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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환수 연기안하면 국방비 예산만 60조원"미국 첨단 장비도 포기하면 위험‥연기는 생존권 보장"
마연옥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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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04  11: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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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당초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2020년대 중반까지 연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를 두고 여야는 지난달 주말에도 설전을 벌였으며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돼 있는 상황이고 이를 경량화해 핵무기를 만들려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국방력은 아직 미약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군사주권’이라는 민족적 감정 보다 국민 생존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대북감시 장비 등 대북도발을 억지하는 전력 대부분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전작권을 환수하게 되면 국가생존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국방비가 소요하게 된다.

이른바 ‘완벽한 자주국방’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방비 증액이 필요한데, 급속한 고령화와 복지수요의 증가, ‘복지 포퓰리즘’의 남발, 경제난 속에서 우리나라는 더욱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전작권을 환수하려면 핵심 무기도입 비용만 60조 원 이상이 든다. 장사정포에 맞설 다연장로켓을 마련하는데 3조원, 차세대 잠수함과 이지스함 추가 도입에 10조원,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만 25조원이 투입되고 정찰위성 글로벌 호크 무인정찰기 등 정보 전력 확보에도 10조 원가량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독자적인 전쟁수행을 위해선 최소 200조 정도가 추가로 필요한데 문제는 통일이 되면 필요가 없는 전력”이라며 “과연 국가적 자존심을 위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자할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현실적인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은 북한 무력화시키고, 억지할 수 있는 능력 지닌 후에라야

게다가 북한의 핵개발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가안보에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006년 9월 한미정상이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지 한달도 안돼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다.

2009년과 2010년, 최초 게획한 전작권 전환시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은 2차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천안함을 폭침시켰다. 한 차례 연기된 전작권 전환시점을 2년 앞둔 2013년에는 3차 핵실험을 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 안보 환경의 불안이 증폭됨에 따라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사실상 무기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최용상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국장도 “아직 우리나라가 국방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서질 않는다”라면서 “전작권 전환은 한국 국방이 북한을 무력화시키고,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전작권 전환의 중요 조건 중 하나는 대북감시능력인데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미국의 정보력에 의존해왔다”면서 “이 능력 확보 여부가 전작권을 언제 환수하게 되는 지에 대한 기준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윤형 한국선진화포럼 상임이사는 전작권 전환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우리나라 경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김 상임이사는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핵보유 차단은 사실상 실패한 상황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이 이행되면 국가생존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면서 “전작권 전환이 이행되면 외국 자본 유출과 외국 투자 감소 등 경제난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면서 “전작권 전환 연기는 국민의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공약이행보다 국가 안위를 냉철하게 바라봐야

현재 전작권 전환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격론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정부의 선택이 ‘국가의 안위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반면, 야당은 전작권 파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파기이자 군사주권 포기라는 점을 부각하고 나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의 차질 없는 준비’를 공약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양국 정상은 “현재 2015년으로 돼 있는 전환 시기와 조건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난달 24일 “전작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계획된 전환시기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공약의 철저한 이행보다 국가의 안위라는 현실적인 관점에서 냉철하게 바라봐야 할 사안”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즉 전작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금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가중되는 있는 안보상황을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을 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 한미 두 나라는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미동맹의 대응능력 구비 등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을 위한 적절한 조건과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전면전과 국지도발을 억제시키고 한미 연합방위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스스로 군사주권을 포기한 행위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문희상 비상대책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전작권 차질없이 마무리한다는 박 대통령의 공약이 허언으로 끝났다. 전작권 환수를 이번에는 시점도 못박지 않았다”며 “전쟁상황에서 우리 군을 지휘할 권한을 다른 나라에 맡기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잡으라는 국민 여망을 무시해도 되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정현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논평을 통해 “이번 전작권 전환 공약파기는 국민대통합, 경제미니주화, 기초연금에 이어 박 대통령의 4번째 거대공약 파기”라며 “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밀실에서 진행된 전작권 공약파기의 전말을 떳떳이 공개하고, 공약파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정반대인 전작권의 무기한 연기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아무리 전작권 환수가 대통령의 공약이라도 그것이 국가의 안위에 영향을 미친다면 수정하는 것이 옳다”며 “정부로서는 현실적이며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주국방 능력을 완벽하게 구축하기 전까지는 한미 동맹의 틀 속에서 풀어가야 할 현실적인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국군의 대응능력 갖추지면

