흩어져있는 우리 공단으로서는 홍보모델 선발을 계기로 여러 직종의 직원들이 한데 모인 데에 큰 의미가 있지요. 이번 모델 선발을 위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 뿐 아니라 직원 자녀도 함께 공개 모집했는데 수십여 명이 지원할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습니다.
사내 홍보모델들이 공단의 대외 이미지도 높이고, 직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뿐만 아니라 직원 가족들에게까지 회사 사랑을 심어주고 화합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훈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사회에 일고 있습니다. 보훈 복지의 진정한 의미를 듣고 싶습니다.
“국가 보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국가 보훈을 6월 한 달의 행사로 생각하거나 자신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인식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때 혹은 단순 사고가 발생할 때에만 일시적으로 관심이 일었다가 다시 무관심의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쉽습니다.
프랑스의 보훈정책은 ‘기억의 정치’로 요약됩니다. 모든 길거리 명, 광장이름, 기념물들이 모두 보훈의 사적지요, 유적지입니다. 모든 생활 속에 보훈의 가치가 알게 모르게 다 녹아들어 있은 것이죠. 이젠 우리도 생활 속의 보훈이 필요합니다. 국가보훈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 관심이 국가보훈의 위상을 높이고, 보훈복지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공단의 중요 사업 방향과 포부를 밝혀 주십시오.
“올해는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 비전을 발표한 새 정부를 여는 첫해입니다. 새 정부의 세부과제를 살펴보면, 의료보장성 강화와 보건의료서비스체계 구축 등을 통해 생애주기별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 명예로운 보훈을 위해 국가유공자 의료·요양 등 복지서비스 확대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와 복지를 통합하여 보훈가족에게 국내 최고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정한 ‘보훈가족을 위한 NO.1 통합의료서비스기관’이라는 우리 공단의 비전과도 잘 부합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맞춰 의료복지서비스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과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앙보훈병원의 1400병상 확대운영에 따른 합리적인 운영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민·관·군 협력을 통한 나라사랑 행복한집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였습니다. 후반기에는 이러한 계획들을 토대로 중앙보훈병원을 확대 개원할 예정입니다. 1,400병상 확대운영은 급성기-재활-만성기병상이 함께 운영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모험적인 과제입니다. 현재 융합형 재활의학센터 및 만성질환관리센터 운영계획, 급성기 진료기능 강화 등 큰 틀에서의 계획은 마련되어있으며 하반기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로드맵을 작성할 것입니다.
또한 직원간, 부서간, 유간기관과의 소통과 연계 그리고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융합서비스체계를 완성함으로써 국민과 보훈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공단 3,400여명의 임직원들의 총 수장으로서 이사장님의 남다른 리더십은 무엇이 있습니까?
“저는 지금껏 겸손하고 편안하지만 내실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함께 일하고 이끌어야할 사람이 많아졌습니다만, 강압적이기 보다는 소통하는 상사가 되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내실을 쌓아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리더가 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공단’과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한 공단발전’이 보훈공단 운영의 경영철학이 되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동방으로의 여행’에 나오는 레오는 순례자들의 짐꾼으로 행동하면서 결국엔 모두가 여행을 완수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갑니다. 레오처럼 공동체의 일원들에게 봉사하며 신뢰를 구축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rdership)’이야말로 행복한 섬김을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 공단에 가장 적합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모든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해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리더십은 창조경영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직원들을 지원사격을 해 주는 것이 바로 제 역할이며, 따뜻하게 섬기는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순 편집장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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