조건 충족시킬 수 있는 2020년대 중반까지 무기한 연기

지난달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 46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에 합의하면서 전환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양국은 이번 전작권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국군의 대응능력 등을 전작권 전환의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2020년대 중반으로 무기한 연기하기로 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가 조건에 합의하면서 조건을 충족하는 시기를 2020년대 중반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날 SCM에서 서명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양해각서(MOU)’는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3가지 조건을 명시했다. 첫 번째 조건은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을 제시했다. 이 조건의 핵심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 수준을 고려한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위협, 재래식 무기 위협은 물론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과 그리고 한반도 주변의 지역 분쟁까지 포함된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예컨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연결하는 해상교통로가 무력 분쟁에 휩싸인다면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주게 된다”며 “그런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그래도 전작권 전환을 검토할 것이냐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 연합 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구비 및 미국의 보완 및 지속 능력 제공’과 ‘국지도발과 전면전 초기 단계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필수 대응 능력 구비 및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 미치 전략자산 제공 및 운영’도 전작권 전환의 조건으로 제시됐다.

“킬 체인과 KAMD) 사업 예산만 17조원에 달해

따라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능력으로 ‘칼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여부가 관건이다.

칼 체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기지, 이동식 미사일 탑재 차량(TEL) 등을 탐지하고 타격무기를 선정해 타격하는 시스템을 말하며, KAMD는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다.

이날 한민구 국방장관은 SCM 공동성명을 통해 “킬 체인과 KAMD를 2020년대 중반까지 발전시킬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칼 체인 구축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으로는 군사정찰위성 5기 확보, 고(高)도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 호크 국외 구매, 사거리 500~800km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개발, 사거리 600km인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타우러스급) 도입 등이 있다.

KAMD 구축 사업에는 패트리엇(PAC)-3 요격체계 구축과 M-SAM(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국내 개발 등이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킬 체인과 KAMD) 사업 예산은 2022년까지 17조원에 달한다”면서 “올해 예산은 1조1천771억원으로 국방예산 중 유일하게 국회에서 증액됐다”며 사업 추지이 원활히 진행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이러한 조건이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수준이 됐는지 여부를 매년 평가하게 된다. 우선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이 구배됐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한미연합이행관리체제’라는 기구를 운영하면서 평가 결과를 매년 개최되는 SCM에서 보고하기로 했다.

이는 결국 SCM에서 매년 전작권 전환 작업의 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양국 정상이 SCM의 건의내용을 기초로 전작권 전환시기를 최종 결정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기 때문에 2020년대 중반이 됐는데도 한국군의 핵심 능력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 전작권 전환 절차는 개시되지 않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군의 핵심 능력이 갖춰지더라도 한반도의 안보불안이 커지면 전작권 전환이 늦춰질 수도 있다.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전작권 전환시기를 다시 연기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한국의 안보 역량이 유지되는지 여부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이 될 것”이라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구조적으로 계획된 전호나이지 무기한 연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전작권 전환문제가 정치적 이슈가 되어 버렸다”며 “(안보) 현실은 정치인의 데드라인이나 꿈이 아니기 때문에 뭐가 한국 안보에 가장 좋은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용산 한미연합사령부 ‧ 동두천 美210화력여단도 잔류

특히 이번 SCM에서 양국은 용산 기지가 오는 2016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더라도 한미연합사령부는 현재의 용산 기지에 두고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이던 주한 미 210화력여단도 2020년쯤까지 경기도 동두천에 잔류시키기로 합의했다.

연합사령부와 지하 벙커(CC서울), 미(美) 8군 사령부, 연병장 등이 용산에 남게 된다.애초 용산에 남기기로 했던 미국 대사관 부지와 드래곤힐호텔, 헬기장 등(8.3%)과 이번에 신규로 잔류하게 된 부지 (8~9%)를 합치면 전체 용산 기지의 17% 남짓 잔류하게 됐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유사시 연합사가 우리 합동참모본부 등 한국군 수뇌부와 원활한 지휘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평택에 내려가면 곤란할 것으로 봤다”며 “필수적 기능만 용산에 남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합사 소속 미군 600여명 중 200명가량은 애초 기지 이전 장소였던 경기 평택으로 이주하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 연합사 잔류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내에선 그동안 연합사 잔류 문제를 놓고 계획대로 평택으로 내려보내야 한다는 의견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재연기를 수용한 미국의 체면과 안보상 실리를 감안해 미국측의 요구를 일부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으로 논쟁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양국은 합참신청사에 연합사 일부를 남기거나 평택 기지로 모두 이전하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과도한 재정 지출과 비효율을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연옥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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